공익형직불제가 정비되어 지난해 말 새로운 기준으로 지급됐다. 소농직불금은 0.5ha 미만의 지급요건 충족 경작농가에 연 120만원을 지급한다. 면적직불금은 ha당 100만~205만원씩을 지급한다.

[한국영농신문 이광조 기자] 

공익형직불제는 농업활동 자체의 가치를 인정하자는 목소리가 반영된 제도이다. 농업이 공익적 기능을 수행하고 증진한다는 점을 인정하고 농업인에게 보조금을 지원하는 것이다. ‘논농사만 우선한다, 경작면적 넓은 쪽만 유리하다’라는 문제점도 보완해 작년부터 본격 시행됐다. 기본형(면적,소농)과 선택형(경관보전,친환경, 논활용)으로 구분한 점도 특징.

소농직불금은 0.5ha 미만의 지급요건 충족 경작농가에 연 120만원을 지급한다. 면적직불금은 ha당 100만~205만원씩을 지급한다. 물론 그 전에 ‘실제 경작하는 농지만 신청하기’, ‘폐경면적은 제외하기’, ‘임대차계약서 준비하기’, ‘신청 전 변경된 농업경영체 정보는 14일 이내 변경하기’ 등의 조건을 엄수해야 한다. 화학비료 사용기준 준수 요건도 포함돼있다.

드디어 지난해 연말 120만여 농가·농업인에 대한 2조 3564억 원의 공익직불금 지급이 완료됐다. 농림축산식품부의 공식 발표에 따르면 그렇다. 2조 2769억 원의 기본형 공익직불금, 240억원의 선택형 공익직불금, 89억원의 경관보전 직불금, 466억원의 논활용 직불금 등이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 설문조사 결과 10명 중 9명이 만족한 것으로 나타났다. 공익형 직불제 도입에 대해 전체 응답자의 87.3%가 ‘만족한다’고 답했다. 경지면적별로는 0.5ha 이하인 농가·농업인의 92%가 ‘만족한다’고 응답했다. 이쯤 되면 거의 다 만족한 것으로 보인다. 정말 그럴까?

그런데 지난 1월 말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특별위원회(위원장 정현찬, 이하 농특위)는 '농지 소유 및 이용 제도개선 방향' 온라인 토론회를 통해 새로운 사실을 확인했다. 일각에서는 충격적이라는 탄식도 나왔다. 2020년 9월 16일부터 12월 5일까지 경기 화성(2곳)·안성(1곳)·여주(1곳), 경남 거창(2곳)의 6개 마을(법정리)에서 농지에 대한 전수조사를 벌인 결과, 비영농 부재지주의 농지가 324㏊로 전체 조사 면적(1064㏊)의 30.5%에 이르는 것으로 확인된 것이다.

특히 경기도 여주의 한 마을은 부재지주 비율이 91.1%에 달했다. 또한 지난해 경기와 경남 지역 6개 법정리에서 ‘농지소유 및 이용 실태조사’를 진행한 결과를 공개했는데, 총 4개 시군의 6개 법정리 8128개 필지, 1627.7ha를 조사한 결과 경지정리나 필지별 면적 등 소유자 정보가 불일치한 사례가 존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상속농지 비중이 높았고, 부재지주의 농지소유 비중이 높은 것이 특징이었다. 실제로 농사를 짓지 않는 땅 소유주가 직불금을 수령하면 1년 이하의 징역 또는 1천만 원 이하 벌금형에 처해진다는 현행법이 유명무실해진 것이라고 볼 수 있다.

공익직불금이 실경작자에게 전달되지 않는 사례도 존재했는데, 전체 조사지역 가운데 246필지(61.5㏊)에서 소유주·임차농 분배, 소유주 전액수령 등 직불금 부당수령 행위가 있었다. 특히 이런 현상은 경기지역에서 많이 발견됐다.

조사 결과를 발표한 이문호 경남연구원 연구위원은 “인구 유출이 심한 농촌지역을 중심으로 상속농지, 주말·체험 영농 목적의 농지 소유가 확대되고 있다. 농지법상 예외적 농지 소유에 대한 관리를 강화하고 실경작자 중심의 농지제도를 확립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실경작자 중심의 농지제도 확립. 이처럼 당연한 말이 당연하게 들리지 않는 2021년 봄이다. 누구를 위하여 공익형 직불제는 시행되고 있는 것인가? 부재지주인가? 여기에 대해 속시원히 대답할 이가 과연 있기는 한가?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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