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제표준화기구 ISO는 현재 한국식 김치의 표준 등록은 따로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미 2001년 세계식품규격인 CODEX에 김치가 등록돼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사진=농촌진흥청]

환구시보. 중국 공산당 기관지인 인민일보의 국제판으로 알려져 있다. 세계각지의 소식을 전한다는 뜻으로 영어로는 ‘World Times' 또는 ’Global Times' 정도된다.

이 매체는 이번 ‘김치 종주국 오보 논란’을 일으키기 전에도 여러 번 우리나라를 공격하고 조롱한 적이 있다. 이번 김치 종주국 보도 및 사태에 대해 중국 정부는 “그랬어? 잘 모르겠는데.한국과 중국은 서로 협력할 일이 더 많잖아.”라고 얼버무리고 있다. 

최근 2~3개월동안 환구시보가 대한민국과 국민을 조롱한 것을 간단하게 요약하면 이렇다. ‘이효리 공격, BTS 공격, 김치 종주국 주장’. 알다시피 이효리와 마오쩌뚱을 연결하는 중국언론과 네티즌들의 상상력은 거의 노이로제 수준이었다. BTS는 또 어떤가? 한국전쟁 관련 BTS의 발언이 나온 다음 “BTS를 좋아하면 매국노”라는 식의 맹공격도 이어졌다.

환구시보와 일부 네티즌들의 주장은 거의 억지 수준이다. 다른 말로 하면, 가짜뉴스를 생산하고 이에 휩쓸려 다니는 수준이라는 점을 지적하지 않을 수 없다. 

다시 김치종주국 논란으로 돌아가보자. ▲국제표준화기구 ISO는 현재 한국식 김치의 표준 등록은 따로 추진하고 있지 않다고 했다. ▲농림축산식품부도 이미 2001년 세계식품규격인 CODEX에 김치가 등록돼있다고 강조하고 나섰다. 그런데 이제 와서 무슨 김치의 국제표준 운운하느냐며 중국으로 화살을 돌렸다. ▲영국 공영방송 BBC도 “중국측의 오보(false report)”라고 보도했다.

오랜만에 우리나라 연구기관인 세계김치연구소도 할 말을 하고 나섰다. “파오차이와 김치는 다르다. 파오차이는 채소절임으로 독일의 사우어크라프트, 일본의 츠케모노 등과 대응한다. 김치는 발효식품인 점이 파오차이와는 확연히 다르다”고 말했다. 또한, 세계김치연구소는 "코로나19확산 이후 김치에 대한 세계적인 관심과 지명도가 높아졌다. 면역력 강화식품으로 세계언론에 자주 소개된다. 이런 점이 중국 환구시보 오보의 원인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중국의 애국주의적 보도 태도에 많은 한국인들이 우려의 시선을 거두지 않고 있다. 가짜 뉴스와 오보는 진실을 왜곡한다. 반면, 유수의 '권위지'는 감정을 절제하고 이성의 눈으로 사실에 집중한다. '비판과 조롱', '주장과 선동'을 혼돈하지 않는다. 세계 지성들이 고개를 숙이고 독자들의 갈채가 이어지는 이유가 바로 거기에 있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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