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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로 또 제자리, 농협중앙회장 선거 이대로 좋은가?[뉴스따라잡기] 한 주간의 농업계 이슈 브리핑

우여곡절 끝에 지난 연말 이른바 농민 민생안정법안 10개안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를 통과했다. 일일이 열거하기엔 너무 다양해서 한 두 개만 간추려보면, 그 중엔 산불재난특수진화대원의 고용과 처우 개선을 위한 것도 들어있고 쌀수급안정대책에 대한 것도 포함됐다. 바람직한 일이다. 그나마 몇몇 국회의원들의 헌신과 노력이 없었더라면 이마저도 물거품이 되었을 수 있었던 터라 다행이란 말이 절로 나온다.

그런데, 농민들의 민생안정을 위한 가장 중요한 게 빠져있어서 안타깝기만 하다. 바로 농협의 제 역할이다. 더불어 이를 책임지는 농협중앙회장 선거제도의 개혁이다. 며칠 전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선출됐다. 거의 모든 언론에 대문짝만하게 기사가 실렸다. 그만큼 중요한 자리이기 때문이리라.

그러나 막상 신임 농협중앙회장이 대한민국 250만 농민들에게 어떤 민생안정 대책으로 보답할 것인지는 묻고 따져보지 않을 수 없다. 농협이란 조직 자체가 이미 농민을 위한 것이라고 하기엔 너무 동떨어진 행보를 하고 있기에 하는 말이다. 그런 조직의 책임자가 바뀌었다고 조직이 내일 당장 농민을 위해 일할 리 만무하다는 주장도 귀담아 들을 필요가 있다.

실제로 신임 농협중앙회장 선거 며칠 전, 좋은농협만들기국민운동본부·한국농축산연합회·농민의 길 등의 단체는 성명을 발표하고 “여전히 농협은 협동조합보다는 은행으로 기억되는 조직, 농협중앙회는 회원조합을 위한 연합체보다는 자기이익을 위한 조직”이라며 “농협에 대한 조합원의 불신을 똑바로 보고 ‘협동조합’ 본연의 길을 가야할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러한 비판이 비단 한 두 개 단체의 입장을 대변하는 게 아니라는 데 문제의 심각성이 있다. 성명은 바로 전국 지역농협 조합장을 대상으로 한 설문조사를 바탕으로 만들어진 것이기 때문이다. 이는 무엇을 웅변하고 있는가? 전국의 지역농협 조합장들마저도 농협이 제 역할을 하는 조직이 아니라고 ‘자기부정’을 하고 있다는 뜻이다.

이들은 ▲조합원 소득 증대, ▲연합회체제로 중앙회 지배구조 개혁 등을 농협의 지향점 우선순위로 꼽았다. 이들의 두 번째 주장인 농협중앙회 지배구조 개혁은 지난 연말 국회 본회의를 통과하지 못하고 무산된 바 있다. 바로 농협법 개정안이다. 그래서 이들 전국 지역농협 조합장들의 요구대로 오는 21대 국회에서는 농협법 개정안부터 통과시켜서 농협을 변화시켜야만 한다.

때마침 대통령 직속 농어업·농어촌 특별위원회(이하 농특위)가 지난해 8월 '좋은농협위원회'를 신설하고 특별 위원 15명을 위촉했다. 위원장은 강기갑 전 의원이 맡았다. 좋은농협위원회에서 제일 먼저 논의된 게 바로 농협중앙회장 선거를 현행 대의원 조합장 간선제에서 전체 조합장 직선제로 개정하는 것이었다는 걸 아는 사람이 얼마나 될까? 하지만 사실이다. 좋은 농협을 만들기 위해 농협중앙회장 선거제도부터 바꿔야한다는 게 대한민국 농정의 틀을 바꾸기위해 만들어진 농특위의 우선 논의 과제였다는 것이다.

강기갑 좋은농협위원장의 말을 들어보자. 얼마나 농협이 농민과 동떨어진 조직이 되었는지는 강 위원장의 말에 함축되어 있다. “농협은 대한민국 경제계에서 대기업으로 성장했습니다. 하지만 농업과 농민은 여전히 낙후산업의 소외된 계층으로 남아있습니다. 농협은 농민들과 함께 ‘생사고락’을 하는 조직으로 가야 합니다. 이게 안되다 보니 농협 따로 농민 따로인 오늘날의 현상이 빚어진 것입니다.”

어떤가? 농협이 제 할 일을 하고 있다고 생각하는가? 아니라면, 농협은 이제 농민을 위해 모든 걸 바꿔야만 한다. 더 이상 ‘그들만의 리그’와 ‘끼리끼리만의 잔치’를 벌이는 일을 멈춰야만 한다. 그렇지 않으면, 온국민이 농협의 존재이유와 행태를 심판하게 될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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