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쿠팡의 뉴욕 증시 상장, 한국 농업에 태풍되나?온라인 식품시장 급성장... 온-오프 기업간 경쟁 심화에 농업계 절묘한 대응 필요

쿠팡이 미국 뉴욕 증권거래소에 상장을 추진하고 있다는 소식이 지난 12일 언론을 통해 공개되면서 투자업계가 들썩이고 있다. 

한화투자증권의 지난 17일 리포트에 따르면, 작년 쿠팡의 매출액은 약 90% 성장한 13조 3억 원을 기록했다. 영업손실액도 (-)5842억 원으로 전년 대비 1300억 원 정도 줄였다. 한화투자증권은 쿠팡의 기업 가치를 높게 평가하는 이유로 ▲물류센터 등 물류부문 투자가 마무리되어 본질적인 경쟁력을 구축했다는 점 ▲ 입점 판매자에 의한 중계판매와 함께 풀필먼트(직매입해서 배달까지 해주는 서비스) 사업이 안정되고 있다는 점 ▲‘쿠팡’이라는 플랫폼을 활용해 외식배달서비스, OTT(인터넷 미디어콘텐츠 서비스) 등 다양한 사업영역 진출이 가능하다는 점 등을 들었다. 

아무리 코로나 19로 비대면 상황이었다고 하지만 막 시작한 것도 아닌 수 조원대의 매출을 올리는 회사가 일 년 사이 거의 두 배로 몸집을 불리는 것은 쉽지 않다. 쿠팡에 국내외 투자자들의 관심이 쏠리는 것도 이처럼 빠른 매출 성장세를 보이고 있어서다. 월스트리트저널, CNBC 등 외신 보도에 따르면, 쿠팡의 기업가치는 300억달러에서 500억 달러에 이를 것으로 보인다. 우리 돈 33조 원에서 55조 원이다. 이대로라면 쿠팡은 대한민국 최대 유통기업이 된다. 현재 이마트의 시가총액이 5조 원, 롯데쇼핑이 3조 원 수준임을 감안하면 대단한 평가다. 

뉴욕 증권 거래소 [사진=픽사베이]

이제 온라인 유통은 고성장을 넘어 오프라인을 넘어 서려는 형국이다. 산업통상자원부(산자부)는 지난 1월 29일 ‘2020년 유통업체 매출동향’을 발표했다. 이 조사는 오프라인 13개 기업, 온라인 13개 기업을 대상으로 작년 매출을 전년도와 비교, 분석했다. 이에 따르면 유통시장에서 온라인이 차지하는 비중은 2019년에는 41.4%였으나 2020년에는 46.5%로 증가했다. 오프라인 매출 비중도 58.6%에서 53.5%로 줄어들었다. 특히 전체 매출총액은 전년 대비 5.5% 증가했는데, 이중 오프라인은 (-)3.6% 감소한 반면, 온라인은 18.4% 성장했다. 예상대로 매장보다는 인터넷에서 물건을 사는 사람들이 많아졌음 알 수 있다.

품목별 매출현황을 보면 ‘식품’이 눈에 띈다. 대형마트는 1.6%, 편의점 0.4% 성장했으나, 백화점은 (-)17.1%, SSM(기업형수퍼마켓) (-)3.9% 감소했다. 이에 반해 온라인은 51.5%나 성장했다. 온라인 유통업체들의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도 2020년 21.5%를 기록했다. 가전·전자 (23.7%)를 이어 두 번째로 높다. 온-오프라인 기업 사이에 식품유통의 주도권 변화가 진행 중인 것으로 읽힌다. 

종합해보면, 온라인 유통업체들에게 ‘식품‘은 핵심 사업이 됐다. 성장도 빠르고 매출비중도 높다. 물론 2020년에는 코로나 19의 영향으로 외출이 줄고 오프라임 매장 방문도 줄어서 온라인 매출이 반사이익을 얻었다고 볼 수도 있다. 

하지만 한 번 잡은 고기를 놓치고 싶을까? 온라인 유통업체들은 구매 경험을 한 고객들을 계속 붙들고 싶다. 코로나 19가 진정되어 사람들이 자유롭게 바깥 활동을 하더라도 말이다. 백화점이나 마트로 가서 식품을 사도록 내버려 두지 않도록 묘수를 찾고 있을 것이다. 반면,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은 빼앗긴 고객을 찾아오려고 절치부심 중이다. 이대로 가다간 기업의 존폐가 걸려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선도·진열·구매능력이 중요한 농축수산물과 식품은 오프라인 유통업체들이 ’꽉‘ 잡고 있던 분야였으니 고민도 크다. 

다시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을 보자. 왜 쿠팡은 이 시점에 상장을 하려고 하고 그 돈으로 뭘 하려고 할까? 확보된 자금을 가지고 매출 확대와 새로운 사업을 벌일 것이다. 그 영역은 바로 ‘먹거리’ 분야가 될 공산이 크다. 

산자부의 자료에 따르면 전체 매출에서 식품이 차지하는 비중은 SSM 90.2%, 마트 64.4%, 편의점 52.8% 순으로 나타났다. 오프라인 유통기업들은 매출의 대부분을 식품에 의지하고 있는 양상이다. 쿠팡은 막대한 자금과 물류 등 자체 경쟁력을 총동원해 오프라인 유통기업의 ‘본진‘을 공격할 가능성이 있다. 이를 방어하기 위해 이마트, 롯데, GS리테일 등은 대책을 세울 것이다. 여기에 네이버, 11번가, 이베이 등 기존 온라인 업체들도 쿠팡의 전략을 모방한다면, 2021년은 ’식품시장‘을 둘러싼 유통전쟁의 원년이 될 것이다.

이성희(앞줄 왼쪽 네번째) 농협중앙회장이 '유통혁신 평가위원회 출범식'에서 평가위원 등과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농협중앙회]

이 대목에서 농업인을 비롯한 생산자들의 대응전략이 중요하다. 생물이어서 유통과 저장이 까다로운 농축수산물이 핵심성공요소(Key Sucess Factors)가 될 가능성이 있다. 농업계에 유통업체들의 보다 적극적인 협력 제안이 이어질 수 있다. 이는 경쟁이 치열해 지면서 ‘갑‘ 노릇을 했던 유통업체들이 좋은 파트너 생산자를 모셔야 하는 ’을‘ 처지가 됐음을 의미한다. 

때마침 농협중앙회는 17일 '유통혁신 평가위원회' 출범식를 열었다. 농협은 올해를 '농축산물 유통혁신 실천의 해'로 정하고 ▲스마트한 농축산물 생산·유통, ▲농산물 유통체계 혁신, ▲온라인 도소매사업 집중 추진, ▲협동조합 정체성 확립을 4대 추진방향으로 삼았다. 아울러 66개 혁신과제를 선정해 추진 중이다. ‘유통혁신 평가위원회‘ 는 유통혁신 방안을 체계적으로 실천해 나가기 위해 구성됐다. 외부전문가 및 조합장 등으로 이루어진 15인의 평가위원은 유통혁신의 전사적 추진을 위한 성과관리 및 혁신전략을 보완하는 역할을 담당하게 된다. 

이들은 현재 먹거리를 둘러싼 유통업계의 움직임을 이미 분석했을까? 그렇다면 농업 현장의 현실이 이들과의 협력할 준비가 되어 있는지도 살펴봤을 것이고, 농업인들에게 유리하도록 유통기업들을 적절히 활용할 방법도 고민 중일 것이다. 현지에서 온라인 유통기업의 플랫폼을 통해 곧바로 소비자들에게 판매하는 시스템을 갖추는 일이 급선무라는 것도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쿠팡의 뉴욕증시 상장이나 향후 지속 성장 여부는 섣불리 예단하기 어렵다. 하지만 국내 유통업계가 전과는 다르게 변화하려는 낌새는 감지할 수 있다. 쿠팡의 뉴욕증시라는 나비의 날갯짓이 국내 농업에 어떤 태풍이 될지 자못 궁금하다. 분명한 것은 농산물 유통혁신과 농가소득을 높일 절호의 기회가 오고 있다는 점이다. 농민의 대표, 농협이 넓은 시야를 가지고 치밀하게 대응해야 할 때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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