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녹색자금은 산림환경 보호, 산림기능 증진, 해외산림자원 조성에 소요되는 사업비 지원
- 산림교육-산림치유-수목장림 등 생애주기별로 체계적인 산림복지서비스 제공할 것 

[편집자주]

18세기 프랑스의 계몽주의자 루소는 자연으로 돌아가라고 했다. 그가 말한 자연이라는게 문명의 반대 개념인 자연인지, 아니면 사전적 의미로 환경을 의미하는 자연인지는 이견이 있다. 오히려 중의적 의미로 인간에게는 ‘그대로의 성질인 자연스러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말하려는 것 아니었을까. 우리가 자연하면 떠오르는 게 나무요 계곡이요 개울이다. 그게 바로 숲이다. 숲이 전국토의 70%인 우리나라 사람에게는 산에서 태어나 산으로 돌아간다는 말이 맞겠다. 기술 문명이 고도로 발전하고 있는 요즘이다. 인간의 일자리는 기계에 의해 대체된다는 두려움이 커졌다. 그럴수록 인간은 자연스러움을 그리워한다. 산림 복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산림복지진흥원이 그걸 하겠다고 한다. 그 선두에 이창재 원장이 있다. 그를 만나 산림 복지의 방향과 철학에 대해 들어봤다.

- 산림복지진흥원이 하는 일을 크게 3가지 정도로 압축해서 설명한다면?

“세대별·계층별 생애주기별로 제공하는 산림복지서비스 중 산림교육, 산림치유, 수목장림 등이 주력사업이다. 산림교육은 산림의 다양한 기능을 체계적으로 체험, 탐방, 학습함으로써 산림의 중요성을 이해하고 산림에 대한 지식을 습득하며 올바른 가치관을 갖도록 하는 교육을 말한다. 산림치유는 향기, 경관 등 산림의 다양한 요소를 활용해 인체의 면역력을 높이고 건강을 증진시키는 것이다. 수목장림은 사람이 자연에서 태어나 자연으로 돌아간다는 정신에 근거해 화장한 유골의 골분을 나무 밑이나 주변에 묻어 장사할 수 있도록 지정한 산림이다. 그동안 우리나라는 좁은 국토에 매장하는 문화로 인해 산림이 많이 훼손됐으며 수목장은 자연 훼손을 최소화해 후손에게 아름다운 자연을 물려주기 위해 꼭 필요한 장묘문화다. 경기도 양평에 있는 국립하늘숲추모원은 국가가 운영하는 유일한 수목장림으로, 비용·유지관리 측면에서 신뢰가 높아 새로운 장묘문화를 선도하고 있고 제2, 제3의 국립수목장림 조성이 시급한 가운데 오는 2022년 충남 보령 개화리 일대에 ‘기억의숲’이라는 제2국립수목장림 조성이 추진 중이다.”

- 국민들에게 다양하고 체계적인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 전국에 산림복지시설을 운영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대표적인 것은?

“산림복지시설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운영하는 곳으로 국립산림치유원, 국립숲체원, 국립치유의숲, 국립수목장림 등이 있다. 국립산림치유원과 국립숲체원에서는 지역의 문화와 관광 자원을 연계한 이색적인 산림 복지 가족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많은 방문객들의 호응을 얻었으며, 지역 소득 창출에도 기여했다. 특히, 경상북도 영주·예천 지역에 위치한 국립산림치유원은 지역의 문화 자원과 연계한 ‘선비 체험’과 예천곤충생태원과 연계한 ‘우리 가족 곤충 여행’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선보였다. 해당 프로그램에는 500여 명의 가족이 방문하는 등 높은 만족도를 보였다. 강원도 횡성숲체원은 지역 기업인 국순당 주향로와 연계한 프로그램 ‘주(酒)말애(愛) 치유 여행’과 ‘산촌으로 떠나는 치유 캠프’를 운영하고 있다. 전라남도 장성숲체원은 방장산 국가산림교육센터와 축령산 치유의숲을 함께 운영하고 있다. 방장산 국가산림교육센터에서는 방과 후 활동 및 자유학기제 등 청소년 위주의 산림교육프로그램과 장애인, 저소득 계층 등 사회적 약자를 위한 숲체험 교육사업을 운영하고 있으며, 축령산 치유의 숲에서는 국내 제일의 편백나무 숲을 기반으로 몸과 마음의 치유가 필요한 사람들을 대상으로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강원도 강릉에 위치한 대관령치유의숲은 야간 산림치유 프로그램인 ‘대관령숲 별이 빛나는 밤에’라는 휴가철 이색 체험을 제공했다. 이 프로그램은 인근 지역 펜션 및 야영장 고객들의 호응을 얻어 9월까지 연장 운영됐다. 경기도 양평에 위치한 국립양평치유의숲은 느림과 쉼을 주제로 직장인을 위한 ‘슬로우드테라피’ 프로그램을 제공하여 수도권 직장인들에게 호응을 얻고 있다. 울주군에 위치한 대운산치유의숲은 개원 전부터 교원, 가족, 소외계층 대상 다양한 산림 치유 프로그램을 제공한 바 있다. 특히 대운산의 맑은 계곡물을 활용한 탁족놀이와 수중지압 코스는 특히 이용객들의 만족도가 높아 재방문객들이 많고, 지난해 시범 운영 기간과 비교해 올해 여름철 방문객이 3배가량 증가했다. 지난 10월 개원한 대전 유성구에 위치한 국립대전숲체원도 좋다. 대전숲체원에서는 ‘아이(兒) 좋아 숲’ 등 유아 특화 프로그램을 통해 유아들이 숲에서 자유롭게 뛰어놀며 자율성과 창의성, 사회성을 향상시키는 다양한 프로그램이 준비되어 있다. 대전숲체원은 전국에서 유일하게 엘리베이터로 숲을 진입하는 무장애길을 마련, 누구나 자유롭게 숲을 체험할 수 있도록 조성했다.”

기술 문명이 고도로 발전하고 있는 요즘이다. 인간의 일자리는 기계에 의해 대체된다는 두려움이 커졌다. 그럴수록 인간은 자연스러움을 그리워한다. 산림 복지가 필요한 이유가 여기 있다. 산림복지진흥원이 그걸 하겠다고 한다. 그 선두에 이창재 원장이 있다.

- 산림치유지도사, 숲해설가 등 산림복지전문가 양성에도 힘쓰고 있는데, 효과와 향후 전망은?

“산림휴양, 치유 등 국민의 산림복지에 대한 서비스 수요가 높아지면서 전문 인력의 역할이 중요해졌다. 산림복지전문가는 숲해설가, 유아숲지도사, 숲길등산지도사, 산림치유지도사(1·2급) 등으로 구분되며, 현재까지 약 1만 9442여 명이 등록돼있다. 최근에는 ‘산림복지전문업’ 제도가 도입되어 민간 주도의 지속 가능한 양질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있다. 이를 통해 민간부문에서 산림복지 활성화를 통해 국민에게 수준 높은 서비스가 제공될 것으로 기대된다. 현재까지 312개 업체가 산림복지전문업으로 등록되었으며, 종사하고 있는 산림복지전문가는 3197명이다. 국민들은 산림에서 건강과 복지를 위한 휴양, 교육, 치유 등 다양한 유무형의 서비스를 지속해서 받기를 희망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산림복지 전문업도 지속적으로 육성될 것이다. 특히 산림복지전문업은 국가나 지자체사업에 참여할 수 있고, 유치원이나 사회복지시설과 같은 민간단체에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도 있다. 진흥원은 산림복지 전문업 등 민간분야 일자리 확대와 역량강화에 끊임없는 노력을 기울일 예정이다. 진흥원은 기후변화, 사회적 갈등, 마음의 병 등에 관한 문제의 답을 산림에서 찾고자 노력하고 있다. 특히 현대인이 겪는 마음의 병에 산림복지 자원을 활용하는 방안을 많이 찾으려 한다. 실제 산림복지전문업 서비스 이용객들이 삶의 질 향상과 행복감 증대에 도움이 되었다는 답변이 많았다. 향후 맞춤형 산림복지서비스 제공으로 건강과 복지에 대한 국민들의 사회적 욕구를 충족시킬 것이다.”

- 산림복지전문업의 창업도 지원하고 있다고 알고 있다. 산림복지전문업이란 무엇인지? 

“산림복지전문업은 산림치유, 숲해설, 유아숲지도, 숲길등산 등 산림복지서비스 제공을 영업의 수단으로 하는 업이다. 산림복지전문업은 전문업을 통해 장기 일자리를 제공함으로써 고용의 안정성 향상과 민간 시장의 활성화를 목적으로, 산림복지 전문가의 전문성을 높이고, 산림복지서비스의 다양성을 강화하기 위해 마련됐다. 숲해설가, 산림치유사 등 전문인력 90% 이상이 40대 이상으로 구성돼 있다. 산림복지 분야가 성장가능성이 큰 만큼 청년들에게도 이 분야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간접적인 직업 체험의 기회 제공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에 따라 지난달 청년대상 ‘산림복지 청년창업캠프’를 국립칠곡 숲체원에서 개최했다. 만 39세 이하 청년 28명을 대상으로 산림복지에 대한 이해를 돕고, 창업 운영사례 등을 교육하여 반응이 좋았다. 앞으로도 더 알찬 프로그램 기획을 통해 청년들의 새로운 아이디어가 산림복지전문업 창업으로 이어지도록 할 것이다.”

- 요즘 농업계에서도 치유농업이라는 말이 유행하고 있다. 산림복지진흥원에서도 치유의 숲이라는 산림을 조성해서 운영 중인데, 농업계와 산림계의 협력으로 보다 큰 그림을 그릴 수도 있을 것 같다. 이를테면 네덜란드 등 유럽국가의 ‘케어 팜’ 같은 형식을 예로 들 수 있겠다. 향후 그런 큰 프로젝트를 기획 중인지?

“농업을 성공적으로 케어영역에 접목시켜 온 네덜란드처럼 우리도 앞으로 한쪽으로만 치우치지 않은 통합의 시대가 올 것이다. 농업과 산림이 같은 농림축산식품부 안에 있다보니 최대한 협업해 시너지를 발생시키면 좋을 것 같다.”

-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내년도 복권기금 녹색자금사업 공모를 진행했다. 장애인·노인 등이 거주하는 사회복지시설에 녹지공간을 조성하는 ‘나눔숲 조성사업(134억 2000만 원)’과 소외계층을 대상으로 하는 ‘숲체험·교육 지원사업(75억 원)’ 등 총 예산이 209억 원인 것으로 알고 있다. 녹색자금의 운용에 대해 쉽게 설명한다면.

 “녹색자금은 산림환경을 보호하고 산림의 기능을 증진하며, 해외산림자원을 조성하는 데 드는 경비 및 사업비를 지원하기 위해 운용되는 것이다. 재원은 먼저, 복권 및 복권기금법의 규정에 의하여 배분받는 복권수익금으로 녹색자금은 복권기금 법정배분액의 5.846%이다. 녹색자금은 매년 나눔숲 조성사업과 숲체험교육 지원사업 두 부문의 공모를 통해 사업시행자를 선정한다. 나눔숲 조성사업은 지방자치단체를 대상으로, 숲체험교육사업은 비영리법인이나 사회적경제기업 등을 대상으로 한다. 세부 사업 분야로는 실내·외 복지시설 나눔숲 조성사업, 무장애나눔길 조성사업, 숲체험교육사업, 나눔숲돌봄사업으로 구분돼 산림복지 사각지대를 해소하고 소외계층의 산림복지 증진의 목적으로 사용되고 있다.”

녹색자금은 산림환경을 보호하고 산림의 기능을 증진하며, 해외산림자원을 조성하는 데 드는 경비 및 사업비를 지원하기 위해 운용되는 것이다. 재원은 먼저, 복권 및 복권기금법의 규정에 의하여 배분받는 복권수익금으로 녹색자금은 복권기금 법정배분액의 5.846%이다.

- 남북화해 분위기 속에 남북산림협력을 비롯해 종자, 묘목 등 다각도의 협력방안이 논의 중인 것으로 알고 있다.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이 남북산림 협력이나 남북 교류에 기여하고 있는 프로젝트에는 어떤 것들이 있고, 향후 어떤 식으로 확대하고 운용할 생각인지?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통일부, 산림청, 남북하나재단과 '북한이탈주민 산림치유 및 일자리 지원 업무협약'을 체결했다. 이를 통해 산림을 통한 치유와 자립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북한이탈주민 대상 산림복지서비스 제공, 탈북민의 산림분야 일자리 발굴 및 지원, 상호 협력 모델 발굴 및 산림복지시설 이용 활성화 등에 함께 노력할 방침이다. 특히 통일부와 남북하나재단은 산림치유 프로그램 및 교육 등 참여자를 모집.관리하고, 산림청과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은 탈북민 맞춤형 산림치유 프로그램 개발 및 녹색자금 지원, 산림분야 일자리 발굴 등에 노력할 계획이다. '북한이탈주민 부모-자녀 행복증진 산림치유 프로그램'과 '남북하나재단 중간관리자 산림치유 캠프'를 진행한 결과, 만족도가 높고 재참여 및 추천 의사가 100%로 나타나 향후 협력사업에서도 좋은 성과를 거둘 것으로 예상된다. 또한, 최근 전남 장성에 위치한 국립장성숲체원 산림교육센터에서 북한이탈주민 37명을 대상으로 산림치유프로그램을 진행하기도 했다. 이번 협약을 통해 생활 밀착형 탈북민 정책의 일환으로 탈북민 대상 맞춤형 산림치유 프로그램 개발 등을 통해 심리적 어려움을 겪는 탈북민의 정서 안정을 돕고, 산림분야 일자리 발굴을 통해 자립 기반을 강화함으로써 삶의 질을 높이는 데도 기여할 수 것으로 기대한다.”

- 10년 뒤의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모습은 어떠하리라고 예측하나? 포부를 포함해 미래를 그려본다면?

“인간은 자신이 생태계의 일원이었다는 사실을 망각한 채 살아간다. '지금 우리는 자연으로 간다'는 책처럼 인간은 첨단사회가 될수록 더 많은 자연을 필요로 하고 있다. 국민들의 산림복지 수요가 커질면서 그에 맞춰 한국산림복지진흥원의 활동영역도 커질 것이다. 이에 따라 국민들에게 체계적이고 다양한 산림복지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는 최고의 기관이 되도록 노력하겠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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