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편집자주] 우리 정부는 지난 연말 5대 유망식품 분야를 선정해 집중육성하기로 결정했다. 이에 본보는 정부 선정 5대 유망식품 시장현황과 전망을 집중 조명한다. 총5편으로 기획된 연재에서 두 번째로 다룰 항목은 메디푸드다. 지난주 다룬 첫 번째 기사는 대체식품, 대체육이었다. 정부 선정 5대 유망식품은 ▲맞춤형ㆍ특수식품 = 메디푸드(Medi-Food), 고령친화식품, 대체식품 ▲기능성 식품 ▲간편식품, ▲친환경 식품 ▲수출 식품 등이다.

우후죽순(雨後竹筍). ‘메디푸드(Medifood)’ 시장의 성장세가 비 온 뒤 대나무 새싹 같다. 10년 뒤엔 약 3천억원 대 시장으로 성장할 전망이다. 이웃나라 일본에서는 벌써 1조원~2조원대 시장을 형성하고 있다. 짐작하겠지만 ‘메디푸드’란 질환이나 질환예방을 위한 맞춤형 식품이다. 고령화시대를 맞이한 우리나라에서 최근 부쩍 각광받고 있는 식품분야다.

대형 식품기업을 비롯해 대학과 지자체들도 연구가 한창이다. 이런 뜨거운 분위기 속에 최근 ‘한국메디푸드조리사연합회’라는 단체도 출범했다. 올해 2월 여수에서 열린 창립총회에서 초대 회장으로 뽑힌 차해리 셰프는 메디푸드를 설명하며 ‘약식동원(藥食同源)’이라고 했다. 음식과 약의 근원은 같다는 뜻이다.

차회장과 한국메디푸드조리사연합회는 우리나라에 메디푸드 인증제도를 정착시키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또한 한국 메디푸드 생활협동조합도 설립한다는 계획이다. 그렇게 되면 한국 메디푸드 브랜드화가 이루어짐으로써 해외수출도 원활해지리라는 희망도 품고 있다. 로컬푸드 활용으로 지역 농민과 생산자의 수익증대와 고용창출에도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강조하고 있다.

◇ 쑥쑥 커가는 메디푸드 시장...메디푸드 조리사연합회도 출범

국내 메디푸드 시장은 아직은 시작단계라는 진단이 나온다. 시장규모도 아직은 그리 크지 않다. 그래서 더 유망하다는 게 정부와 지자체들의 판단이다. 풍부한 농식품자원을 보유한 지자체들이 너도 나도 메디푸드 산업에 발을 들여놓는 이유일 것이다.

특히 경상북도의 발걸음이 눈에 띈다. 최근 메디푸드산업 육성 전략도 내놓았다. ▲1단계, 기업주도형 산학연 컨소시움을 통한 바이오 메디푸드 실용화 기술개발 ▲2단계, 바이오 메디푸드 융복합 상용화지원센터 구축 ▲3단계, 바이오 메디푸드산업 클러스터 구축 등으로 단계별 추진전략을 마련했다. 경상북도는 이 계획을 들고 정부와 국비사업화도 논의중이다.

경상북도는 바이오 소재사업이 연평균 5.99%씩 증가하는 가운데, 바이오식품 비중이 85%를 차지하고 있다고 자체 분석했다. 그래서 ‘바이오 메디푸드산업’이 경북을 이끌어나갈 미래성장 혁신산업이 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경북은 메드푸드 우수 제품으로 세계시장에 ‘ K-메디푸드’ 바람을 일으키겠다는 꿈을 꾸고 있다. 경상북도는 약용작물 전국 최대 산지라는 장점과 천연물 소재 개발 등 바이오산업 기반이 잘 갖춰진 지자체로 꼽힌다. 실제로 경북 경북 안동시는 약용작물인 지황을 지역 명품 작목으로 육성중이기도 하다.

경상북도는 ‘바이오 메디푸드산업’이 경북을 이끌어나갈 미래성장 혁신산업이 되리라고 내다보고 있다. 사진은 경상북도농업기술원이 지난해 4월 29일 봉화약용작물연구소에서 개최한 ‘약용 식물 자원을 이용한 천연물 소재 산업 활성화를 위한 세미나’ 현장. [사진=경상북도농업기술원]

경기도 포천시도 메디푸드 산업에 적극적인 것으로 유명하다. 포천시농업기술센터는 최근 돼지고기와 시설채소를 활용한 메디푸드 요리교육도 진행해 좋은 반응을 이끌어냈다. 더구나 최근엔 코로나19 영향으로 면역력 증진에 부쩍 관심이 높아지면서 메디푸드를 향한 관심은 더욱 뜨거워졌다는 자체 평가를 내렸다. 그래서 포천의 주력작목인 시설채소를 활용한 메디푸드 개발에 집중하고 있다.

포천시는 건강.청정 메디푸드 특화도시 건설을 추진하고 있다. 체계적인 시스템 마련을 위해 포천시는 메디푸드 작물에 대한 실증시험을 다양하게 진행중이다. 지역 적응성 검정, 재배기술 정립 등의 과정을 표준화해 건강 기능성 작물 재배단지를 크게 키워나갈 계획이다.

특히나 경쟁력 있는 메디푸드 작목이 중요하다는 판단에 자체 선정한 작목의 재배를 통해 실험을 전개하고 있다. 신북면 일대에 항당뇨(여주·고춧잎·토란·새싹보리), 간 건강(곤드레·더덕·도라지), 항산화(눈개승마·취나물·산마늘), 고혈압 개선(당귀·수세미) 등 기능성 작물 을 키워가며 실험중이다. 또한 포천시는 지난 2월에 (사)세종식품연구소와 메디푸드 연구 개발을 위한 업무협약도 맺었다.

전라남도 농업기술원도 메디푸드 소재를 활용한 제품 개발에 적극적이다. 최근 높아지고 있는 힐링, 휴양, 관광에 관심을 반영해 치유형 메디푸드라는 개념을 도입해 향장품 개발과 관광산업을 연계하고 있다.

◇ 블루오션 메디푸드 시장...경북, 포천, 전남 등 지자체 참여 열기 후끈

세계 메디푸드 시장은 연평균 6.9% 수준으로 꾸준히 커가고 있다. 고령화 사회에서 초고령화 사회로 접어드는 시대 분위기 속에서 메디푸드의 수요가 증가하리라는 것은 누구나 짐작할 수 있는 일이다.

이에 정부도 메디푸드 업체를 농림축산식품부가 선정하는 농식품 분야 우수 벤처·창업 기업(A-벤처스)으로 선정하는 등 마중물을 붓는데 힘쓰고 있다. 또한 농식품 수출 확대를 위해 5대 유망식품인 ▲맞춤형·특수식품(메디푸드·고령친화식품·대체식품) ▲기능성식품 ▲간편식품 ▲수출식품 ▲친환경식품의 수출을 넓혀나갈 계획을 치밀하게 짜고 있다.

그런가하면 농림축산식품부는 지난해 12월 ‘식품산업 활력 제고 대책’을 발표하며 ▲국산밀 전용 제분·응용기술 개발 ▲재가(在家)식 메디푸드·식단제품 개발 ▲한식용 대체식품 개발 ▲고령친화식품 개발 ▲천연 조미·향미 소재 개발 ▲고함량 루테인 함유 소재 개발 등 6개의 과제를 발굴하기로 했다.

농식품부는 특히 태동기라고 할 수 있는 ‘특수 의료용도 등 식품’ 즉 메디푸드의 시장 가능성을 특히 높게 전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농식품부 자료를 보면, 국내 메디푸드 시장의 규모는 2017년을 기준으로 약 6백억원 정도. 그리 규모가 크지 않다고 생각할 수 있다. 성장세가 두드러지는 점이 고려할 부분이다. 2013년에 약 4백억원이던 게 4년만에 50% 이상 성장한 점이 주목할 점이다.

◇ 현재 6백억원 규모의 메디푸드 시장...농식품부 중심의 적극적 지원 기대

현재 메디푸드의 주력 제품은 병원 환자를 위한 병원식이라고 할 수 있다. 눈에 띄는 점은 그 영역이 점점 넓어지고 있다는 것. 앞서 언급한 것처럼 농식품부는 집에서 조리할 수 있는 재가(在家)식 메디푸드·식단제품도 개발중이다.

기업들의 참여도 점점 활발해지고 있다. CJ제일제당이 ‘케어푸드(Care Food)’라는 개념을 자체 정립하고 메디푸드 시장에 뛰어들었다. 2018년 중반의 일이다. 케어푸드는 건강상의 이유로 맞춤형 식품이 필요한 이들을 위한 ‘차세대(Next) HMR’ 제품이라는 게 CJ제일제당의 설명.

교원그룹은 푸드테크 스타트업 메디프레소에 전략적 투자를 진행한 바 있다. 이 업체는 한방차(茶)를 캡슐형태로 제작해 추출해 마실 수 있는 기계를 개발하는 스타트업이다. 중소 식품기업들도 마찬가지. 당뇨환자를 위한 5백 여가지 식단을 들고 메디푸드 시장에 뛰어든 기업도 눈에 띈다.

농식품부도 기업들의 이같은 적극적인 참여에 부응해 질환별 맞춤형 식품이 유통되도록 제도를 개선하기로 했다. 제품에 질환명을 표시할 수 있는 방안도 추진중이다. 기업과 정부와 지자체가 서로 밀고 끌면서 메디푸드 산업은 쑥쑥 커가고 있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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