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읍 육용오리 농장에서 처음 발생한 고병원성 AI가 상주 산란계 농장, 영암 육용오리 농장, 여주 산란계 농장 등으로 확산되는 추세다.

조류인플루엔자 중앙사고수습본부(본부장 김현수 장관, 이하 ‘중수본’)는 11월 26일 정읍의 오리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가 처음 발생한 후 현재까지 등 총 4건이 전남북 및 경북, 경기 등 4개 시도에서 산발적으로 발생하는 양상을 보이고 있다고 8일 밝혔다.

정부는 올해 1월부터 유럽과 주변국의 야생조류와 가금농장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이 급증함에 따라, 그간 올 겨울 H5N8형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의 발생 우려를 지속적으로 전달하고, 선제적으로 대비해 왔다.

국내 야생조류에서는 10월 21일부터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되기 시작하여, 12월 8일 현재까지 총 49건의 H5 및 H7 항원이 검출되었으며, 그 중 19건이 고병원성으로 확인되었고, 18건은 검사 중이다.

과거 사례를 볼 때, 초기 중부지방에서 고병원성 조류인플루엔자 항원이 검출되고난 뒤 전남·경남 등 남부지방으로 항원 검출지역이 확산되는 경향을 보였다. 올해도 10월 21일 충남 천안의 야생조류에서 항원이 처음 검출된 이래, 점차 항원 검출지역이 전남·북, 경남·북, 제주 등 전국으로 확산되었다.

철새의 유입은 12～1월까지 증가할 것으로 전망되므로 가금농장 발생의 위험성은 지속적으로 증가할 것으로 예상된다. 철새도래지·야생조류 서식지 등이 전국적으로 분포해 있어 전국 가금농장의 조류인플루엔자 발생 우려가 매우 높은 엄중한 상황이다.

◇ 철새 도래지 집중 관리, 가금농장 차단 방역, 농장간 수평전파 방지에 주력

중수본은 조류인플루엔자 확산 방지를 위해 ▲철새도래지(오염지역)에 대한 집중관리, ▲가금농장 차단방역 강화, ▲농장간 수평전파 방지 등에 주력하고 있다.

먼저, 조류인플루엔자 바이러스 오염원이 존재하는 철새도래지에 대한 예찰을 강화하고, 철저히 격리하여 집중 소독을 실시중이다. 올해 전국 철새도래지 103개소에 대한 야생조류 예찰(분변 검사)을 1개월 앞당겨 9월부터 실시중이다. 예찰 물량도 2만5216건으로 전년대비 약 8% 확대하였다.

철새도래지 인근 축산차량 출입통제구간을 전년대비 83% 확대하여 실시중이며, 10월 28일부터 철새도래지 내 산책·낚시객의 출입을 통제하고 있다. 기존 소독장비 외에도 가용한 소독자원을 총 동원해 철새도래지부터 가금농장까지의 경로를 집중 소독중이다.

둘째, 농장의 소독·방역실태와 농장 방역수칙 이행에 대한 점검 등을 통해 농장단위 차단방역을 강화하고 있다.

최근 조류인플루엔자 발생위험 증가에 따라 '고병원성 AI 위험주의보'를 지난 11월 10일부로 발령했다. 바이러스 유입 차단을 위한 ‘농장 4단계 소독요령' 안내서를 제작하여 가금농장을 대상으로 팜플렛 배포(10만부), 문자메시지(매일 7만여호)·TV·라디오 등 다양한 매체를 통한 대대적인 홍보를 실시하고 있다. 참고로 4단계 소독은 1단계 : 농장 주변 생석회 도포 → 2단계 : 농장 내부 매일 청소·소독 → 3단계 : 축사 출입시 장화 갈아신기·손소독 → 4단계 : 축사 내부 매일 소독 순이다.

'전국 가금농장 6997호에 대해 '호별 전담관제'도 도입해 농장 주변 생석회 도포 등 개별농장의 차단방역 실시여부에 대한 현장점검을 실시한다. 법령 위반사항에 대해 확인서 징구 및 과태료 부과 등 행정처분토록 할 계획이다.

또한, 지난 4월부터는 조류인플루엔자에 취약한 농장과 축산관련시설 등에 대해 소독·방역실태를 집중 점검하고 미흡사항에 대해 보완하고 있다. 사전입식 신고제를 도입해 농가에서 가금 입식 1주 전에 자체 방역시설 점검을 실시하고, 점검결과와 입식 전 신고서를 시군에 제출하면, 시군에서는 신고사항에 대한 확인 후 입식을 허용하고 있다.

중수본의 AI 중점 방역 조치 [자료=농림축산식품부]

셋째, 농장간의 수평전파를 사전에 차단하기 위한 관리를 강화했다. 

전국 모든 가금류에 대해 출하 전에 검사를 실시하고 있고, 발생농장 반경 10km 내 농장 및 발생농장과의 역학관계가 확인된 농장에 대해 매일 전화예찰을 실시하고 있다. 계열화사업자가 소속 농가에 대한 방역시설 점검을 거친 이후 가금을 입식토록 하고, 발생농장이 속한 계열화사업자에 대해서는 소속 도축장 검사 강화 및 계약농가에 대한 일제 검사를 실시하는 등 계열화사업자의 책임을 강화했다.

11월 28일부터 축산차량은 농장·시설 방문 전 반드시 거점소독시설에서 소독을 실시하도록 의무화했다. 방역에 취약한 오리농가를 대상으로 4개월간 사육제한을 실시하고 있고 지난 11월 28일부터는 가금의 방사사육과 살아있는 닭(70일령 미만)·오리의 유통을 행정명령으로 금지하고 있다.

◇ 중수본, 범 농업 관계 기관 공조... 발생지 지자체 등과 'AI 현장상황관리단' 설치

중수본은 매일 중수본부장 주재 상황회의를 개최하여 방역조치사항을 점검하고, 지자체에 신속히 공유하고 있다. 발생지역 현장점검 및 지원 기능 강화를 위해 경기·경북·전북·전남도에 관계부처(행안부·농식품부·검역본부)·시도 합동 ’AI 현장상황관리단‘을 설치하였다.

상황의 엄중함을 감안하여 농산물품질관리원·농어촌공사·축산물품질평가원·농협 등 범농업계가 조류인플루엔자 방역을 총력 지원하고 있다.

농산물품질관리원은 철새도래지(103개소) 소독·방역실태 점검, 농장 방역수칙과 철새도래지·농장 인근 하천·저수지 출입금지에 대한 홍보를 진행하고 한국농어촌공사는 작은 하천·저수지에 소독·방역실태 점검, 철새현황 파악 등을 맡았다. 농협은 가금 비계열농가 소독 상황 확인, 축산농장의 생석회 도포·소독을 지원하고 축산물품질평가원·축산환경관리원은 가금 계류장과 전통시장의 방역상황을 점검하고 있다.

농식품부 박병홍 식품산업정책실장은 “바이러스가 가금농장 주변에 이미 널리 퍼져 있는 상황임에도 발생농장 역학조사 결과 장화 갈아신기, 농장주변 생석회 도포, 야생조수류 침입 방지, 출입자 소독, 방역복 착용 등 기본적인 농장 차단방역 수칙이 지켜지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지적했다. 

이어 “농장주는 자신의 농장을 바이러스로부터 지키기 위해서는 이러한 방역수칙을 철저히 이행해 달라"면서 "점검과정에서 법령위반 사항이 있을 경우 사육제한·과태료 등 행정처분과 살처분 보상금 삭감 등 엄정한 조치를 취하겠다”고 강조했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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