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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목받는 미생물 산업 ‘마이크로 바이옴’일본 수입 종균이 60% 넘어... 자급률 높이고 세계시장 겨냥해야

‘대변은행’이란 말을 들어본 적 있는가? 맞다. 머릿속에 떠오르는 바로 그 대변, 똥을 말함이다. 올해 3월에 인하대학교병원은 대변은행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대변이식’을 위해서다. 대변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의 장에 이식함으로써 장내 미생물 환경을 바꿔서 병을 치료하는 걸 말한다. 비만, 당뇨에서부터 고혈압, 우울증, 자폐증, 소화기 질환 등을 치료하기 위한 광범위한 연구가 진행중이다. 이런 치료법이나 프로세스를 ‘마이크로 바이옴’이라고 한다.

전 세계적으로 마이크로 바이옴 방식의 대변이식치료를 두고 경쟁과 규제가 강화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시장성과 비전이 밝다는 뜻일 게다. 한마디로 마이크로바이옴 연구는 전 세계적인 유행이자 대세라고 할 수 있다. 제 4차산업혁명의 핵심이 마이크로 바이옴이라는 말도 심심찮게 나온다.

그런데 마이크로 바이옴이 사람의 대변만 활용하는 것은 아닌 모양이다. 동물의 대변에도 적용해 높은 활용도를 보여주는 사례도 많다. 농업분야에서의 탁월한 활용인 셈이다. 실제로 사료에 미생물을 타서 주면 소나 돼지의 장이 튼튼해지고 대변에서 냄새도 거의 나지 않는다. 따라서 들끓던 축사 주면 민원이 사라진다. 가축 폐사율도 떨어지고 성장속도는 오히려 빠르다. 일석이조, 아니 일석삼조다. 제주에서는 하수종말처리장, 음식물쓰레기 처리장에서 미생물로 악취를 잡아내고 있기도 하다. 미생물이 바로 ‘냄새먹는 하마’로 기능하고 있는 것이다.

올해 3월에 인하대학교병원은 대변은행을 만든다고 발표했다. ‘대변이식’을 위해서다. 대변이식은 건강한 사람의 대변을 환자의 장에 이식함으로써 장내 미생물 환경을 바꿔서 병을 치료하는 걸 말한다. [사진=픽사베이]

◇ 마이크로 바이옴, 대변이식 치료에서부터 축사 악취 제거까지 활용도 ‘만점’

미생물 유전체라는 뜻의 마이크로바이옴(microbiome)은 자연계 모든 미생물을 포괄하는 개념일 뿐 아니라 제2의 게놈이라고까지 불리며 그 미래에 대한 희망의 메시지를 전파중이다.

실제로 마이크로 바이옴에 푹 빠진 인물이 바로 강기갑 전 국회의원. 강 전 의원은 국회의원 생활을 접고 고향인 경남 사천으로 돌아가 농사를 짓고 있는데, 축사 악취를 마이크로 바이옴으로 해결했다며 마이크로 바이옴 전문가를 자처하고 있다. 2018년 9월 출범한 한국마이크로바이옴협회 상임대표도 맡아 활동중이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를 위한 국회포럼’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강 전 의원은 특히 ‘농축수산 분야의 바이오 혁명과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를 이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사례’를 소개해 청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이 포럼에서 전북대학교 동물생명공학과 이학교 교수는 ‘마이크로바이옴과 에코 축산’에 대해 발표하며, 유용 미생물을 효과적으로 활용해 냄새, 질병, 생산성 감소, 분뇨 처리 등 축산 4대 문제를 해결한 사례를 소개해 박수를 받았다.

강기갑 전 의원은 이 자리에서 “일본에서 수입한 EM(유용 미생물)과 숯가루를 섞인 발효원액을 사료에 섞었더니 신기하게도 축사에서 냄새가 사라졌다.”며 자신의 경험담을 풀어놓았는ㄷ다. 가축들의 면역력도 좋아지고 육질도 향상된 게 느껴진다는 대목에선 청중들의 감탄이 쏟아져 나왔다. 강 전 의원은 식초에서 지금까지 발견되지 않은 새로운 유산균도 발견해 ‘K3’라는 이름으로 특허등록도 했다. 미생물 전문가로 거듭난 것이다.

 

◇ 강기갑 전 의원, 마이크로바이옴 전문가로...축사악취 제거 성공에 특허등록까지

그런데 강기갑 전 의원도 자신의 경험담에서 말했듯이 그가 사용한 유용미생물은 일본에서 수입한 것이었다. 한 마이크로 바이옴 전문가는 우리나라 미생물 현황에 대해 “매우 심각하다”라고 진단한다. 우리나라 유산균 제품은 거의 100%가 수입균을 사용하고 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나라가 된장, 고추장 같은 자연발효 쪽에 치우쳐 있다보니 산업화를 위한 미생물을 마련하는데 자연스레 소홀했기 때문이라는 지적이다. 더구나 이 전문가는 서양이나 외국에서 수입한 균주는 대개 치즈에서 추출하기 때문에 이를 수입해 제품을 만들었을 때 우리나라 사람들의 몸속에서 생존율이 떨어진다는 점도 지적하고 있다.

세계 발효식품시장은 약 1천억 달러 규모가 넘는 시장이다. 미국과 일본 등이 효모, 초산균, 식초 등의 종균을 다량 보유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우리나라는 김치,된장 등 세계적인 발효식품으로 유명한 나라인데도, 일본에서 종균을 거의 60%이상 수입해서 쓰는 실정이다. 물론 정부 차원에서 발효식품용 종균 발굴 등으로 2023년까지는 일본 종균 수입률을 55% 정도까지 낮춘다는 계획이 마련되어 있기는 하다.

지난해 11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를 위한 국회포럼’을 국회의원회관에서 개최한 강 전 의원은 특히 ‘농축수산 분야의 바이오 혁명과 국민의 건강한 먹거리를 이끌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사례’를 소개해 청중들의 관심을 한 몸에 받기도 했다. [사진=한국마이크로바이옴협회]

◇ 일본에서 수입하는 종균이 60%인 현실...자급률 높여 세계시장 겨냥할 필요

지자체와 농산업계도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관심이 지대하다. 지난 6월 19일 대한마이크로바이옴협회는 경북 영주에서 ‘제8회 영주시와 함께 하는 마이크로바이옴 산업화 포럼’을 개최했다. 장욱현 영주시장은 인사말을 통해 “마이크로바이옴이 최근 미래 신사업으로 등장했다. 영주에서는 지역 특산품인 한우, 인삼, 사과에 활용할 혁신적인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며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기대가 크다는 점을 역설했다.

포럼에서는 ▲펜데믹 이후의 농축자연건강산업의 새로운 환경, ▲농축산마이크로바이옴의 산업화 적용방안, ▲축산분야 마이크로바이옴 연구 동향, ▲식물마이크로바이옴의 연구현황과 농업적 이용, ▲마이크로바이옴 친환경 작물재배와 축산 적용, ▲농축산물 마케팅 전략 등이 발표됐다. 농업의 거의 전분야에서 마이크로 바이옴이 가져올 파급력을 상상해볼 수 있는 주제와 발표라는 평가가 잇따랐다.

포럼에서는 또 마이크로바이옴은 농축수산업, 양계, 과수, 화훼, 토양, 애완동물, 뷰티 등 모든 분야에서 조속히 산업화가 이루어져야 한다는 점이 강조됐다. 영주를 중심으로 마이크로바이옴 농축산물 특화 클러스터를 구축해야 한다는 구상도 제시됐다. 또한 건강한 동물 복지는 마이크로바이옴에 답이 있다는 주제발표도 이어져 관심을 끌었다. 식물 마이크로바이옴의 당면과제와 차세대 정밀농업에 대한 논의도 이어졌다.

 

◇ 지자체도 앞장서 마이크로바이옴 클러스터 구축 서둘러

이런 분위기에서 아시아에서만큼은 우리나라가 마이크로바이옴 산업을 선도하겠다는 의지를 표명하듯, 전라북도는 '아시아스마트농생명밸리 미생물융복합클러스터' 사업 1단계를 조기 완성했다고 지난 27일 발표했다.

전라북도는 지난 2012년부터 ‘미생물 종가 프로젝트 시즌1’을 추진해 왔다. 한국생명공학연구원 생물자원센터(미생물가치평가센터)를 비롯해, 농축산용 미생물산업육성지원센터 구축, 한국형유용균주산업화 기반구축 등의 성과를 냈다는 게 전라북도의 설명이다.

‘미생물종가 프로젝트 시즌2’로 이름 붙인 ‘아시아스마트농생명밸리 미생물융복합클러스터’ 사업도 올해 마무리에 들어간다. 전라북도는 미생물자원의 최대 보유지역이며 미생물 분야 국가거점을 형성하는 곳이라는 위치를 점하고 있다.

전북혁신도시의 농촌진흥청 농업미생물은행(KACC)은 국내 토종 농업미생물을 최다 보유(2만 4천주)하고 있기도 하다. 정읍의 한국생명공학연구원의 국내 미생물유전자 은행인 생물자원센터(KCTC)는 8만주, 순창고추장으로 유명한 순창발효미생물 산업진흥원 등 7개 지역연구기관에는 4만주가 있다.

앞서 언급한 강기갑 전 의원 뿐 아니라 세계적으로는 버락 오바마 전 미국 대통령과 마이크로소프트(MS) 창업자 빌 게이츠도 마이크로 바이옴 전도사로 널리 알려져 있다. 그만큼 마이크로 바이옴은 전 세계적인 관심사라는 뜻이다.

특히 우리나라 농업분야에서 마이크로바이옴에 대한 기대는 점점 커지고 있다. 농촌과 농민과 농업을 모두 살리는 길이 마이크로바이옴 기술에 달려있는 것은 아닌지 더욱 관심을 기울일 때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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