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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 곡물가 불안에 식량안보 재조명식량안보 예산 증가, 농업 관심도 늘어... 중국은 ‘먹방’ 금지법까지
그 동안은 쌀을 안 먹어서 걱정이었는데, 최근엔 쌀값이 너무 올라서 다들 한숨이다. [사진=픽사베이]

쌀값이 문제다. 그 동안은 쌀을 안 먹어서 걱정이었는데, 최근엔 쌀값이 너무 올라서 다들 한숨이다. 정부는 부랴부랴 20만 톤 가까운 비축미를 시장에 풀기로 했다. 코로나 때문이다, 지난해 장마와 수해 때문이다, 쌀 재배면적을 정부가 줄여서 그렇다는 등 원인에 대해서도 이러쿵저러쿵 말도 많다. 하지만, 팩트는 쌀소비는 줄어드는데 쌀값은 올랐다는 점이다.

쌀이 주식인 이웃나라 일본도 사정은 마찬가지인 모양이다. 일본농림수산성은 쌀 소비량 감소요인으로 1인 세대 증가, 여성의 사회진출, 서양식 식습관 확대, 쌀 가격 상승 등을 꼽고 있다. 쌀가격 상승을 쌀 소비 감소요인으로 꼽고 있기도 하다. 우리나라 통계청은 지난해 국민 1인당 쌀 소비량이 57.7㎏이라고 밝혔다. 2019년과 비교해 약 1.5㎏이 줄어들었다는 것. 지난해는 코로나19 때문에 집에 머무는 시간이 길었다. 따라서 쌀 소비 감소세가 둔화할 것으로 예상했는데, 그 예상은 보기 좋게 빗나갔다.

쌀값이 오르다보니 식당에서 한 공기에 1000원 하던 공깃밥이 1500원으로 오를 기미가 보인다. 이미 올린 식당도 제법 있다. 쌀 20kg 도매가는 지난해에 비해 약 21% 올랐다. 뿐만 아니다. 1인가구의 애용품 즉석밥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CJ제일제당은 햇반가격을 100원 인상해 1700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오뚜기밥도 동원 F&B 센쿡 7종 즉석밥도 함께 가격이 올랐다.

1인가구의 애용품 즉석밥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CJ제일제당은 햇반가격을 100원 인상해 1700원에 팔기로 결정했다. [사진=픽사베이]

◇ 쌀 소비는 줄어드는데, 쌀값은 올라... 무슨 일?

대두 및 밀 가격 상승세도 심상치 않다. 시카고선물거래소(CBOT)의 거래현황을 비교하면, 1년 전보다 가격이 급등했다. 밀은 톤(t)당 237달러, 옥수수는 218달러로 각각 12%와 44%씩 올랐다. 세계 돼지고기 소비의 절반을 차지하는 중국에서 돼지사육 숫자가 늘어나면서 콩과 밀의 국제가격이 치솟고 있다는 분석도 있다. 이는 결국 각국의 사료 가격 인상으로 이어지고 있다. 또한 그 사료를 먹는 가축, 즉 돼지고기와 소고기의 가격도 인상하게 만드는 요인이 되고 있다.

중국에선 지난해 8월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지시로 ‘식품 낭비 금지법’이 제정중이다. 쉽게 말해 음식 낭비를 막자는 것인데, 이 법안에는 요즘 유행하는 ‘먹방’도 금지 항목으로 포함되어 있다. 이를 어길 때에는 최대 우리돈 1700만원의 벌금이 부과된다. 법안에는 정부기관이나 현이 매년 식품 절약 업무 내역을 공개하도록 되어 있기도 하다.

갑자기 왜 이런 법이 튀어나왔을까? 궁금하지 않은가? 중국의 이런 ‘식품 낭비 금지법’은 바로 식량 생산과 식량 안보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실제로 시진핑 주석은 음식이 낭비되는 모습이 마음 아프다는 표현과 함께 ‘식량안전’을 경제목표 중 하나로 선정해 강조하고 있다.

식량안보는 잊어버릴만하면 가끔씩 등장하는 캠페인 구호가 아니라는 경고가 나오고 있다. 실제로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오는 2050년 쯤에는 세계 주요 곡물 가격이 최대 23%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여기서 등장하면서 더욱 중요하게 부각되는 말이 바로 ‘식량 안보’. 전문가들은 만약에 정말로 그런 상황이 되면, 기후 변화에 따라 생산량이 급감하므로 식량대란이 일어나게 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바로 그런 상황을 대비해 세계 각국은 대체식량을 준비하면서 곤충을 그 중 하나로 연구하고 개발 중인 것이다.

유엔 ‘기후변화에 관한 정부 간 협의체’(IPCC)는 오는 2050년 쯤에는 세계 주요 곡물 가격이 최대 23% 정도 상승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사진=픽사베이]

◇ 유엔의 경고 “2030년 이후 기후변화로 인해 전세계 식량난 올 수도”

그렇다면 우리나라의 식량안보 대비 상황은 어떨까? 예산을 보면 보다 구체적인 상황을 짐작해볼 수 있을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2021년도 예산에 ‘식량안보 강화’ 항목을 전년 대비 4배가 넘는 426% 높여 잡았다. 식량안보 강화 예산이 약 180억원 정도를 차지하고 있는 것이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이 예산으로 국내 식량안보 토대를 탄탄하게 다져나간다는 방침이다.

식량위기 가능성이 우리 피부에 와 닿는 일이 된 것은 아마도 코로나19가 한창 확산세에 있던 지난해 봄일 것이다. 유엔 식량농업기구(FAO)에서 코로나19로 인한 이동제한조치가 세계 각국의 빈곤층과 취약층의 식량수급에 큰 타격을 줄 수 있다는 언급을 하면서부터다. 세계기구에서 식량위기를 공식적으로 경고하고 나서면서 , 뒤이어 여러 국제기구와 단체들이 글로벌 식량난을 걱정하는 메시지를 전파하기 시작했다.

국제기구의 경고처럼 식량난이 현실화되지는 않았지만, 그 경고가 담고 있는 메시지 만큼은 코로나19와 함께 전 세계로 전파되었다. 세계 각국이 자국의 식량창고를 다시 한 번 살펴보는 계기가 되었다는 평가도 있다.

이후 우리나라에선 쌀을 비롯한 곡물들의 실태가 재점검되고 있기도 하다. 국내에서 국산 참기름이 사라지고 있다는 경고도 비슷한 시기에 등장했다. 국산 참깨 생산량 감소 때문이라는 것. 이에 식품기업들이 국산 참기름 생산을 포기했다는 소식도 이어졌다. 우리의 식량창고에서 비어있는 게 비단 참깨와 참기름 뿐만은 아닐 것이다. 농식품부가 밝힌 우리나라 식량자급률은 지난해 45% 수준(쌀만 완전자급 가능수준인 92~98% 수준)이다. 밀 자급률은 0.7%, 콩 자급률은 26.7%에 불과한 실정이다.

식량안보에 대해 곳곳에서 경고의 메시지가 나온 탓일까? 쉽사리 전 국민적 의제가 되지 않는 특성을 지닌 농업.농촌 이슈가 점점 국민들의 관심사가 되어가고 있다. 지난해 5월 농촌경제연구원이 발표한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그렇다. 이 설문조사에서는 코로나19 이전과 비교해 농업이 국민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중요해졌다’는 응답이 68%로 나왔다. 식량안보 중요성 항목도 ‘중요해졌다’는 응답이 75%로 조사됐다.

바야흐로 탄소 중립과 식량 안보라는 두 마리 토끼를 잡아야할 때가 왔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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