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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성 낮아 안전한 ‘바이오 작물보호제’ 주목시장 커지고 기술 정교해져... 국내외 기업 기존 화학합성 제품의 보완재로 개발

제충국(除蟲菊)이란 식물이 있다. 문자 뜻 그대로, 벌레(蟲)를 없애주는(除) 국화(菊)를 말한다. 한의학 대사전에는 국화과 식물인 제충국 꽃을 따서 햇볕에 말려 모기, 파리, 벼룩, 빈대를 물리치거나 죽일 수 있다고 기록되어 있다. 그런 효능은 제충국에 함유된 특수한 화학성분 때문이라고 한다. 실제로 시골 배추밭에 제충국을 심으면 병충해가 줄어든단다. 상추밭에 마늘을 심었을 때도 이와 비슷한 이유로 상춧잎을 갉아먹던 벌레가 사라진다고 한다.

상황이 이렇다면, 화학농약이란 게 과연 필요할까? 결론부터 말하면, 화학합성농약은 그래도 필요하다. 재미있는 사실은 앞서 말한 제충국이나 마늘 등의 식물을 활용해 바이오 친환경 작물보호제, 즉 천연농약을 만들 수 있다는 점. 실제로 우리나라 한국화학연구원에서는 친환경신물질 작물보호제 원천기술을 개발중이다. 농림축산식품부에서는 미래농업을 대비해 미생물은행이라는 것도 운영중이다. 살충제와 비료를 만들기 위해서다.

바이오작물보호제란 미생물, 자연 유래 추출물로 만든 살균제, 살충제, 제초제 등을 말한다. 쉽게 말해 천연 농약이다. 현재 전 세계 농업시장, 그 중에서도 작물보호제 시장은 저독성 고기능 대체제 개발과 친환경 바이오 작물보호제 개발에 관심이 쏠려있다. 시장 분위기도 점점 고조되고 있다. 그 시장이 약 10년 전부터 매년 20%가까운 성장률을 기록하고 있다. 살충제 성분의 인체 유해성을 입증하는 이런저런 연구자료들이 나오고 있기도 하고, 채식주의의 확산 및 친환경 재배 작물에 대한 선호도 증가도 그 이유다.

아직은 전 세계적으로도 5~10%도 되지 않는 시장점유율을 기록중이며, 우리나라에서는 1%에도 못 미치는 비중을 차지하는 게 바이오 작물보호제 시장의 현실이다. 그래서인지 지난 몇 년 동안 글로벌 농화학기업들의 인수합병(M&A)이 성사되고 있다. 합종연횡으로 규모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2012년 바이엘(Bayer)은 아그라퀘스트를 인수했고, 신젠타와 바스프도 마찬가지. 이제 글로벌 농화학기업들의 바이오작물보호제 회사 M&A는 더 이상 낯선 뉴스가 아닐 정도가 됐다. 더구나 2010년 채택된 나고야 의정서 때문에 생물자원의 중요성은 더욱 부각되고 있다. 이런 추세라면 가까운 미래엔 친환경 작물보호제나 미생물 활용 작물보호제가 아니면 명함도 못 내밀 세상이 올지도 모른다.

벌레 쫒는 꽃 제충국(除蟲菊) [사진=픽사베이]

◇ 바이오작물보호제 시장 커진다... 세계 농화학기업, 인수합병. 연구개발 활발

우리나라에서도 지자체별로 미생물을 활용한 바이오 작물보호제 사용을 권장하고 있는 추세다. 

충주시농업기술센터는 과수화상병을 막기 위해 유용 미생물 생산해서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과수화상병은 사과나무, 배나무의 잎·줄기·꽃·열매가 마치 불에 타 화상을 입은 듯한 증세를 보이다가 고사하는 병이다. 그래서 과수원이 많은 충주시가 나서서 과수화상병 예방을 위해 환경개선용 미생물제를 생산 공급한다는 것. 충주시 농업기술센터는 미생물제 1차 사용 결과를 참고해가면서 과수 재배 농가에 추가 보급한다는 방침이다. 약 1,700여 호가 사용할 수도 있는 양을 준비할 계획도 세우고 있다.

그런가하면 경북 안동대학교는 탄저병 방제에 효과가 큰 유용 미생물의 해당 균주 유전체를 세계 최초로 규명해냈다. 식물의 탄저병은 고추·벼·콩·오이·국화과 등의 작물, 감나무·매화나무·복숭아나무·감귤나무·밤나무·사과나무 등의 과수에서 나타난다. 각각 종류가 다른 탄저병균에 의해 발생한다. 안동대학교 연구팀이 유용 미생물 바실러스 벨레젠시스 AK-0가 사과 탄저병, 고추 탄저병, 인삼 뿌리썩음병을 방제하고 생육을 촉진하는 효과가 있다는 것을 확인한 것이다. 이러한 연구결과는 네이처 자매지 온라인판 2021년 1월호에도 게재되어 전 세계에 소개됐다.

강원도 화천군은 자체 배양한 미생물 250톤을 농가에 무상 공급했다. 보급한 균종은 기능성 바이러스와 광합성 미생물 등 5종으로 알려졌다. 이 미생물들은 화학비료나 농약의 보완재로 기능하며 그 사용량을 줄일 수 있다.

전남 무안군 역시 고초균, 유산균, 광합성균, 효모균 등 총 4종의 농업용 유용미생물을 배양해 농가에 공급하고 있다. 보급된 미생물은 지력을 높일 뿐만 아니라 생물의 생장촉진을 도와 생산물의 품질향상에 기여한다. 영농비 절감 효과 역시 기대할만 하다.

전남 광양시는 유용미생물 생산시설 신축사업을 완료했다. 이로써 농업용 유용미생물을 농가에 원활하게공급할 수 있게 됐다. 광양시는 미생물 농약으로 효과가 있는 백강균과 BT· BV균 등 고기능성 미생물 7종도 공급한다는 계획이다. 광양시가 공급하기로 한 농업용 유용미생물은 일반 화학비료 및 농약과 비교될 정도로 효과가 큰 것으로 알려져있다.

작물보호제 생산 기업들 역시 바이오 작물보호제 관련 연구개발 및 상업화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팜한농은 지난해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바이오 소재 제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사진=팜한농]

◇ 지자체에도 확산중인 미생물 농약 및 바이오 작물보호제

작물보호제 생산 기업들 역시 바이오 작물보호제 관련 연구개발 및 상업화에 꾸준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팜한농은 지난해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과 바이오 소재 제품 개발을 위한 공동연구 협약을 체결했다. 국립낙동강생물자원관이 보유한 담수생물자원을 바탕으로 팜한농이 다양한 미생물 신소재를 발굴한다는 계획이다. 친환경 바이오 작물보호제 개발이 최종 목표. 이유진 팜한농 대표는 “화학 제품과 상호보완 관계인 바이오 작물보호제 개발을 강화해 나가겠다. 이로써 지속가능한 농업 실현에 이바지할 것"이라고 밝혔다.

신젠타 작물보호제 사업부가 발아그로를 인수했다. 40년 역사를 지닌 바이오농자재 기업인 발아그로(Valagro)인수는 향후 신젠타의 바이오 작물활성제, 작물영양제 개발을 위한 디딤돌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종합적인 바이오농자재 기업으로 거듭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는 평가도 나온다. 신젠타 코리아는 바이오농자재 솔루션을 더욱 강화함과 동시에 ‘착한성장계획 프로그램’을 통해 화분매개충 보존 프로그램 등의 범위를 확대해 나갈 계획이다.

친환경 작물보호제 개발·제조 전문기업 인바이오의 활동도 눈에 띈다. 인바이오는 자사의 석회황 합제가 ‘14종 과수작물의 월동해충 깍지벌레 방제 약제’ 등록을 획득했다고 밝혔다. 농진청 직권등록이라는 설명도 덧붙였다. 농약직권등록은 등록된 농약이 없는 경우에 농촌진흥청이 직권으로 농약등록을 하는 것을 말한다. 현재까지 약 101작물에 1223농약이 등록되어 있다. 인바이오의 석회황 합제는 월동병해충의 밀도를 억제해 병해충 방제 횟수와 비용을 절감할 수 있다.

경농 역시 지난해 동아대학교 농업생명과학연구소와 ‘친환경농업 활성화를 위한 MOU’를 체결했다. 미생물 제품 개발을 위해서다. 이로써 미생물 소재를 활용한 정밀농업의 기초연구에서부터 실용화 단계에 이르기까지 전 과정의 연구협력이 가시화된다.

◇ 국내 작물보호제 생산 기업들도 바이오작물보호제 시장 주목

바이오 작물보호제(Bio-pesticide)는 독성 및 환경 잔류성이 낮고 사용자인 농민에게 안전하다는 특징을 지닌다. 현재 글로벌 농화학기업들과 국내 기업들은 바이오작물보호제를 기존 화학합성 작물보호제의 보완재로 개발중이다. 대체품으로 삼기에는 아직 가야할 길이 멀기 때문이다.

유전자 가위기술을 비롯, 인조고기와 배양고기, 인조 계란 등등 현란한 농생명과학기술이 속속 등장하는 시기에 바이오 작물보호제 역시 연구와 개발이 집중되어야할 분야임에는 틀림없다. 더구나 농업의 다원적 가치를 앞세우는 우리 정부와 농촌 현실을 감안하면, 바이오 작물보호제의 개발과 확대는 미래세대를 위한 값진 프로젝트다. 기대가 크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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