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총리는 6월 9일 제21차 식품안전정책위원회를 열고 감염병 예방을 위한 '식문화 개선' 등을 논의했다. [사진=국무총리실]

코로나19가 장기화 조짐을 보이고 있다. 일상생활에서의 감염병 예방 활동이 무엇보다 중요요해졌다. 일각에서는 손씻기와 마스크 같은 개인 방역과 함께 식문화 개선이 시급하다는 의견도 나온다. 학계에서는 하나의 음식을 여럿이 같이 먹거나 수저를 여러 사람이 만지는 행태 등을 방역 측면에서 바꿔야 할 문화로 지적하고 있다.

이에 정부는 식품 안전 대책을 더욱 강화하기로 하고 정세균 국무총리 주재로 6월 9일(화) 정부서울청사에서 제21차 식품안전정책위원회(위원장 국무총리)를 열었다.

이날 회의에서는 코로나19의 확산으로 제기된 우리 '식사문화 개선 추진 방안' 등 총 5건의 안건을 논의했다. 농식품부‧해수부 장관, 국조실장, 식약처장, 기재부‧법무부‧환경부 차관 등 정부위원과 권석형 한국건강기능식품협회 회장 등 민간위원들이 참석했다. 구체적인 논의 내용을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먼저, 코로나19를 계기로 감염병에 취약한 우리의 식사 문화를 개선하기 위한 방안을 수립했다. 

정부는 그간 전문가·업계 간담회 및 지자체 우수사례 발굴·분석 등을 통해 '음식 덜어먹기', '위생적 수저관리', '종사자 마스크 쓰기'를 3대 개선과제로 정한 바 있다. 이를 위해 현장의 우수사례를 발굴하고 가이드라인을 배포하고 외식업체가 활용할 수 있는 맞춤형 외식 기자재도 발굴·보급할 계획이다. 일부 지자체가 선도적으로 추진 중인 (가칭)안심식당 지정제를 전국으로 확대하고 물품지원, 홍보, 컨설팅 등을 통해 외식업체의 참여를 유도하기로 했다.

또한, 종사자 마스크 쓰기, 손 소독제 비치 및 음식점 위생등급 지정 기준에 생활방역 지침을 포함하는 등 외식업체 실천을 위한 제도개선을 추진할 예정이다. 공감할 수 있는 메시지를 지속적으로 발굴하여 방송·신문 등 각종 매체를 통해 적극 전파하고, 유명인이 참여하는 릴레이 실천 캠페인도 전개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외식 기자재 개발 및 상품화를 촉진하고, 비대면 서비스 기술 등 푸드테크의 외식분야 활용 지원 등을 통해 연관산업도 함께 활성화한다는 방침이다.

둘째, 한‧중‧일 3국의 서로 다른 식품안전기준을 통일하기 위한 ‘One-Asia 식품안전 프로젝트’를 추진하기로 했다. 이를 통해 국내식품산업 활성화를 통한 수출 증대와 효과적인 수입식품 안전관리로 국민건강을 확보한다는 계획이다.

한‧중‧일 3국은 식습관과 생산환경이 유사하고, 식품 시장규모가 세계 시장의 28%를 차지하여 아시아와 세계시장에 영향력을 미칠 가능성이 큰 대규모 시장이다. 하지만 식품안전기준이 서로 달라 나라별로 수출제품에 대한 부적합 사례가 발생하는 등 식품업계가 어려움을 겪어 왔다.

이에 정부는 ‘One-Asia 식품안전 프로젝트’를 통해 중국과 일본과의 식품안전관리 체계의 조화와 통일을 추진하여 식품의 비관세장벽을 해소하고 식품안전을 강화하여 식품산업의 동반성장을 도모한다는 계획이다. 이를 위해 정부는 올해 내 한‧중‧일 ‘식품안전관리 협의체’를 구성하고, 2021년에는 ‘식품안전관리기준 통합 계획’ 수립하고 2022년부터는 '식품안전관리통합기준‘ 개발에 나서기로 했다.

셋째, 패류 생산해역에 대한 위생 및 안전관리를 강화하기로 했다. 굴, 바지락, 홍합 등 패류는 일정한 곳에 정착하여 서식하고 식중독균 등을 체내에 농축하는 특성이 있어 식중독 사고 유발 위험성이 있다. 최근 굴 생산해역에서 노로바이러스가 검출되고, 일부 국내산 바지락에서 A형간염 바이러스가 검출되기도 했다.

이에 정부는 패류 생산해역 주변 하수처리시설 및 오염물질 해양 유입 차단시설을 확충하는 등 오염원 관리를 강화하고, 패류 생산해역에 대한 위생관리 기준을 마련하기로 했다. 패류 생산 6개 시‧도(인천‧경기‧충남‧전북‧전남‧경남)에서 직접 식중독 바이러스 검사를 할 수 있는 분석 장비를 구비하여 식중독 사고에 신속하고 효율적으로 대응할 예정이다.

넷째, 우유 등 유제품의 원료인 원유(原乳)에 대한 잔류물질 검사도 강화한다. 항생물질, 농약 등의 포함 여부에 대해 민간에 이어 국가에서 추가로 검사하는 ‘국가 잔류물질검사 프로그램’을 올해 7월부터 도입한다.

현재는 유제품의 안전성 확보를 위해 낙농가에서 민간 책임수의사가 집유할 때마다 상시 검사하여 항생물질 잔류 여부 등을 검사하고, 부적합 시 폐기하고 있다. 정부는 미국, 일본, EU에서 운영하고 있는 민간 검사에 대한 정부 검증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원유의 안전성을 더욱 강화할 예정이다.

또한 매년 농식품부와 식약처가 협업하여 검사계획을 수립하고, 지방자치단체(시‧도 동물위생시험소)가 검사하는 체계를 구축해 동물용의약품·농약 등 71항목에 대하여 연간 300건의 검사를 실시하기로 했다. 검사에서 부적합한 원유는 즉시 폐기조치해 유통을 차단하고 해당 농가에 대한 원인조사도 실시한다. 이와 별도로 사료 관리 강화, 낙농가 위생 지도 관리를 강화하여 목장에서부터 사전 예방적 관리도 실시한다는 방침이다.

정세균 총리는 "식품 안전과 관련하여 앞으로도 각계의 의견을 경청하고, 국민 모두가 안심할 때까지 필요한 정책 개선 노력을 지속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이어 정 총리는 "무더위에 대비해 식중독 등 식품 관련 질병 예방을 위해 복지부, 식약처 등 관계기관이 철저히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식품안전정책위원회는 「식품안전기본법」에 따라 식품 등의 안전에 관한 주요 정책을 논의하기 위하여 국무총리 소속으로 설치된 위원회다. 그간 '식품안전개선 종합대책'(2017.12), '건강 취약계층 급식 관리 강화 방안'(2018.12) 등을 논의해 왔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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