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불재난특수진화대 대원들이 야간 산불진화 작업 중이다. [사진=산림청]

우리나라에서 지난해 산불피해를 가장 많이 겪은 지자체는 어디일까? 한편 가장 피해면적이 적은 지역은 또 어느 곳일까? 힌트는 태백산맥 그리고 바다!

이쯤 되면 대충이라도 거기가 어디인지 감이 잡힐 것이다. 맞다. 가장 산불 피해를 많이 본 지역은 강원도, 그 반대 지역은 제주도다. 강원도는 무려 529헥타르의 산림이 불에 탔다. 축구장 740개 정도의 면적이라고 보면 된다. 제주도는 0.2헥타르였다. 참고로 1헥타르는 가로세로 각각 100미터를 아우르는 면적이다.

지난해 국정감사에서 나온 자료를 보면 지난해( 9월 기준)산불로 피해를 본 우리나라 전체 산림면적은 여의도의 약 10배인 것으로 나타났다. 더불어민주당 최인호 국회의원(부산 사하갑)이 산림청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발생 건수는 전국에서 총 497건, 피해면적은 2894.73ha에 달했다.

산불 원인은 다양했다. 입산자의 부주의와 실화가 129건(2,049.25ha)으로 1위, 쓰레기 소각이 54건(27.82ha)으로 2위, 건축물 화재가 53건(143.51ha)으로 3위로 나타났다. 그밖에 담뱃불 실화 46건(40.85ha), 논·밭두렁 소각 44건(25.74ha) 성묘객 실화 8건(1.45ha), 기타 원인미상, 사격장 발화, 산업현장 발화 163건 (606.11ha) 등이었다.

산림청도 2020년 2월 1일 ‘케이(K)-산불방지종합대책’을 내놓았다. 이 자료를 보면 지난해 산불 발생건수는 2019년 653건과 비교했을 때 약 5%, 피해면적은 약 10% 각각 줄었다. 지난해 총 620건의 산불이 발생해 산림 2920㏊가 소실됐다. 하지만 여전히 10년 평균 발생건수(474건)와 피해면적(1120㏊)을 크게 웃돌고 있는 것으로 드러났다.

발생원인은 역시나 입산자 실화가 217건(35%)으로 1위, 담뱃불 실화 74건(12%)으로 2위, 쓰레기 소각 65건(10%)으로 3위, 건축물 화재 57건(9%)으로 4위였다. (지난해 국정감사 때 산림청이 제출한 자료와 일부 차이가 있다.)

산림청은 산악지형을 실제처럼 구현한 입체형(3D) 산불 확산 예측시스템을 도입하기로 했다. 첨단 정보통신기술(ICT)을 활용하겠다는 거다. 입산 통제도 강화하고 산불 확산 지연 효과가 큰 수종으로 ‘내화 수림대’도 351헥타르(㏊) 조성하기로 했다.

대형 산불이 끊이지 않는 강원도 동해안지역을 중심으로 스마트 폐쇄회로텔레비전(CCTV) 등의 감시체계를 강화하기로 했다. 소방차량 통행을 위한 임도 100㎞를 추가 설치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32개의 산불드론 감시단으로 무단입산·불법소각 등 감시활동을 강화한다.

험준한 산악지역의 산불이나 야간산불은 드론진화대 10개단을 가동해 소화하기로 했다. 또한 산불특수진화대 등 진화인력 2만 1천 명을 현장에 배치한다. 한편 농식품부 등의 농산촌지역 마을가꾸기 사업과 연계해서 소각산불 원인을 제거하는 안도 포함돼 있다. 산불진화헬기는 173대가 동원가능한데, 산림청 48대, 지자체 68대, 소방·군 등 57대인 것으로 나타났다.

산림청의 이번 발표가 성과를 내기 바란다. 특별히 한국(Korea)을 뜻하는 케이(K)까지 붙여 대책을 세웠으니, 그야말로 세계에 자랑할 만한 비책이라는 뜻일게다. 설 명절이 지나면 곧 봄이 온다. 상춘객들에게는 반가운 소식이지만, 산불 당국에게는 긴장감이 어느 때보다 높아지는 기간이다. 산림청의 발표대로 예년과 다르게 어떻게 준비하고, 예방하고, 진압할지, 국민들의 시선이 집중되고 있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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