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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 속 추석, 가장 갖고 싶은 선물은 ‘평범했던 일상’진심 전달될 때 가치있어.. 간절히 바라는 것 주는 정부, 국민의 사랑 차지

역병이 돌고 있지만, 그래도 명절은 명절이다. 이번 추석에는 김영란법의 선물 상한액이 국산농산물에 한해 20만원으로 상향됐다. 농가의 판로 확대에 다소나마 숨통이 트이는 분위기다. 방역 때문에 부모님을 찾아뵙고 친척 모임은 자제하라는 정부 당국의 당부도 몇 주 전부터 뉴스를 탔다. 올해 고향을 찾는 대신 사람들은 좀 줄어들 전망이다. 대신 강원도, 제주도의 숙박시설에는 예약이 만석이라는 소식이다. 연휴 기간 동안 가족 단위 여행이 계획되고 있음을 추정할 수 있는 대목이다. 부모를 봉양하는 정신에서 나온 명절인데 어딘가 뒷맛이 개운치 않다. 코로나로 해외여행을 못간 보상 심리인지, 며느리님들의 미필적 고의(?)인지는 알 수 없는 일이다. 그냥 코로나에 취약한 연세 든 부모님을 배려한 따뜻한 마음씨라 믿고 싶다.

추석(秋夕)은 순수 우리말로는 한가위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이고 한은 크다는 뜻이니 아주 크고 중요한 한가운데라는 뜻이다. 농경사회에서 일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추수는 가을에 한다. 눈 앞에 수확물이 생기니 가을은 당연 중요한 계절이다. 8월은 그 중에서도 가운데 있는 달이고 15일은 8월에서도 딱 가운데다. 이날을 일년 중 가장 중요한 날로 기념한 게 추석의 기원이다. 여름 내 장마, 태풍, 무더위를 다 견뎌 내고 추수를 앞둔 때니 농사일도 조금은 여유롭다. 날씨는 춥지도 덥지도 않아 활동하기에 알맞다. 그래서 우리 조상들은 이때 농사의 성공을 조상에게 감사하고 주민들끼리 모여서 먹고 마시고 여흥을 즐겼다. 이런 풍습은 같은 문화권인 중국, 일본, 베트남에서도 같다. 중국과 베트남에서는 중추절(仲秋節)이라고 불린다. 역시 가을의 한가운데라는 뜻이다.

추석(秋夕)은 순수 우리말로는 한가위다. 가위는 가운데라는 뜻이고 한은 크다는 뜻이니 아주 크고 중요한 한가운데라는 뜻이다. 농경사회에서 일년 농사를 마무리하는 추수는 가을에 한다. 눈 앞에 수확물이 생기니 가을은 당연 중요한 계절이다. [사진=픽사베이]

일본은 오봉(お盆)이라하여 양력 8월 15일에 조상의 영을 기리는 의미를 갖는 명절을 쇤다. 원래 불교 행사였던 우란분회(盂蘭盆會)가 일본 토착 종교인 신토(神道)와 결합한 것에서 유래를 찾는다. 이 행사는 불교 경전 <우란분경>에 나오는 설화를 근거로 하고 있다. 아귀도에 떨어져 고통을 받고 있는 부처의 제자인 ‘목련존자’가 어머니를 구해내기 위해 승려들에게 음식을 공양했다는 이야기다. 일본 아스카 시대에 전해졌으며 음력 7월 13일부터 15일, 16일까지 부처와 승려에게 음식을 올린다. 이와 함께 조상들의 영혼을 기리는 의식을 갖는데 우리의 차례와 비슷하다.

일본은 메이지 유신 이후 양력을 쓰기 때문에 현재는 양력 8월 15일을 오봉으로 지낸다. 일본에서 설날 다음가는 큰 명절이다. 하지만 정식 공휴일은 아니어서 대부분의 기업들은 오봉야스미(お盆休み)라는 휴가를 준다. 이 기간은 일본의 연휴 기간이기도 하다. 중간의 휴일을 붙이면 최대 10일까지 휴가를 쓸 수 있어서 여행의 극성수기에 속한다. 또한 설날과 마찬가지로 오쥬겐(お中元)이라는 선물을 주고받기도 한다. 주로 계절 과일, 과자, 젤리, 주스, 맥주, 국수(소면), 비누, 세제 등을 선호한다.

중국에서도 중추절에 선물을 주고받는다. 대표적인 게 월병(月餠)이다. 글자 그대로 보름달 같이 둥근 과자다. 밀가루로 만든 소에 밤, 팥, 호두 등을 넣어 구우면 완성이다. 우리가 송편을 먹는 것처럼 중국인들은 월병을 먹는다. 일년 동안 중국에서 만들어지는 월병은 25만 톤, 금액으로 우리 돈 2조 5천억 원 어치나 된다고 한다.

월병은 명나라의 시조 주원장 때문에 유명해졌다. 주원장은 몽고족의 왕조인 원나라를 뒤엎을 거사일을 음력 8월 15일로 잡았다. 주동자들 간에 나눠야 할 비밀 쪽지를 월병 안에 넣어 주고받으며 일을 꾸몄다. 원나라를 무너뜨리고 명나라를 건국한 주원장은 월병을 먹으며 이때를 기념했다고 전해진다. 현대 중국에선 월병 안에 뇌물을 넣어 문제가 되기도 했다. 금으로 만든 우리 돈 수백만 원 짜리 월병이 건네지기도 한다. 올해에는 천만 원 상당의 월병 ‘모바일 상품권’도 생겨났다고 한다. 미풍양속을 활용해 대의를 이룬 그들의 선조 주원장이 무덤에서 벌떡 일어날 ‘뇌물 월병’이다.

올해도 청와대는 우리 농산물로 추석 선물을 마련했다. 전남 담양의 대잎술, 충북의 홍삼양갱, 강원 원주의 건취나물, 경남 거제의 표고채, 제주의 건고사리 등 각 지역의 특산물을 세트로 만들었다. 아울러 문재인 대통령 이름으로 "어려운 시기, 이웃을 먼저 생각해주시고 서로 위로하며 격려해주셔서 감사드린다. 한 분 한 분을 걱정하며 방역과 재난복구, 민생경제에 최선을 다하겠다."라는 내용을 적은 카드도 함께 담았다. 청와대는 이 선물을 각계 원로, 애국지사, 국가유공자, 민주주의 발전 유공 수훈자 및 다양한 사회적 배려계층 등 약 1만5천여 명에게 보낼 것이라고 설명했다.

청와대는 우리 농산물로 추석 선물을 마련했다. 전남 담양의 대잎술, 충북의 홍삼양갱, 강원 원주의 건취나물, 경남 거제의 표고채, 제주의 건고사리 등 각 지역의 특산물을 세트로 만들었다. 사진은 올해 추석 청와대의 선물 [사진=청와대]

대통령의 진심이 잘 전달되길 바란다. 선물은 진심이 전달될 때 가치가 있는 법이다. 물건의 가격이 아니라 그 사람이 간절히 바라고 꼭 필요한 것이면 더욱 좋다. 2020년 가을 우리 정부가 국민에게 줄 수 있는 가장 값진 선물은 뭘까? 바로 평범한 일상으로의 복귀가 아닐까 한다. 우리 농산물 선물세트도 좋고 재난지원금도 좋지만, 그냥 코로나 이전의 삶. 그걸 5천만 국민들은 간절히 기다리고 있다.

‘멜로망스’라는 2인조 듀오는 2017년 9월 16일 KBS 유희열의 스케치북이라는 TV 프로에 처음 나와서 공전의 히트를 쳤다. 대형 기획사에서 키워진 것도, 오디션 프로에서 경쟁을 뚫고 올라온 것도 아니었다. 그저 음악성과 가창력으로 단박에 스타덤에 올랐다. 그 때 부른 노래가 ‘선물’이다. 후렴구와 맨 마지막 가사가 이렇다.

 “나에게만 준비된 선물 같아 / 자그마한 모든 게 커져만 가
항상 평범했던 일상도 / 특별해지는 이 순간, 깊은 사랑에 빠진 순간“

사랑에 빠지면 평범한 일상도 특별해진다는 가수의 열창을 다시 들어봤다. 지금 우리는 특별한 순간도 바라지 않는다. 그저 평범한 일상을 되찾고 싶을 뿐. 그 선물을 선사한다면, 국민 대다수는 이 정부와 사랑에 빠지게 될 것이다. 끝으로 독자 여러분의 건강하고 즐거운 한가위 명절을 기원한다. 해피 추석.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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