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밭작물 생산비, 벼농사보다 훨씬 높은 이유는?기계화율 낮은 게 결정적... 노동력 절감 가능한 밭작물 기계 개발 시급

우리나라에서 만든 호미가 미국 아마존 사이트에서 1년에 수천 개가 팔리는 건 왜일까? 경북 영주의 한 대장간에서 만들어진 국산 호미가 바다 건너 하늘을 날아 머나 먼 이국땅으로 가 그 땅의 김을 맨다. 대한민국 사람들의 호기심에 번쩍 불이 들어올 일이다. 엔진 마력이낮은 국산 소형 트랙터를 수입해 주말농장에서 밭을 일구는 북미 사람들. 그들이 호미를 수입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기계로 할 수 있는 것과 그렇지 않은 것의 구분이 명확하기 때문이다.

같은 이유다. 우리나라 밭농사가 벼농사에 비해 농업생산비가 훨씬 많은 이유도 다르지 않다. 이런저런 밭농사기계들이 개발됐어도 여전히 밭은 사람 손이 부지런히 닿아야 제대로 결실을 보는 곳. 고추며 호박이며 가지를 가꾸며 기계를 쓸 일보다는 손에 호미를 부여잡고 엉덩이쿠션 ‘안순이’를 의자삼아 할 일이 훨씬 많기 때문인 것이다.

통계청이 지난 11월 17일 발표한 ‘통계로 본 농업의 구조 변화’에 따르면, 농산물생산비는 지난 50년 동안 연평균 8.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10a당 주요 농작물의 생산비는 논벼가 77만 3천원. 이에 비해 우리나라의 대표적 밭농사 작물인 고추는 349만원이나 되는 것으로 드러났다. 고추농사가 벼농사보다 무려 5배나 생산비가 많이 드는 것이다. 마늘도 만만찮다. 마늘 334만 8천원, 양파 253만 3천원이다. 그나마 콩이 벼농사 생산비 77만 3천원보다 적은 64만 5천원.

그렇다면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 걸까? 농촌진흥청은이 밭작물이 논벼보다 생산비가 높은 이유에 대해 “기계화율이 낮기 때문에 밭농사에 더 많은 노동력이 투입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맞는 말이다. 농업기계 중에 밭농사를 돕는 기계들이 여럿 개발되고 실제로 쓰이고는 있지만, 고령화 농촌에서 그 활용도가 높아질 일은 거의 없다. 더구나 여성친화형 농기계를 만들어달라는 요구가 빗발치지만, 딱히 여성친화적 농기계랄 게 없는 것도 현실이다.

지난해 우리나라 농가 인구는 총 224만 명 정도인 것으로 나타났다. 20년 전인 2000년에 약 403만 명이던 것에 비해 거의 반토막이 난 수준이다. 우리 농촌에 농가 숫자가 줄어드는 것보다 더욱 심각한 건 고령화. 65세 이상 고령인구 비율이 무려 47%나 된다. 2명 중 한 명이 법적으로 노인으로 인정받는 65세 이상이라는 말이다. 더구나 이런 추세가 점점 가팔라지는 게 통계청 자료엔 확연하게 드러난다.

그런데 때 마침 김장철을 맞아 반가운 소식이 들려온다. 배추 심기와 수확하기 모두에서 기계의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거라는 소식이다. 농촌진흥청이 최근 충북 증평에서 배추 정식과 수확기술 현장시험평가회를 열었는데, 배추 자동 정식기, 반자동 정식기, 트랙터에 부착하는 수집형 배추 수확기가 선보였다. 이 기계로 작업시간은 55.6%, 생산비용은 54.2%가 절약되는 효과가 있다고 한다.

농촌진흥청은 배추 주산지 영농법인과 작목반 등에 우선 이 기계들을 보급할 것이라고 했다. 눈 내리기 전에 빨리 농촌현장에 보급하길 바란다. 아울러 좋은 밭농사 기계도 많이 개발해서 노인들이 농사짓는 우리 농촌에 큰 힘을 보태주길 바란다.

농촌진흥청은 11월 18일 충북 증평에서 배추 정식과 수확 기술 현장 시험평가회를 열고, 다양한 현장 의견을 들었다. 사진은 배추수확기 [사진=농촌진흥청]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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