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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욘드 미트‘가 부른 대체육 열풍과 ‘타다 금지법’ 논란네오 러다이트 시대에 진짜 혁신은 어디에?

산업혁명의 물결이 넘실대던 18세기 초반 영국에서는 방직기계 때문에 일자리를 잃게 된 수공업자들이 공장으로 몰래 들어가 기계를 부수는 사건이 발생했다. 바로 러다이트 운동(Ruddites Movement)이다. 이 사건의 주동자는 네드 러드 (Ned Rudd)로 전해지는데 확실한 근거는 없어 가공의 인물일 것이라는 게 정설. 러다이트라는 명칭도 여기서 유래했다. 러다이트 운동은 흔히 새로운 기술의 등장으로 소외된 구체제의 노동자들이 일으킨 비문명적 파괴행위로 알려져 있다.

다른 견해도 있다. 당시 영국은 소수의 자본가와 일정액의 세금을 낸 상류층만 투표가 가능한 귀족 민주정 형태의 사회였다. 당연히 공장의 기계를 부순 세력들은 정부의 강경한 대응으로 소멸되고 만다. 하지만 운동의 지도자들은 이후 의회에 참정권 보장을 요구하는 쪽으로 운동의 목표를 전환했다. 이로써 차티스트 운동을 거쳐 마침내 노동자들에게도 정치 참여의 길이 열리게 되는 결과를 낳았다. 일부가 아닌 모든 국민에게 투표권이 보장되는 보통선거제도가 탄생하게 된 것이다. 영국 노동당도 이 무렵 생겼다. 러다이트 운동은 산업혁명과 시장자본주의가 발전하면서 소외될 수도 있었던 노동자들이 벌였던 최초의 노동 운동이다. 이 시점부터 모든 사람이 참정권을 갖는 민주주의가 시작됐고, 인권과 복지를 정부 정책에 반영하는 기조가 생겼다는 점에서 또 다른 역사적 의미가 있다.

네오 러다이트 운동이라는 말도 있다. 빅데이타, 인공지능, 사물인터넷 등 4차 산업혁명이 일어나면서 새로운 기술이 기존 일자리를 대체할지도 모른다는 공포심에서 혁신을 반대하는 현상을 말한다. 최근 우리나라에서 일어난 ‘타다’ 금지법 논란이 대표적인 예다.

여객자동차법 개정안, 일명 ‘타다 금지법‘이 지난 6일 국회 국토교통위원회를 통과해서 본회의 의결을 앞두고 있다. 이제 법적 근거가 마련되면 그 동안 11인승 카니발 차량에 기사를 제공해서 택시 업계와 갈등을 빚던 ’타다‘ 서비스는 종료하게 될 전망이다. 이를 두고 벤처업계 등 경제계 일각에서는 택시운전자들의 표를 의식한 정치권이 규제를 강화해 새로운 산업의 발목을 잡는다는 볼멘소리가 나온다. 또 다른 한편에서는 ’타다‘도 법의 미비점을 이용한 변칙적 영업활동이 아니라 법 테두리 내에서 제대로 된 경쟁을 통해 진짜 혁신을 하라는 주장도 만만치 않다. 타다가 말하는 모빌리티 산업은 빅데이타 등과 연계되어야 하는데 현재와 같이 틈새시장을 지향해서는 택시 밥그릇 뺏기 말고는 어떤 새로운 가치를 창출하겠느냐는 지적이다.

신기술이 구체제를 구축하는 현상은 농식품계에도 예외는 아니다. 그 중 하나가 대체육이다. 대체육은 전통적인 축산업이 아닌 다른 방식으로 만들어지는 고기를 말한다. 크게 식물성 고기와 배양육으로 나뉜다.

전자는 콩 등 식물성 재료와 식품첨가제로 고기의 맛과 향, 심지어는 식감까지 그대로 모방했다. 초기에 나왔던 콩고기 수준이 아니라 진짜 고기와 구분을 못할 정도의 품질을 자랑한다. 미국의 대표적인 식물성 고기 제조업체인 ‘비욘드 미트‘는 올해 나스닥 시장에 상장되기도 했다. 주가는 7월 234불을 고점으로 12월 현재 최근 75불 수준으로 떨어졌다. 후발 주자들이 시장에 진입하면서 경쟁이 심화에 따른 이익의 감소가 주가에 반영된 것으로 투자자들은 오히려 이 시장이 커질 징조로 보고 있기도 하다.

올해 처음 나스닥에 상장한 비욘드 미트가 시가 총액 1조원이 넘는 신생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이 됐다. 임파서블 푸드, 멤피스 푸드같은 스타트업들이 다음 차례를 노리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타이슨푸즈, 켈로그, 유니레버, 네슬레 같은 식품 대기업들도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사진은 비욘드 미트의 버거용 패티 제품 [사진=비욘드 미트 홈페이지]


배양육은 ‘실험실 고기’로 불리기도 한다. 줄기 세포를 배양해 원하는 부위의 고기를 만들어 내는 것이다. 유전자 기술이 들어가서 GMO 식품으로 분류되기도 하다. 아직은 배양기술이 고도화되어 있지 않아서 시간도 많이 걸리고 원가도 높은 편이다. 하지만 기술의 발전 속도가 빨라지면서 생산비용도 낮아지는 추세다. 식물성 고기는 비료와 농약, 원료가 되는 콩의 GMO 논란, 기상, 토지에 대한 비용 등의 한계가 있기 때문에 대체육의 궁극적인 미래는 배양육이 될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대체육은 이제 막 미국에서 상용화되기 시작한 신산업이다. 올해 처음 나스닥에 상장한 비욘드 미트가 시가 총액 1조원이 넘는 신생 기업을 뜻하는 ‘유니콘’이 됐다. 임파서블 푸드, 멤피스 푸드같은 스타트업들이 다음 차례를 노리고 있다. 이 뿐만이 아니다. 타이슨푸즈, 켈로그, 유니레버, 네슬레 같은 식품 대기업들도 시장 진입을 서두르고 있다는 소식도 들린다. 국내에서는 동원F&B가 비욘드 미트의 제품을 수입, 유통하고 있는 정도다. 배양육은 아직 상업적 시도조차 못하고 있는 상태다. 미국에서 성공한 사업은 여지없이 국내에 빠른 속도로 도입이된다는 점에서 대체육 시장이 국내에서 주목받게 될 날도 머지않아 보인다.

대체육이 갖는 가치는 뭘까? 첫째, 분뇨 걱정, 악취, 사료, 축사 운영에 따른 에너지 비용 등 걱정이 없는 친환경 사업이다. 둘째, 가축전염병 등으로 인한 식품 안전 문제에 대한 염려도 없다. 셋째, 국내에서도 중시하기 시작한 동물복지도 고려의 대상이 아니다. 비인도적인 사육환경과 도살 등은 해당사항이 없기 때문이다. 넷째, 세계적으로 열풍이 불기 시작한 채식주의와도 궁합이 맞는다. 마지막으로 가장 중요한 것, 식량의 수급에 대한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는 점이다. 유엔은 2050년이면 지구 인구가 100억이 된다고 전망했다. 중국 등 신흥국들의 소득 수준이 높아지면서 육류 소비도 늘어나고 있다. 과연 현재와 같은 축산업으로 이런 수요를 감당할 수 없을 것이라는 게 전문가들의 시각이다. 대체육 전성시대를 점치는 미국 투자업계의 전망이 합리적인 것이다.

이를 바라보는 국내 축산업계의 심정은 심란하다. 우리 축산업이 가지고 있는 문제를 해결할 대안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은 아니지만 언젠가는 위협이 될 것이기에 걱정이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발생과 WTO 개도국 지위 포기 등으로 가뜩이나 힘이 빠진 축산 농가들에게 누가 어떤 비전을 보여줄지 궁금하다. 이대로라면 ‘타다 금지법’이 아니라 ‘대체육 금지법’을 통과시키기 위해 머리에 띠를 두르고 광장으로 나서야 하는 것은 아닌지 심히 우려스럽다.

대체육이 아무리 뛰어나더라도 고기의 풍미를 완벽하게 재현하기 어렵다는 점에서 전통적 축산업은 그 나름대로의 가치가 있다. 육류 시장이 지역별, 소득수준별로 세분화할 수도 있다. 가공육과 조리육으로 나뉠 수도 있다. 외식용과 가정용으로 쓰는 고기가 달라질 수도 있다. 햄버거는 대체육, 한식은 전통육으로 요리해야만 제 맛이 날 것 같기도 하다. 축산계의 브레인들이 앞장서서 전통적 방식으로 생산한 고기가 소비자들에게 선택받아야 할 당위를 찾아주기를 기대한다.

이제 미국의 거대 금융 자본이 대체육 기술에 관심을 갖기 시작했다. 발전 속도가 이전보다 더욱 빨라질 것이다. 잠재적 위협에서 실질적 위협이 될 날이 머지않았다는 의미다. 축산단체-정부-농협-축산기업들은 머리를 맞대고 진지하게 우리 축산의 미래를 설계해야 하기를 촉구한다. 변화와 혁신의 바람은 도둑같이 어느새 우리 곁에 다가오는 법이다.

18세기 초 영국에서 방직기에 자리를 빼앗긴 수공업자들도, 21세기 한국에서 생존권을 놓고 한판 승부를 하고 있는 택시업계와 모빌리티 업체들도 사업의 도태와 사회적 갈등을 미리 예측하지 못해 낭패를 봤다. 때가 되면 늦다. 아직은 미미한 대체육 시장에 대한 철저한 연구와 대비로 위기를 기회를 만들 지혜가 필요하다. ‘러다이트’ 운동의 지도자들이 의회에 참정권을 요구하면서 영국 사회는 야경국가를 끝내고 복지국가 시대를 열었다. 역사는 늘 우리에게 교훈을 준다. 참고할 만하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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