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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래식품과 애그리푸드에 돈과 관심 몰린다세계는 지금 애그 테크-푸드 테크-농산업 스타트업 열풍

“이 모든 게 코로나19 때문이다”라는 분위기가 팽배하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하겠지만, 각각의 분야에서 위기의식을 높여 대응책 마련을 재촉한다는 점에선 긍정적이다. 농업분야도 마찬가지인데, 우리나라 농산물의 국내생산 비중(식량자급률)이 30% 중반대에 머무는 현실에서 ‘식량안보’라는 단어는 최근 부쩍 부각되고 있다. 이는 분명 코로나19 때문일 것이다.

식량안보라는 말과 함께 농업계에 급부상한 단어가 더 있다. 바로 ‘애그 테크’ 또는 ‘푸드 테크’라는 말이다. 쉽게 말해 농업분야와 음식분야에 첨단기술을 더해 새로운 걸 만들어내자는 뜻인데 예를 들면 이런 거다. 진짜 육류 대신에 최근 각광받는 대체육 또는 배양육은 푸드테크 라고 할 수 있겠고, 농작물 재배에 최첨단 기술을 더해 새로운 걸 만들어내면 애그테크라고 할 수 있다.

지난 2019년 미국의 과학잡지 <사이언스>(Science)는 ‘미래의 식품(Foods of the future)’ 아이템을 소개했는데 여기에는 식사대용 다이어트 헬스캡슐에서부터 인체 내부의 정맥 내 영양소 활용, 목재의 셀룰로오스로 만든 식품 등 기발한 먹거리들이 등장한다. 물론 여기에도 대체육과 배양육 기술은 당연히 포함돼 있다. 이런 기술들이 바로 푸드테크다.

그런가하면 농산물의 유통기한을 연장시키는 코팅재를 개발한 푸드 테크 스타트업 ‘어필 사이언스(Apeel Sciences)’가 최근 최근 펀딩에서 오프라 윈프리와 케이티 페리로부터 투자를 받았고, 싱가포르 국부펀드인 GIC가 2억 5천만 달러의 자본을 투자했다고 발표했다. 투자자들과 액수가 놀라울 따름이다. 

어필사이언스가 개발한 식용 코팅재를 활용하면 농산물 유통기간을 2배나 연장시킬 수 있다. 이미 2018년에 빌 게이츠 재단의 투자를 유치해 화제가 된 바 있다. 2018년부터 미국에서 사용된 어필사이언스의 코팅재는 향후 전 세계의 농산물폐기물을 획기적으로 줄여줌으로써 매년 2조 6천억 달러를 절감할 수 있다고 한다. 이 역시 푸드테크일 수 있겠다.

이건 또 어떤가? 농산물의 심한 가격변동으로 인한 피해를 농민들이 방지하거나 보상받을 수 있다면? 실제로 그게 가능한 모양이다. 런던의 한 스타트업은 농민들이 농산물 가격 변동 피해를 입지 않게끔 보험 플랫폼을 개발했다. 리스크의 최소화 차원일 것이다. 이는 푸드테크가 아닌 애그테크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매년 농산물 수급조절 실패로 인한 산지폐기 고통을 경험하는 우리나라로서는 솔깃한 소식이 아닐 수 없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중에서 단백질을 얻는 ‘에어프로테인(Air Protein)’ 기술도 이미 나와 있다. 이다. 공기 중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아이디어는 원래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골몰하던 기술. 스타트업 ‘키버디(Kiverdi)’에 이전돼 결국 대기 중의 성분을 활용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사진=air protein 홈페이지 캡쳐]

◇ 푸드테크와 애그테크에 몰리는 투자와 관심 급증

푸드테크와 애그테크에 관심을 갖고 투자에 나선 이들이 앞서 언급한 빌 게이츠, 오프라 윈프리나 싱가포르 국부펀드 뿐만이 아니다. 지난 2017년 말 아일랜드 국가개발펀드가 미국 벤처캐피탈과 손잡고 애그테크 분야에 집중 투자를 시작했다. 아일랜드 농식품해양부장관은 앞으로 아일랜드 농업과 식품부문에서 의미있는 경제적 영향을 가져올 스타트업과 애그테크 기업에 계속 국가적 투자를 하겠다는 뜻을 밝혔다.

이쯤에서 놀라기엔 아직 이르다. 우리가 숨 쉬는 공기 중에서 단백질을 얻는 ‘에어프로테인(Air Protein)’ 기술도 이미 나와 있다. 이다. 공기 중에서 단백질을 만드는 아이디어는 원래 미 항공우주국(NASA)이 골몰하던 기술. 세월이 흘러 NASA의 기술개발 성과는 이들의 연구를 주목했던 스타트업 ‘키버디(Kiverdi)’에 이전돼 결국 대기 중의 성분을 활용해 단백질을 만들어내는데 성공하기에 이르렀다. 분말형태로 비타민과 미네랄이 풍부한 순도 99%의 단백질이다.

전 세계가 에어프로테인에 화들짝 놀라며 관심을 두는 이유는 공기 중의 성분으로 언제든 고순도의 단백질을 만들어낼 수 있기 때문이다. 키버디 사 관계자는 축구장 하나 면적에서 생산된 에어프로테인의 양이 웬만한 국가 하나가 생산하는 단백질의 양과 맞먹는다는 자신감을 내비치고 있기도 하다. 그만큼 요즘 말로 ‘가성비’가 높다는 뜻이다.

이와 유사한 단백질을 핀란드도 만들어냈다. 핀란드 헬싱키의 스타트업에서는 공기, 물, 전기를 사용해 ‘솔레인’이란 단백질 분말을 합성해내는데 성공했다. 이들은 머지 않은 미래에 공기로 만든 단백질이 콩이나 육류와 경쟁하게 될 것이라며 기대감을 감추지 않고 있다.

위와 같은 사례에서 보듯, 농업에 첨단기술을 더해 생산성을 높이는 비즈니스 모델을 뭉뚱그려서 애그리푸드(AgriFood)라고 부른다. 이 애그리푸드는 다시 2개로 나뉘는데, 농작물 재배와 관련된 것이면 애그테크(agtech), 일상의 먹을거리에 적용되면 푸드테크(foodtech)라고 한다. 정확한 명칭은 다소 변할 가능성도 있지만, 농산물 재배 과정과 식품 제조 과정으로 각각 나뉘어 적용된다는 점은 분명하다.

 

◇ 공기로 단백질을 만들어내는 기술도 농업계엔 등장

애그테크에 관심이 있는 건 싱가포르나 아일랜드만은 아니다. 우리나라도 마찬가지다. 농림축산식품부 산하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 애그테크와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 물론 민간회사나 금융기관 또는 지자체들도 이에 대한 관심이 지대한 건 공통점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 홈페이지에는 창업보육업체 199개의 리스트가 차곡차곡 쌓여있는데, 신통방통한 스타트업들이 즐비하다. 요즘 유행하는 애플수박 수직재배 기술 보유업체도 있고, 이슬람음식 할랄푸드를 한식화한 스타트업도 있다. 

새싹보리와 황칠한방재료를 활용한 보습제 개발 업체, 농산물을 이용한 다이어트 꽃차와 홍삼 꽃차 제조, 원예 생육에 필요한 용존산소, 오존수, 음이온 통합 모듈 장치 및 자동 제어 시스템, 지능형농작업기(원격제어 및 실시간 감시가 가능한 야생동물 피해예방 장치), 식용곤충 자동사육 시스템, 아스타잔틴, 봉독, 로얄젤리의 성분을 이용한 항노화재생 크림 개발 업체도 소개되어 있다.

뿐만 아니다. 구취제거 천연 발효조성물과 이를 이용한 구취제거 캔디 및 관련 식품 제조업체도 있고, 못생긴 농산물로 만든 가공식품 온라인 유통 사업 업체, 밀리 그람단위까지 맛과 영양소를 디자인한 쌀기반의 미래대체식사, 태양전지 모듈을 이용한 LED 온실제어 시스템, 굼벵이 분말과 비타민C 혼합 건강기능식품, 굳지 않는 떡, 신장질환자를 위한 저칼륨 농식품, 저칼륨 텀블러, 대형 특수드론을 이용한 농작물 정밀조사 및 손해평가, 동네마트를 통한 농림축산 유통 플랫폼 개발, ICT기술을 활용한 건강(콩팥기능)상태별 맞춤 식사 정기배송서비스 등 기발한 아이디어들이 넘쳐나고 있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우수한 연구개발성과의 실용화를 촉진하고 산업화를 지원하는 전문기관으로 농촌진흥청을 비롯한 각급 대학과 민간기업, 지자체, 농업인이 개발한 우수 연구성과의 실용화를 도모하고 농식품산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존재하는 단체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애그테크와 푸드테크 스타트업을 발굴하고 육성하는 일을 하고 있다. 사진은 올해 1월 16일 재단과 롯데중앙연구소 및 롯데액셀러레이터와 맺은 MOU 체결식. [사진=농업기술실용화재단]

◇ 우리나라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의 농식품 스타트업 투자 육성도 활발

그런가하면 지자체들도 농식품에 대한 투자에 뛰어들고 있다. 지난 2018년 경기도가 100억원 규모의 농식품 펀드를 조성해 농식품 분야 벤처기업 육성에 나선 바 있다. 최근엔 경북도가 농업분야 창업 활성화와 돈 되는 농업농촌을 만든다는 각오로 투자에 나섰다. 

이를 위해 농기업 창업지원 및 투자유치용 ‘경북도 1호 농식품펀드’를 조성했다. 가칭 ‘힘내라 경북! 지역특성화 펀드’ 라는 이름의 경북도 농식품펀드는 농림축산식품부 모태펀드 50억 원, 경북도 30억원, 민간투자 30억원의 재원으로 총 110억원이 조성된다. 경북의 농산업체와 경북에 투자를 희망하는 기업을 대상으로 지원하게 된다.

경상북도 관계자는 코로나19 여파로 농업농촌을 둘러싼 신규투자가 줄어들고 지역경제가 크게 위축되는 현실이라며, 농식품 모태펀드를 통해 청년 벤처기업을 육성하고 투자하기 좋은 여건을 만들어 일자리 창출과 농식품의 부가가치를 높여가겠다고 말했다. 벤처를 통한 농촌과 농업 견인이라는 야심찬 목표를 세워 밀고나간다는 뜻이다.

한편 기업과 투자자들의 농업에 대한 관심은 농업정책보험금융원(농금원)의 활동에서도 감지된다. 농금원은 정부가 출자하는 농식품 벤처 모태펀드 관리기관이다. 선정된 벤처캐피털에 정부 예산을 주고, 같은 금액만큼 벤처캐피털이 돈을 태우게 하는 이른바 ‘매칭’방식으로 매년 1천억 원 정도를 관리하는 곳이다. 최근 농금원의 문을 두드리는 벤처캐피털 숫자가 확연하게 증가했다. 대형 벤처캐피털들도 농금원을 찾고 있다는 것이다.

사모펀드를 조성해 인수합병 시장을 주도하는 PE(Private equity, 사모펀드)들도 농산업체와 기업들에게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 이들이 최근 투자하거나 인수한 대표적인 농산업체와 기업들은 식물공장 업체인 팜에이트(192억원 투자), 국내 최대 팽이버섯 회사인 대흥농산(650억원에 인수), 농가 스마트팜 솔루션 공급업체 그린랩스(105억원 투자), 지도표 성경김으로 유명한 김 가공제조업체 성경식품(2017년 사모펀드 어펄마 캐피털이 인수) 등이다.

 

◇ 국내에서도 모태펀드 부상... 팜에이트, 대흥농산, 성경식품 등 주목

최근 발생한 코로나19는 우리 농업계와 투자자들에게도 큰 화두를 던져줬다. 좀 더 구체적으로는 '식량안보를 첨단농업기술로 지켜낼 수 있을까' 라는 문제의식과 해법에의 골몰일 것이다. 글로벌 시대와 국제화를 부르짖던 세계 강국들의 각자도생 태도 역시 이런 분위기에 한몫을 한 건 분명하다.

쌀은 넘쳐나지만 다른 농산물의 자급률은 미비한 게 우리나라 농업의 현주소다. 어림잡아 거의 모든 농산물의 6할을 수입해 먹는 게 대한민국이라는 점을 잊으면 안 된다. 애그테크, 푸드테크를 통해 농업선진국으로 나아가야 할 이유는 그래서 충분해 보인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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