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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회 열고 인재 부르는 첨단산업 '농업'... 편견 빼면 미래 보여대체육-에어 프로틴-크리스퍼 가위기술 등장으로 주목 받을 학교와 학교 찾아야

최근 서울대학교를 중퇴하고 다른 대학교로 적을 옮겼다든지 아니면 일찌감치 공무원시험 준비를 해서 공무원이 되었다는 기사를 종종 접하게 된다. 유독 서울대학교 출신들의 근황이 뉴스가 되는 걸 보면, 요즘 그만큼 직장 구하기가 힘들다는 뜻일 게다.

때문인지 의대와 치대, 약대에 진학하려는 숫자는 줄지 않는다. 오히려 늘어난다. 최근 인기리에 막을 내린 ‘슬기로운 의사생활’이란 드라마는 시청률 뿐 아니라 의사들의 소소한 일상과 사랑 그리고 라이프스타일을 휴머니즘으로 탁월하게 버무려냈다는 평가를 받았다. 많은 사람들이 의사라는 직업을 더 선망하게 되었다는 평가도 나왔다. 특히 의대 지망생과 학부모들이 본방사수와 재방시청을 주도했다는 게시판 후기도 많았다.

그러면 여기서 잠깐 방향을 틀어 생각해보자. 요즘 인터넷과 모바일의 인기 키워드가 된 듯 보이는 ‘귀농, 귀촌, 창농, 부농, 도시농업, 스마트농업 , 청년 농부, 농튜브’ 등은 어떤가? TV를 틀면 어렵지 않게 볼 수 있는 농방(농업관련 휴먼 다큐멘터리 프로그램 또는 농촌예능)의 시청률도 엄밀히 따져보면 (트로트 예능에 비할 바는 아니지만) 결코 평균시청률 수준의 드라마에 뒤쳐지지는 않는다. 농림축산식품부나 산하기관들도 농촌 관련 방송프로그램 제작을 꾸준히 직간접적으로 지원해왔다. 물론 농업과 농촌에 대한 관심을 촉구하려는 목표 때문일 것이다.

그렇다면 이쯤에서 궁금해진다. 몇 년 째 계속 늘어나고 있다는 그 많은 귀농귀촌인구가 자신의 자녀를 농촌관련 고교나 대학에 진학시키려는 의지는 과연 있는 걸까? 있다면 얼마나 있는 걸까? 본인도 귀농귀촌했으니 자녀들도 농업관련 마이스터 고교에 진학시키거나 대학교에서 농업생명과학을 전공하도록 권장하고 있을까?

실제로 귀농귀촌에 실패하게 된 주된 이유 3~4가지 중 하나가 바로 ‘자녀들의 진학에 대한 고민 없이 무작정 귀농귀촌했기 때문’이라는 고백은 이미 귀농귀촌인들 사이에선 유명한 얘기다. 20~40대의 젊은 귀농귀촌인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자녀 교육 문제로 귀농귀촌을 망설였던 기억을 안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귀농귀촌종합계획(2017~2021년)에는 바로 이 부분이 빠져있다. 심각하다.

농업과 농촌의 생산성 향상과 인구유입에만 방점을 찍다보니, 그 부분을 놓치고 있는 거다. 바로 이럴 때 교육부의 정책과 농림축산식품부의 귀농귀촌종합계획이 조화롭게 시너지를 내야 되는 게 아닐까? 부모는 시골에서 농사짓고 자녀는 의대, 치대, 약대 진학을 위해 도시에서 따로 사는 게 바람직한 걸까? 물론 바람직하지 않은 게 아닐 수도 있다. 하지만 문제는 귀농귀촌인들이 자신들이 이주한 곳에서 자녀들을 만족스럽게 교육시킬 여건과 제도를 국가가 꾸려낼 준비가 되어있느냐는 것이다. 궁금해지는 대목이다.

사실 귀농귀촌 인구증가와 농업관련 고교 및 대학 진학률의 상관관계를 파악할 수 있는 통계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해도 과언은 아니다. 하지만 추측해볼 수는 있다. 귀농귀촌인구의 상당수가 농촌에서 태어나 도시로 나갔다가 다시 농촌으로 돌아오는 ‘연어형(U자형)’이란 점이다. 또한 농촌경제연구원의 통계를 보면 귀농귀촌인들 중 전문대졸업 이상(전문대, 4년제 대학교, 대학원 포함)의 학력을 가진 사람들이 65~75% 정도라는 점이다. 당연히 자녀교육에 영향을 미치는 거주지의 환경과 교육시스템에 큰 관심을 지닌 이들이라는 추측이 가능하다.

농림축산식품부가 공개한 2019년 귀농귀촌실태조사 보고서 자료에 따르면, 30대 이하의 청년층과 60대 이상의 노년층의 귀농귀촌이 대세를 이루고 있는 점이 특징임을 알 수 있다. 그 중 확충희망서비스 부문이 주목할 만한데, ▲30대 이하 귀농귀촌인의 확충희망 서비스는 임신육아출산 관련이 1위였다. ▲40대 이하 귀농귀촌인은 교육서비스 확충을 1위로 꼽고 있다. ▲50~60대는 취약계층 일자리 지원이 1위. 이를 종합하면, 연령에 상관없이 귀농귀촌인들은 ‘농촌에서 애 낳고, 아이들 번듯하게 교육시키고, 오래 일할 수 있는 여건을 국가가 좀 더 원활하게 조성해달라’는 요구를 하고 있는 것이다.

20~40대의 젊은 귀농귀촌인들이 늘고 있다고는 하지만, 그들은 대부분 자녀 교육 문제로 귀농귀촌을 망설였던 기억을 안고 있다. 그런데도 정부의 귀농귀촌종합계획(2017~2021년)에는 바로 이 부분이 빠져있다. 사진은 귀농귀촌종합센터 홈페이지 첫화면

 

◇ 귀농귀촌 인구 늘고 있다...농업관련 고교.대학 진학률과 관심도 늘었을까?

정부가 무작정 손을 놓고 있는 것만은 아니다. 지난해 2019년 교육부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농산업 분야 특성화고 살리기에 나서며 손을 맞잡았다. 교육부, 농림축산식품부, 농협이 업무협약을 체결하고, 농산업분야 고등학생들의 고졸취업 활성화와 첨단농업기술 교육에 힘을 합치기로 했다.

이때 공개한 자료를 보면, 2018년 상반기 기준으로 농생명계열 고등학교는 전국에 총 52개교가 있고, 그 중 특목고로 분류되는 농업 마이스터고는 7개교인 것으로 나타났다. 학생 수는 1만 7357명으로 전체 직업계 고등학생의 숫자를 놓고 보면 6% 정도를 차지한다. 6%의 수치가 미약한 것도 문제지만 더 큰 문제가 있다. 이들이 농업계고교 졸업 후 농업계로 취업이 힘들기 때문에 일반대학으로 진학하는 경우가 많다는 것이다. 이들이 농업계 대학 및 학과와 비농업계대학 및 학과로 어느 정도 진학하는지 확실한 통계는 나와 있지 않다.

앞서 언급한 농업계 특목고 중에 단연 눈에 띄는 학교도 있다. 먹거리 분야의 장인(마이스터·Meister)을 전문적으로 양성하는 ▲'한국식품마이스터고'라는 곳이다. 지난 2015년 충남 부여에서 개교한 이 학교는 교육부, 농림축산식품부, 지방자치단체가 힘을 합쳐 잘 빚어낸 걸작일 수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교육부가 기숙사 건립과 실습기자재 확충 등의 기반을 다지고, 농림축산식품부는 교재개발과 산학협력프로그램 등 교육과정을 마련했으며, 부여군은 식품산업을 지역전략사업으로 내세웠다. 눈에 띄는 점은 바로 취업연계. 신입생 때부터 국내 굴지의 식품기업인 대상, 롯데푸드, CJ제일제당 등 20개 가까운 기업으로부터 채용이 약속된 상태라는 것이다. 최근엔 95% 정도의 취업률을 기록중이다.

이밖에도 특목고로 분류되는 농업마이스터고교로는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 ▲대구농업마이스터고, ▲전남생명과학고 등이 있다. 짐작하다시피 한국경마축산고등학교는 마사회와 말(馬)과 연관된 마이스터고교. 2013년 농림축산식품부 말 산업 분야 전문인력 양성 기관으로 지정됐다. 2014년엔 말 산업 분야 마이스터고로 새롭게 탄생했다. 전북 남원에 있다. 취업률은 80% 정도.

이밖에도 정부가 지정한 미래농업선도고교도 3개교가 있다. ▲홍천농업고등학교, ▲호남원예고등학교, ▲충북생명산업고등학교가 바로 주인공. 미래농업선도고등학교는 농림축산식품부가 지원하는 농업고등학교로 현장 위주의 농업분야 직업교육을 실시하는 것이 가장 큰 특징이다. 호남원예고등학교의 신입생은 입학금, 수업료, 현장 실습비, 방과후 교육비, 기숙사비 등을 무상 지원받는다.외국 선진 농가 탐방 비용도 국가에서 전액 지원받는다.

대학도 마찬가지다. 정부는 영농창업특성화대학 5개교 2016년에 선정해 전폭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선정 대학은 ▲경북대, ▲전남대, ▲전북대, ▲충남대, ▲천안연암대 등 5개교. 이 중 연암대학교는 LG그룹 창업자 연암 구인회 선생이 설립한 대학으로 국내 유일의 농업계열 사립 전문대학이다. 축산 · 원예 · 동물보호계열 정규 교육과정의 50% 이상을 전공실습으로 구성하고 있다. 지난해 연암대학교 스마트원예계열 김정호씨가 농식품부와 농정원이 주최한 농업계학교 ‘창업 컨설팅 경진대회(대학부)’에서 최고상인 장관상을 수상하기도 했다.

▲국립한국농수산대학(한농대)도 인기가 높다. 한농대 졸업생 중 90% 정도(3800여명)가 농수산업 CEO로 활동중이며, 평균 9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반 농가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익이다. 특히 축산관련 학과 졸업생들의 수익이 높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한농대는 ‘미래 농수산업 리더를 양성하는 No.1 대학’이라는 비전을 앞세우고 있다. 3년제 대학인 한농대는 학비와 기숙사비가 무료이며, 군복무도 산업기능인력으로 3년간 종사하면 대체 가능하다. 이후 6년간은 의무적으로 농어촌에서 영농활동을 해야 한다. 한농대는 최근 행정안전부가 주관하는 2019년 사업실적에 대한 ‘2020년 책임운영기관 종합평가’에서 최고 등급인 'S등급'을 달성하기도 했다.

한국농수산대학(한농대) 졸업생 중 90% 정도(3800여명)가 농수산업 CEO로 활동중이며, 평균 9천만원이 넘는 수익을 올리는 것으로 유명하다. 일반 농가의 두 배가 훌쩍 넘는 수익이다. 사진은 한농대 대학 전경 [사진=한농대 홈페이지]

◇ 농업분야에도 특목고(마이스터고)있다... 영농창업특성화 대학도 선정

국립대학교인 ▲서울대학교 농업생명과학대학엔 자체 홍보단이 있다. 홈페이지까지 꾸려서 적극적으로 활동하는 이 홍보단의 이름은 칼시언(CALSIAN). 이들은 자신들의 활동 목적을 재학생과 졸업생의 연결고리 역할, 확장되는 농업 연구분야의 소개와 농업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 타파, 중고교 학생들에게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전공을 소개하기 위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여기서 주목할 점은 바로 ▲확장되는 농업연구분야와 ▲농업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 타파라는 항목이다. 최근 농업계는 일대 변혁을 맞이하고 있는 중이라고 해도 지나치지 않을 만큼 빠른 속도로 변모중이다. 대체육, 인공육이 개발되어 시중에서 햄버거로 맛볼 수 있는 시대가 됐다는 건 잘 알고 있을 것이다. 

인조계란까지 등장했다. 공기중에서 단백질을 뽑아내는 기술까지 미국과 핀란드는 갖추고 있다. 그뿐인가? 유전자가위(크리스퍼)기술을 놓고 세계 각국은 치열하게 선두경쟁을 펼치는 중이다. 즉 농산물과 육류를 인간이 만들어낼 수 있는 ‘농업생명과학’이라는 새로운 기술이 지구 인류 앞에 화두로 등장했다는 것이다.

사정이 이런데도 우리나라는 아직 농업에 대한 오해와 선입견이 팽배하다는 점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다. 오죽하면 대통령 직속 농어업특별위원회(농특위) 전 위원장인 박진도 전 충남대 교수가 취임사에서 “농업을 전국민적 의제로 만드는 게 농특위의 첫 번째 과제”라고 역설했겠는가 하는 것이다. 하지만 농업은 이미 박진도 전 농특위원장의 말처럼 일부러 의제로 만들지 않아도 저절로 전 인류의 삶과 산업과 생태계를 좌지우지하는 막강한 힘과 지위를 갖춰나가고 있다.

앞서 언급한 애그테크와 푸드테크의 확장과 발전 속에서 더욱 기발하고 강력한 아이템들이 등장할 것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더욱 귀농귀촌이라는 화두와 귀농귀촌인들의 자녀 교육과 농업계 고교와 농업생명과학대학의 중요성이 도드라지는 것이다.

마지막으로 국립 서울대학교와 강원대학교의 농업생명과학대학교의 전공과목을 대략적으로 소개한다.

▲서울대학교 : 식물생산과학부(작물생명과학 전공, 원예생명공학 전공, 산업인력개발학 전공), 산림과학부(산림환경학 전공, 환경재료과학 전공), 식품·동물생명공학부(식품생명공학 전공, 동물생명공학 전공), 응용생물화학부( 응용생명화학 전공, 응용생물학 전공), 바이오시스템·소재학부(바이오시스템공학 전공, 바이오소재공학 전공), 조경·지역시스템공학부(조경학 전공, 지역시스템공학 전공), 농경제사회학부(농업·자원경제학 전공, 지역정보 전공). 

이외에 부속기관으로는 농장, 학술림,목장, 수목원, 농학도서관(Research Guide), 농업생명과학연구원, 농생명과학공동기기원, 식품바이오융합연구소, 식물유전체육종연구소, 농업생명과학정보원, 농생명과학창업지원센터, 식물병원, 교육연수원, 농업공작실 등이 있다.

▲강원대학교 : 바이오산업공학부(바이오시스템공학전공, 식품생명공학전공), 생물자원과학부(식물자원응용과학전공, 응용생물학전공), 원예·농업자원경제학부(원예과학전공, 농업자원경제학전공, 지역건설공학과 전공), 환경융합학부(바이오자원환경학전공, 에코환경과학전공)

농업이 얼마나 우리 삶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 돌아보고 또한 상상할 수 있는 계기가 됐으면 한다. 또한 농업관련 대학과 학과가 얼마나 첨단 연구와 애그테크,푸드테크에 심혈을 기울이는지 알게 되길 희망한다. 아울러 정부의 더 통 큰 지원과 배려를 기대한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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