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약자에 더 가혹한 코로나... 제2의 '라면 형제' 구해야급식-공교육-일자리 문제 우선 해결 시급... 방역과 취약계층 구제 병행해야

안타까운 소식이다. 인천의 한 가정에서 초등학생 형제가 점심 밥상을 차리다 불이 나 크게 다쳤다. 10살, 8살 난 어린 형제들은 전신에 심각한 화상을 입고 병원에 옮겨졌으나 아직 의식을 회복하지 못하고 있다. 보호자는 일을 나가고 학교도 온라인 수업으로 가지 못한 상태에서 어린 초등학생들이 배고픔을 해결하려다 큰 변을 당했다.

아무리 코로나 19 때문이라지만 이건 아니다. 오늘도 이 사회 어디에선가 아이들이 목숨을 걸고 끼니를 때우고 있는 위험천만한 상황이 벌어지고 있다. 같은 시대를 사는 어른으로 미안하고 면목 없다. 사고가 난 해당 지역구의 허종식 국회의원(더불어민주당)은 "코로나19로 비대면 원격수업이 진행된 지 수개월이 지났지만 우리 사회는 가정에 홀로 남겨진 위기 학생들을 챙기지 못했다"며 "이번 미추홀구 현재의 사고를 계기로 정부와 지방자치단체는 코로나19 시대 돌봄 사각지대에 있는 아이들을 위한 대책을 하루 빨리 마련해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렇다. 빨리 대책이 나와야 한다. 그런데 현실은 암담하다 4차 추경을 두고 정치권에서 선별이냐, 보편이냐, 통신비냐, 접종비냐를 따지는 사이 보살핌의 사각지대에선 비극이 벌어지고 있었던 것이다. 이 대목에서 국가의 책무를 생각해 보자.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는 것이 핵심이다. 먼저, 최소한 먹는 걱정 안하게 해줘야 한다. 그 다음은 가르치는 일이다. 지식의 격차가 부의 격차가 되는 세상이다. 공평하게 교육의 기회를 줘야 한다. 일자리도 필요하다. 앞선 두 가지를 제대로 해결하려면 정부의 재정이 들어간다. 일할 의지가 있는 사람에게는 일할 기회를 제공해 세금 지출을 아껴야 한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피하려다 굶어죽겠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방역도 잡고 굶지도 않을 묘수를 기다린다.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지금, 국가가 시급히 해결할 일은 뭘까?

첫째, 아이들 먹이는 일, 즉 급식 문제다. 곧 등교 수업을 한다지만 언제 다시 온라인 비대면 수업으로 전환될지 모른다. 학교에 못 오면 굶거나 스스로 챙겨 먹어야 할 아이들이 집에 방치되고 있다. 상반기에 지자체들은 친환경 농산물 꾸러미를 각 가정에 배달했다. 얼마 전 농식품부는 학교급식용 농산물 판매에 나섰다. 일부 품목들의 판로가 막힌 까닭이다. 여기까지가 지자체와 농식품부의 한계다. 앞서 말한 점심을 혼자 해결해야 하거나 굶고 있는 아이들을 먹이는 것은 복지부와 교육부가 나서야 한다.

방역 때문에 학교 등교를 못한다면 최소한 아이들이 제대로 먹고 있는지는 살펴줘야 한다. 엄연히 선생님들이 출근하고 있고 급식 시설과 인원, 그리고 예산도 책정되어 있다. 희망자를 받아 따끈한 도시락을 만들어 집으로 배달해 줘야 한다. 하루 한 끼라도 영양이 풍부한 식사를 마음껏 먹이자는 게 당초 친환경 무상급식의 취지 아니었던가? 학교에 못 오게 하더라도 먹일 수는 있다. 돈(예산)이 더 드는 것도 아닌데 그 놈의 무신경과 관료주의가 문제다. 가만히 있다가는 제2, 제3의 인천 초등생 화재 사건 같은 비극이 일어날지 모른다. 서둘러야 한다.

둘째, 학교 교육 정상화다. 학교에 가야 한다. 한 번 깨진 학습 리듬은 좀처럼 회복하기 어렵다. 지금 많은 아이들은 가정에 방치되어 있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처음 경험해본 재택 수업에 교사와 부모도 체계적인 학습 지도 능력을 갖추지 못했다. 말이 좋아 온라인 수업이지 부모가 어떻게 지도해야 할이지 개념조차 없다. 한 술 더 떠서 편부모 가정이나 맞벌이 부부 가정은 어른들이 집에 없다. 아이 혼자 스스로 공부해야 한다. 다 큰 성인도 재택근무가 잘 안되는데 아이들이 스스로 생활태도를 다잡고 학습에 열중할리 만무하다.

지금 이 상황은 집중호우로 태풍으로 거꾸러진 벼와 같다. 계속 두면 낱알은 썩고 옥토는 자갈밭이 된다. 물을 빼고 땅을 고르고 볏단을 일으켜 세우고 병해충을 방제하고 필요하면 추수시기를 앞당겨야 한다. 아이들의 떨어진 학습 역량을 어떻게 올릴 것인가? 구체적인 복구 방안이 있어야 한다. 그냥 등교를 재개한다고 될 일이 아니다. 당장 돌봄 교실을 확대 운영해서 보육이 필요한 아이들의 생활습관을 잡아줘야 한다. 중고생의 경우 비대면 수업을 기본으로 하되, 자원하는 학생에 한해 등교 수업도 병행해야 한다. 학년별로 등교 시간을 다르게 하거나 학급별로 순번을 정해 수업공간의 밀도를 낮추면 못할 일도 아니다.  

셋째, 복지 사각지대 해결이다. 이 문제는 앞서 말한 어린 학생들만 해당되는 게 아니다. 혼자 사는 노약자들도 어려움에 처해 있다. 평년보다 더 많은 고독사의 비보가 들려올지 모른다. 가게 문을 닫은 자영업자, 직장을 잃을 중장년 노동자들도 문제다. 이들은 생계를 책임지고 있는 가장들이다. 하지만 나이는 4~50대다. 젊지도 않고, 특출난 기술도 없다면 지금 이 시국에 최저임금을 받을 수 있는 일자리도 눈에 띄지 않는다. 돈 들어갈 데는 많은 나이인데 써 주는 데가 없다.

정부는 그린-디지털 뉴딜로 일자리를 공급한다고 한다. 그런데 그 일을 수행할 능력이 없는 사람들은 그림의 떡일 수 있다. 구직난 속에 외국인 노동자를 써야 할 만큼 사람 구하기 어려운 직종도 있다. 하지만 노동 환경이 너무 열악해 내국인들은 기피하는 일들이다. 이런 일자리에 안전하고 깨끗한 환경을 만들어 주고 내국인들이 일할 수 있는 여건을 만들어 줘야 한다. 필요하면 정부가 직접 급여의 일부나 지역 화페를 지원해 회사의 부담을 줄이고 노동자들의 소득 보전에도 신경 써야 한다.

이런 일들을 하자면 국가 재정이 들어갈 수 있다. 우선은 재정의 낭비 요소는 없는지를 살펴야 할 것이다. 그 다음 당장은 부채를 끌어 쓰되 경기가 일정 수준에 올라가면 증세는 불가피하다고 선언하고 로드맵을 제시해야 한다. 그러면 국민들도 수긍하며 동의해 줄 것이다. 끝으로 정치인과 공무원들에게 고한다. 이 미증유의 사태에 국민들의 협조만 구하지 말라. 살 길을 제시하고 생명을 구하라. 머리를 맞대고 묘수를 짜내라. 그게 지금, 당장, 당신들이 해야 할 일이다. 

많은 사람들이 코로나 피하려다 굶어죽겠다고 말한다. 한편으로는 방역도 잡고 굶지도 않을 묘수를 기다린다. 국민들이 불안에 떨고 있는 지금, 국가가 시급히 해결할 일은 뭘까?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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