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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경남 율곡농협 강호동 조합장"농협, 첨단으로 무장한 초일류가 되어야 6차 산업 농업 이끄는 대들보 될 수 있어"

[편집자주] 

직원 한 사람당 경제사업을 20억 원이나 해내는 농협이 있다. 전국 평균이 6억원이니 3배나 많이 하는 셈이다. 고령화, 여성화로 일할 사람이 부족한 농촌의 현실 속에서 농협 직원들이 직접 나서서 농사일도 대신해준다. 바로 경남 율곡농협이 주인공이다. 율곡농협을 이끄는 강호동 조합장은 지역농협에 입사해 임원을 거쳤다. 44세에 처음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올해로 4선째다. 그는 농산물의 생산과 가공이 유통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진정한 6차 산업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첨단과학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농업에 대한 소신도 거침 없다. 강 조합장을 만나 율곡농협의 현재와 미래를 들어봤다. 강 조합장이 우리 농업을 위한 정부와 농협의 역할에 대한 고언을 말하는 대목에서는 혁신을 감당할 자신감이 엿보였다.  

 

- 율곡농협의 자랑거리를 소개해 달라

율곡농협의 자랑거리를 한마디 말로 한다면 ‘강소농(强小農)’이라 할 수 있다. 말 그대로 작지만 강한 농협이다. 율곡농협은 전국에 몇 안 되는 1개 면단위 단일농협으로 조합원 수 1250여명의 소규모 조합이지만 경제사업 등 사업량은 합병조합 못지않은 성과를 내는 조합이기 때문에 전국에 강소농의 대명사로 알려져 있다.

직원 1인당 경제사업량 전국 평균이 6억원대이지만 율곡농협은 직원 21명에 전년도 경제사업 414억원을 달성하여 1인당 20억여원을 해냈다. 농협의 존재 이유가 ‘농민’이고, 농협의 존재 가치가 ‘농산물 판매의 힘’이라는 말을 행동으로 실천하는 표본으로써 경제사업이 강한 율곡농협이라고 자부한다.

율곡농협은 10여 년 전에 지역농협 전국 최초로 농협이 직접 농장을 운영하는 생장물사업을 하였던 곳이다. 지금은 정부 4대강사업으로 사라진 하천부지에 고구마밭 3만여평을 농협 직원이 직접 일구어 농장을 만들고 농사를 지어 생산과 판매를 직원이 몸소 체험하게 하여 농업인 조합원이 하는 농사일의 어려움을 알게 하였다. 농산물 생장물사업으로 농협직원이 농사일의 맷집을 키워 지금의 농작업 대행사업을 하는 노하우의 선순환이 이루어지게 되었다.

율곡농협은 ‘생산’에서 ‘판매’까지 농협이 풀코스(Full-course)로 대농가 지원을 하는 방식을 채택하여 경제사업에 힘을 불어 넣고 있다. 한마디로 ‘종합세트식’ 대농가 지원사업을 펴고 있다. 한해 농사가 시작되는 2~3월 늦겨울에 마른 논밭 갈기 쟁기작업부터 해서 3~4월 월동작물인 마늘·양파 항공방제, 5~6월 논갈기, 이양작업, 7~9월 벼논 항공방제, 10~11월 트랙터 수확작업까지 풀코스 농작업을 농협에서 직영사업으로 조합원 농가에 실비로 해주고 있다. 농산물 생산 단계에서부터 농협이 자식처럼 농작업을 대행해주고 있는 것이다. 그래서 자식보다 좋은 효자 소리를 듣는다.

농협 직원이 직접 농작업을 해주어가며 생산한 농산물 판매에도 율곡농협은 단순 판매에 그치지 않고 가공사업으로 연계하여 중·하품까지 부가가치를 높여 농가소득 증대에 이바지 하고 있다. 1차산업으로 농산물생산에서 시작하여 2차산업 가공을 거쳐 3차 소비지 판매사업까지 하여 1·2·3차 복합으로 소위 말하는 6차 산업 농업을 실천하고 있다.

 

- 특산물인 딸기를 비롯하여 양파·마늘 등 율곡농협이 취급하는 농산물이 다양한 것으로 알고 있다. 시대가 바야흐로 6차산업이 대세인데 농산물을 가공·유통하는 율곡농협만의 특장점이 있다면 무엇인가?

농작업대행을 통한 1차 생산단계부터 2차 가공사업, 3차 유통사업을 일관하여 농업을 6차 산업으로 실천 하는 농협이 전국에 흔치 않다. 율곡농협은 벼 다음으로 많은 주작물로 양파와 마늘 재배를 권장, 지원하여 농가소득을 높이려고 한다. 

하우스 딸기로 전국에 명성이 높은 율곡농협이지만 하우스 재배농가는 전체 농가에 차지하는 비율이 높지를 않아 일반 농가의 소득 작물로 농협에서 양파·마늘을 권장하였다. 율곡농협은 단순 생산 지도지원에 그치지 않고 가공과 유통을 결합한 6차 산업으로 청사진을 짜서 부가가치를 최대한 높이고 가격안정의 두 마리 토끼를 잡고 있다. 이를 위하여 율곡농협은 농산물저온저장고 6개동을 건립하고 500여평 비가림집하장, 선별장, 가공공장 등을 농협부지 한 곳에 건립하여 6차산업 실천의 기반을 만들어 놓았다.

양파의 경우 농가로부터 매취사업으로 한해 약 10만~15만망(15kg망)을 매입하여 그 중 절반 정도는 계통유통으로 판매하고 5만~8만망을 6개 저온저장고에 넣어 성출하기 시장격리로 가격조절 기능을 하게 한다. 여기에서 율곡농협은 가공사업으로까지 연계를 시켜서 농산물 부가가치를 높인다. 즉, 중하품 양파를 생양파로 유통 시킬 경우 턱없는 헐값을 받을뿐더러 특상품 가격까지 하락시키는 악순환이 있으므로 율곡농협은 이들 중하품 양파를 별도로 모아서 양파즙으로 2차 가공사업을 하여 부가가치를 끌어 올려 높은 값을 받게 하는 것이다. 중하품 양파를 가공판매 하는 과정에서 오르는 부가가치가 특상품 가격만큼 오른다. 이것이 6차 산업의 이익이다. 1차상품 양파는 물론이고 2차 가공제품인 양파즙, 아이스딸기를 해외시장 수출까지 하여 양파, 딸기 등 국산농산물을 해외시장 6차 산업으로까지 확산하려고 한다.

율곡농협을 이끄는 강호동 조합장은 지역농협에 입사해 임원을 거쳤다. 44세에 처음 조합장으로 당선되어 올해로 4선째다. 그는 농산물의 생산과 가공이 유통과 유기적으로 결합되어야 진정한 6차 산업이라고 힘주어 말한다.

- 고령화 등으로 한국 농촌이 겪어야 할 힘든 일들이 점차 많아지고 있다. 율곡농협은 어떤 대책을 마련 중인가?

통계청 조사에 의하면 한국 농촌인구 고령화율이 2013년 37.3%에서 2014년 39.1%으로 매년 2% 정도 증가세에 있다. 1980년 남자 541만명, 여자 541만명으로 동율인 정점으로 한 뒤 2013년에는 남성 138만, 여성 146만 등으로 농촌사회 여성화도 계속 심화되어 농촌사회 구조적인 문제로 인식되고 있다. 한국 농촌의 구조적 3대 과제가 절대적 인구 감소, 고령화, 여성화를 꼽을 수 있다.

이에 따라 율곡농협은 10여 년 전부터 농기계은행 직영사업을 펴서 농가의 호평을 받고 있는 바, 이는 농협이 보유한 농기계를 농협 직원이 직접 운전하여 농가의 농작업을 대신해주는 제도이다. 일명, 농작업 대행사업으로 불려지는 농기계은행 직영사업은 고령화로 상실된 농작업 능력을 보충하고, 여성화로 농기계 조작 능력이 떨어지는 조합원을 위하여 농협 직원이 대신하여 농작업 일체를 수행해주고 농가로부터 실비를 받는 사업 방식이다.

초기에는 벼 수도작에서 시작하여 논 갈기 경운작업으로부터 모심기 이양작업과 수확기 탈곡작업으로 이어졌으며, 그 뒤 무인항공기가 도입되면서 항공방제까지 농작업대행 사업 영역이 확대 되고 있다. 최근에는 드론 항공방제까지 도입되어 소규모 논밭에도 방제가 가능해졌다. 작업 종류만 확대되고 있는 것이 아니라 대상 농작물도 수도작 벼에서 양파, 마늘 등 타 채소류 작목으로까지 수혜 대상을 넓혀 가고 있으며 특히 주요 소득작물인 양파 항공방제는 호평이다.

율곡농협은 다행히 농작업대행 사업에 필요한 농기계와 전문기술자 직원을 보유하고 있어서 농촌 고령화, 여성화로 상실되는 농작업 지원을 선도하고 있지만, 여타 전국의 농협은 이 사업의 필요성은 많다고 여기나 장비와 전문 기사를 보유하고 운영하는 소프트웨어 노하우가 없어서 운용을 못 하고 있다. 농협중앙회가 농식품부 등 정부 부문의 지원을 이끌어내어서라도 전국의 농촌에 확산을 시켜야 한다고 생각한다.

 

- 유통이 농업계의 뜨거운 감자라는 것은 현장에서 더 피부로 느끼고 있을 것이다. 농협이 유통문제의 대들보나 디딤돌이 될수 있는 방안에 대한 평소 지론을 말해 달라.

'아이스딸기'를 전국 최초로 상업적 유통을 한 곳이 율곡농협이다. 아무도 냉동딸기를 생각하지 않았던 시절에 생산·가공단계에서 3차 유통을 선도한 사례이다. 유통을 3차 산업 측면에서만 접근을 하면 죽은 유통이 될 가능성이 있다. 무슨 말이냐 하면 3차 산업인 유통은 1·2차 산업인 생산과 가공 과정에서 시작이 되어야 한다는 것이다. 또한, 거꾸로 말하면 1·2차 산업인 생산과 가공 과정에서 3차 유통을 생각하지 않는 무작정 생산은 죽은 1·2차 산업이 되게 하는 것이다. 다른 산업 분야에 비하여 농산물은 1·2차 생산 단계에서 3차 유통을 크게 생각하지 않아 온 것이 사실이다. 

주식인 쌀 농사를 지으면서 유통 단계까지 생각하지 않고 오직 풍년 농사를 목표로 하는 것이 현실이니까 그런 것이다. 그러므로 전통사회에서는 풍년 농사이면 농민은 웃고 흉년 농사이면 우는 것 하나인 1차 방정식 같은 것이었다면, 현재와 미래사회는 풍년은 울고 흉년은 오히려 소득이 증대되는 복잡한 2·3차 방정식의 유통시장 속에서 농업을 논해야만 한다. 그래서 가장 간단한 벼농사도 1차 생산단계에서부터 세계와 국내 날씨 전망을 예측하고 소비자 기호 변화와 소비 트랜드 흐름을 면밀히 관찰하여 종자 선택부터 3차 유통시장을 분석하여 결정해야 한다. 볼펜 하나를 만들어도 유통시장 트랜드를 먼저 분석하고 유행을 만들 듯이 농업도 종자 선택부터 3차 유통시장을 분석하여 선택하는 미래 선진농업을 이제 해야 한다는 것이다.

앞으로 여기에 농협의 역할이 강화되어야 한다. 시골을 농부가 국내외 농산물 소비 트랜드를 다 분석하며 농사를 짓기에는 고령화를 겪는 농촌 현실에 그림의 떡일 뿐이다. 그래서 농민은 고령화 되어도 한국 농협은 첨단으로 무장한 초일류가 되어야 6차 산업 농업을 이끄는 대들보가 된다는 것이 지론이다.

 

- 농업시장 개방, 스마트 팜 활성화 등 미래농협의 도전에 대하여 어떠한 대처 방안이 있는가?

최근 정부에서 한국 농업의 개발도상국 지위를 포기 한다고 하여 온 농업계에 비상이 되고 있다. 이미 오래 전에 선진국 OECD 회원국이 된 대한민국이 나라 전체로 보아서는 개발도상국을 벌써 넘어섰다.

그런데 2·3차 산업이 주도하여 나라전체가 선진국이 되었다고 하여 1차 농업도 선진국이 되었다고 섣불리 볼 수는 없다. 첨단 농기계를 보유 하고 있다고, 몇몇 첨단 시설재배를 한다 하여 농업 선진국이라고 분류하는 것은 적어도 농업 분야에 관한한 맞는 것이 아니라고 생각한다. 왜냐하면 농업은 농지 규모와 전 국토에 분포하는 농지의 입지조건 등 첨단 농업 기술보다 훨씬 영향력이 큰 고려 항목이 있기 때문이다. 미국의 광활한 농지와 한국의 산지에 둘러쌓인 좁은 농지의 입지여건이 농업 선진국과 개발도상국을 가르는 가장 중요한 척도이기 때문이다.

그래서 정부의 발표에도 불구하고 실제 협상과정에서 농업계가 중지를 모아 개발도상국 지위에 버금가는 국내 농업을 지키는 방비와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당장 눈앞에 놓인 농업시장 개방에 대처하는 과제이다. 스마트팜 같은 첨단 기술을 접목한 미래 농업은 IT 강국인 한국 농업의 밝은 미래를 밝혀준다. 그래서 농지는 협소하여도 한국의 미래 농업은 세계 일류가 될 수 있다고 확신 한다. 이것은 어쩌면 우리 선조들께서 ‘농자천하지대본(農者天下之大本)’이라 하여 농업을 중시한 선견지명이 있었기 때문인지 모른다.

미래 농업은 급격한 지구 온난화에 따른 기후 변화에 어떻게 잘 대응 하느냐에 달렸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고 생각 한다. 아무리 첨단 스마트팜 기술을 갖추어도 기후 변화에 강한 농작물을 생산 하지 못하면 IT기술도 무용지물이 될 수밖에 없다. IT를 접목한 스마트팜이 미래 농업의 소프트웨어라면 미래 기후변화에 강한 종자와 농업기반 시설을 갖추는 것은 하드웨어 같은 것이다. 미래 농업은 첨단 과학과 가장 원시적인 기후 변화의 두 변수를 잘 통제하는 혁신적인 시스템을 갖추어야 살아남을 수 있고 1등이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여기에서 농협과 정부의 역할이 강조되는 것이다. 개인 농가로서는 미래 농업의 환경 변화를 뚫고 나가는 것은 불가능한 일이다. 농협과 (지방)정부라는 조직적인 대응이 있어야 하는 것이고 나는 내 소임이 다 하는 날까지 율곡농협 뿐만 아니라 한국 미래 농업을 지키는 지킴이가 되고자 한다.

정재길 기자  ynkiller@hanmail.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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