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나라는 세계 최초로 바다 식목일을 지정해 매년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육지의 식목일은 매년 4월 5일인데, ‘바다 식목일’은 언제일까? 있기는 한 걸까? 조금 낯설지만, 바다식목일은 엄연히 존재한다. 우리나라가 세계 최초로 지정했고 법정기념일이다. 지난 2012년 한국은 세계 최초로 5월 10일을 바다 식목일로 정해 매년 해조류를 심고 씨앗을 뿌린다. 왜냐고? 바다 생태계 회복을 위해서다.

바다숲 조성사업도 한다. 해양수산부와 관련기관은 지난 2009년부터 시작해 오는 2030년까지 5만 4천 ha(서울시 면적의 약 90%)의 바다숲을 조성하고 있다. 미역이나 모자반 같은 해조류 씨를 바다에 뿌려서 숲처럼 가꿔나가고 있는 것이다.

그런데 김이나 미역, 다시마 같은 해조류가 지구를 지키는 방패일까? 맞다. 사실이다. 프랑스 유력 일간지 르몽드(Lemonde)는 지난 2019년 ‘해조류가 지구온난화를 막기 위해 싸우고 있다’는 내용을 보도해 화제가 됐다. 특히나 르몽드는 해조류를 가장 많이 요리해서 먹는 나라로 대한민국을 언급해 더 더욱 세계인들의 호기심을 자극했다.

실제로 해조류는 광합성 작용으로 이산화탄소를 흡수한다. ‘네이처 지오사이언스’에 실린 논문에 의하면, 연안 해조류는 ㎢당 연간 8만 3천 톤의 탄소를 흡수한다. 육지 숲이 약 3만 톤의 탄소를 흡수하는 것에 비해 무려 3배 가까이 효과가 높다. 국내 연안에 서식중인 해조류가 단풍나무보다 이산화탄소 흡수율이 3배 높다는 연구결과도 있다.

어디 해조류뿐일까? 흙도 마찬가지다. 그래서 매년 3월 11일이 ‘흙의 날’이다. 흙의 소중함을 알리기 위해 2015년에 법정기념일로 제정됐다. ‘탄소 저장소’로 새롭게 주목받고 있는 흙의 공익적 기능을 세상에 알리기 위함이다. 

올해 행사는 ‘탄소중립 시대, 흙의 가치‘란 주제로 열렸다. 학계, 정부관계자, 기업인 등 전문가들이 참석해 ‘탄소중립(Net-Zero) 시대 토양·비료의 가치 있는 활용’에 대해 열띤 토론을 벌였다. ▲ 경상대학교 김필주 교수의 ‘기후변화시대의 토양의 중요성’ ▲ 국립농업과학원 박성진 박사의 ‘기후변화 완화를 위한 토양 탄소 저장’ ▲ 국립농업과학원 안난희 박사의 ‘유기농의 원칙을 통해 바라본 토양 가치’ ▲ 제주대학교 현해남 교수의 ‘탄소 중립시대 비료의 활용’ 등의 주제발표가 이뤄졌다.

바야흐로 , 해조류와 흙이 지구온난화를 막는 방패로 떠오르고 있다. 김과 미역과 다시마를 허투루 볼 일이 아니다. 흙도 마찬가지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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