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오피니언 컬럼
BTS도 울고 갈 PTS의 인기... 강원도 ‘핵감자 핵세일’ 시즌 마감[유통발상] 농산물 유통 문제 해법을 위한 발칙한 생각

그야말로 강원도 감자가 대박났다. 강원도는 지난 24일을 끝으로 강원도 감자농가와 농협의 판매 요청 물량인 20만 상자의 감자를 모두 판매했다고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가 ‘감자 파는 도지사, 최문순’으로 자신의 트위터 계정 이름까지 바꾸고 감자 판매에 뛰어든지 14일 만의 일. 이 기간 동안 강원도는 총 4천 톤의 감자를 팔아 치웠다. 온라인 판매분 2천 톤 외에 특판·기관 팔아주기로 5백 톤, 가공업체 알선으로 1천5백 톤 등 다른 유통 경로를 통한 판매도 이루어졌다.  

그 사이 숱한 화제도 남겼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는 3월 11일 개인 트위터에 “코로나19로 출하에 어려움을 겪고 있는 강원감자 판매에 나선다.”고 썼고 판매를 시작을 알렸다. 첫 날인 3월 11일 하루 동안 5천여 건의 구매 접수가 몰리면서 온라인 판매 사이트 서버가 다운되기도 했다. 성공예감일까? 다음날 동시접속자수가 무려 100만을 찍으며 또 다시 서버가 다운됐다. 이후 강원도는 네이버의 스마트스토어로 판매 사이트를 옮겨서야 판매에 안정을 찾을 수 있었다.

온라인 판매가 연일 완판되면서 ‘포케팅’이라는 유행어를 낳기도 했다. 포케팅은 포테이토(감자)와 티케팅(표사기)의 합성어로 감자 사기가 유명가수 콘서트표 구하기보다 어렵다는 네티즌들의 푸념(?)에서 유래했다. 여기에 최 지사는 SNS를 통해 세계적 그룹 BTS를 패러디한 PTS(POTATOS), 감자꽃 시, 감~자? 등의 개그까지 선보이며 강원도 감자 판매와 홍보에 열을 올렸다. 덕분에 강원 감자 완판남의 타이틀도 얻었다. 이렇게 강원도 감자가 사람들의 이목을 끈 적이 있었을까? 그 이유는 뭘까? 

첫째로 파격적인 가격을 꼽을 수 있다. 10kg 한 상자를 택배비 포함 5천원에 팔았으니 구매자는 택배비를 빼면 1~2천원에 한 상자를 산 셈이다. 가락시장 도매가가 1만 3천원 수준이니 거의 1/10 가격에 팔았다. 그러니 사람들이 열광할 수 밖에. 파격적인 가격 할인에 집밥 유행까지 맞물리면서 일단 사놓고 보자는 심리를 자극하기에 충분했다.

두 번째, 재미다. 최문순 도지사의 페이스북을 보자. “감 마을에 예쁜 감들이 모여 살았습니다. 그 중에 못생긴 감이 있었습니다. 친구들은 못생긴 감에게 별명을 붙여줬습니다. 그 감은 속이 상해 병이 났습니다. 못생긴 감은 병원에 입원했습니다. 친구들은 반성했습니다. 다시는 친구를 ‘감자’라고 놀리지 않기로 했습니다. 그리고 문병을 갔습니다. 병실 문을 열고 들어 가면서 친구를 불렀습니다. 감~~ 자?“ 썰렁한 아재 개그지만 강원도 감자에 대한 이미지를 유쾌하게 만든 좋은 예다. 구수한 말투와 소탈한 이미지의 MBC 사장 출신 최문순 지사의 개인기도 한몫했다. 

강원도 감자 온라인 판매 행사가 24일을 끝으로 2천 톤을 팔아 제치며 끝났다. 기록적인 판매에는 구수한 말투와 소탈한 이미지의 MBC 사장 출신 최문순 지사의 개인기도 한몫 했다.  [사진=최문순지사 페이스북]

셋째, 온라인을 통한 유통과 홍보다. 산지에서 바로 배송하기 때문에 유통비를 절감해 낮은 가격을 만들 수 있었다. 게다가 네이버 스토어팜으로 몰려드는 트래픽을 해결하고 대금 결제도 수월하게 했다. SNS를 통한 홍보도 좋았다. 강원도에서 이런 행사를 하고 있는지조차 모르던 대다수의 소비자들과 소통하기도 온라인만한 수단이 없었다. 유행어 만들기도 네티즌과 강원도청 직원들이 합작한 창의적 작품이었다. 이 역시 온라인 채널을 통해 일파만파 퍼져나갔고 기성매체들도 관심을 가지고 기사를 만들지 않을 수 없었다.

넷째, 이 모든 일들을 기획하고 실행에 옮긴 강원도청 직원들을 칭찬하지 않을 수 없다. 강원도 감자 농가들은 공포 그 자체였을 것이다. ‘코로나19로 개학도 연기되어 판로도 막혔다. 외식업체들 매출이 반에 반토막이 났으니 이 많은 감자를 어디에 팔까.’ 때마침 최 지사의 비서 중 막내 직원이 트위터에서 감자 농가 돕자고 글을 올렸다. 이 ‘운동’이 강원도민들을 똘똘 뭉치게 하기까지 그리 오랜 시간이 걸리지 않았다. 먼저 도에서는 파격할인 행사로 방향을 잡고 택배비와 포장재비, 카드수수료를 전액을 도비로 지원하자고 결정했다. 13만 트위터 팔로워를 가진 최 지사가 앞장서서 이를 알렸다. 주문이 폭주하자 도지사, 군수, 지방의회 의장부터 소방관에 이르기까지 공무원들이 나서서 선별, 포장 등 산지 농가 돕기에 나섰다. ‘강원도 감자 구출작전’이 시작된 것이다. 실로 ‘강원도의 힘’을 보여준 일대 사건이었다.

이제 PTS 콘서트는 막을 내렸다. 강원도는 이 이벤트의 결과를 분석해야 한다. 들어간 비용과 효과 등을 투자대비 수익률을 따질 것이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감자를 가지고 보여준 강원도의 실험은 타 지자체에서도 본받아 마땅하다. 이전 사례를 보자. 공급 과잉이면 밭을 갈아엎거나 예산을 들여 시장격리를 통해 남는 농산물을 ‘처리’했다. 공급이 모자라면 정부 당국은 빛의 속도로 외국에서 수입했다. 가격 안정이라는 명분으로. 이렇게 농부들은 늘 남아도 걱정, 모자라도 걱정이다. 이러니 농사지어서 돈 벌기가 하늘에서 별따기보다 어렵다. 

온라인으로 산지와 소비자를 직접 연결해 판매하는 유통 방식은 말은 무성했으나 이번처럼 성과를 낸 적은 없었다. 이벤트로 끝날게 아니라 지속가능한 지자체의 지원과 농가의 마진, 적절한 소비자 가격을 고려한 농산물 유통 모델이 나오길 기대한다. 사족 하나 더. 슈퍼컴퓨터와 빅데이타로 복잡한 계산과 예측을 할 수 있는 시대다. 그런데 농산물 수요-공급의 불일치는 주판알 튕기던 시절과 똑같다. 게다가 매년, 전 품목에 걸쳐 생기는 일상다반사다. 기술이 문제인지, 제도와 사람이 문제인지 누군가는 답을 낼 차례다. 농업-농촌 전문가들이 모인 중앙부처 농림축산식품부가 있는 그 곳, 이번엔 ‘세종시의 힘’을 믿는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병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icon최신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