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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미시장 뒤흔든 국산 농기계, 자율주행으로 날개 단다미국 MLB 구장에 등장한 국산 트랙터 광고... 이집트-터키-러시아로 수출 다각화

오 마이 갓? 세계 최대 온라인 쇼핑몰인 아마존 닷컴에서 우리나라 전통 모자 ‘갓’이 팔리고 있다. 조선시대를 다룬 드라마가 넷플릭스에서 방영된 이후 생긴 현상이다. 흰색 도포 역시 관련상품으로 팔리고 있다.

우리나라 전래 농기구인 호미 역시 아마존에서 인기상품으로 등극했다. 경북 영주의 한 대장간에서 만든 국산 호미다. 호미에는 한글로 '최고장인 석노기'라는 만든 사람 이름이 새겨져있다. 이 호미는 아마존에서 무려 23달러(우리 돈 약 3만원)에 팔리는데, 국내에서 호미 하나가 약 8천원~1만 원 쯤인 것에 비하면 값도 실하게 팔려나가고 있음을 알 수 있다. 아마존 원예 부문 상품 톱10에 오를 정도로 인기가 좋다.

그런가하면 지난해 미국 메이저리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엔 우리나라 농기계 기업의 광고가 등장하기도 했다. 우리나라 대동공업은 스포츠 마케팅을 통한 브랜드 인지도 제고를 위해 과감하게 메이저리그 야구장을 공략했던 것. 류현진이 뛰는 바로 그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을 우리 트랙터 광고의 홈베이스(?)로 활용한 것이라는 평가가 나왔다.

이는 국산 농기계 수출이 지난해까지 3년 연속 10억달러를 돌파함으로써 생겨난 자연스러운 현상이라는 분석도 등장한 바 있다. 국내 소형 트랙터가 북미시장에서 흥행돌풍을 일으킨 덕분이라는 것이다.

LS엠트론의 멀티플레이어 트랙터 'MT4' [사진=LS엠트론]

◇ 국내 농기계기업의 선전... 미국 MLB 구장에 등장한 국산 트랙터 광고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 등 업계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농기계 수출은 약 1조 2천억 원(약 10억 3천만 달러)인 것으로 나타났다. 우리 농기계 수출액이 10억 달러를 넘어선 것은 지난 2018년부터라는 게 한국농기계공업협동조합의 설명. 앞서 언급했듯이 북미 시장에서의 우리 소형 트랙터의 인기가 1조원대 수출의 일등공신으로 꼽힌다.

국내 농기계 기업들은 그종안 공들여 왔던 틈새시장 공략이 코로나19의 영향과 더불어 서서히 효과를 나타내고 있는 것이라고 입을 모은다. 북미시장에서는 코로나19 때문에 소형트랙터를 활용한 가족농장 가꾸기가 트렌드로 자리잡아가고 있다는 것이다.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늘어나고, 북미 가정에서 집꾸미기와 취미농장, 가족농장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그러다보니 주택과 소농장에서 사용하는 시설관리용 중소형 트랙터 판매가 늘어났다는 것. 바로 이 점을 파악한 국내기업들이 60마력 이하의 중소형 트랙터 시장 공략이 코로나19 이후 먹혀들어갔다는 분석.

마케팅도 큰 몫을 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동양물산기업은 지난해 북미시장에서 트랙터 모델명에 들어간 숫자만큼 현금을 지급하는 프로모션을 실시해 주목받았다. 대동공업도 앞서 언급한 류현진 소속팀 토론토 블루제이스 홈구장 광고 등으로 북미 소형 트랙터 시장 점유율이 16%로 뛰어올랐다. 북미 소형트랙터 시장 3위의 점유율로 추정된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대동공업은 북미시장 소형트랙터 점유율을 20%까지 올리는 게 목표라고 포부를 드러내고 있다.

하지만 북미시장에 대한 높은 의존도가 역으로 문제가 될 수도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019년 53% 수준인 미국 시장의 수출비중이 2020년엔 67%로 늘어난 것을 마냥 호재로만 볼 게 아니라는 시각. 북미 시장에서 다른 글로벌 업체들의 총공세가 주춤한 사이에 국내 농기계 기업이 누린 잠깐의 반사이익일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인 셈이다. 

하지만 미국을 제외한 다른 국가들로의 수출규모 확대가 이 같은 걱정을 덜어줄 것이라는 희망도 엄연히 존재한다. 국내 기업들이 이집트, 러시아, 터키 등의 국가에 각각 120%~ 500%에 달하는 수출신장률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국제종합기계의 LUXEN1100 트랙터 [사진=국제종합기계]

◇ 북미 시장 집중된 농기계 수출, 이집트-터키-러시아 수출로 확대중

코로나19 이후 식량안보라는 말이 유행어처럼 등장한 현재 농기계 산업에 대한 국가적 지원은 아무리 강조해도 좋을만큼 중요해졌다. 그래서 WTO에서도 농업만큼은 예외로 상정하고, 보조금을 인정해주고 있는 것이다. 많은 국가들이 농기계 구입에 보조금을 지급하는 이유이기도 하다.

그런 면에서 정부가 나서서 약 2조 원으로 정체된 국내 농기계 시장의 확대를 위해 힘을 실어주어야 한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는 결국 우리 농기계의 수출 확대를 위해 정부가 더욱 길잡이 역할을 해줘야 한다는 뜻이다. 앞서 언급한 북미시장의 소형트랙터 수출에 만족하지 말고, 글로벌 시장의 수요가 큰 중대형급 트랙터나 중대형 농기계의 수출을 위한 발판 마련에 정부와 기업이 힘을 모아야 한다는 의미이기도 하다. 더 쉽게 말해 제품 라인업 확대가 필요한 시점이라는 뜻.

지난해 11월 11일 농업인의 날에 문재인 대통령은 우리 농산물 수출실적이 60억달러를 넘어선 점을 높이 평가하고 살맛나는 농촌을 만들겠다고 강조한 바 있다. 논농사와 밭농사 모두 직불금 혜택을 받게 하고, 농촌의 정주여건과 환경 개선을 위한 농촌재생사업을 확대함과 동시에, 스마트한 농업·농촌 구현에도 정부가 앞장서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농촌이 혁신공간으로 거듭나고 있는 이 시점에 향후 스마트팜 보급을 늘리겠다고 약속했다. 아울러 농촌의 어르신들이 자율작업 농기계를 이용해 농사짓는 시대를 열겠다고도 강조했다.

그래서일까? 동양물산기업은 영문 약자를 활용해 TYM으로 바꿨다. 아울러 글로벌 시장 확대와 수출에 집중하겠다고 선포했다. 또한 TYM은 농기계업계에서 가장 먼저 ESG 경영을 선언하고 나섰다. TYM ICT 법인은 텔레매틱스 기반의 자율주행 농기계 개발을 추진중이다. 자율주행 농기계 테스트를 꾸준하게 해오던 TYM은 올해말부터는 자율주행 트랙터와 이앙기 출시를 본격화한다는 방침을 세웠다.

TYM의 6조 디젤 이앙기 'NP63D' [사진=TYM]

대동공업도 지난해부터 자율주행 농기계에 집중하는 모양새다. 대동공업이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와 자율 주행 농기계를 연구한다는 소식도 나왔다. 대동공업은 '정밀농업 공동연구 및 스마트팜 분야 전문인력 양성'을 위한 업무협약(MOU)를 서울대학교와 체결했다고 지난해 밝힌 바 있다. 데이터 기반의 정밀농업에 농기계 기업이 앞장서고 있는 것이란 평가가 나왔다.

그런가하면 LS엠트론은 국내 최초 자율작업 트랙터 1호기를 지난해 김해시에 공급했다. 김해시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스마트 빌리지 보급 시범화 사업 추진지역. LS엠트론의 자율작업 트랙터는 별도의 핸들 조향과 작업기 조작 없이 실시간 모니터링을 통해 자율작업이 가능하다. 이 자율작업 트랙터는 국내 최초 전동식 파워시프트 변속기를 적용해 전자 유압, PTO 자동 제어가 가능하다는 게 LS엠트론의 설명.

21세기 농업계는 국내외를 가릴 것 없이 최신 농기계들의 각축장이 된 지 오래다. 농촌에서는 좌식 이앙기에 앉아서 드넓은 논에 순식간에 모내기를 해내는 고령농민의 모습을 흔하게 볼 수 있다. 울릉도에서는 모노레일을 타고 명이나물을 수확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게 느껴질 정도다. 

농기계의 개발 및 농기계 수출을 위해 노력하는 국내 농기계 기업들의 행보에 더욱 큰 관심과 배려가 필요한 시점이다. 

송영국 기자  syk@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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