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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감을 생각한다, 농업-농민 위한 대안 수립의 장 돼야[국정감사] 2019 농림축산식품부 및 산하기관 국정감사 화제 이슈 정리

아프리카돼지열병과 국내 현안들로 이번 국정감사가 자취를 감췄다는 뒷이야기가 무성하다. 그런 분위기 탓인지 농림축산식품부와 산하기관에 대한 입법부의 예리한 질문들도 예년만 못하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국감 현장에서 화제가 된 이슈들을 모아서 정리했다.

 

◇ 농식품부 종합국감 “원인 파악도 못하는 아프리카돼지열병, 제대로된 대처인가?”

뭐니뭐니해도 2019년 가을의 최대 이슈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일 것이다. 하지만 아직까지 발생원인을 모르기에 답답하고 위험한 상황인 것도 맞는 말이다. 이에 김성찬 자유한국당(경남 창원시 진해구) 의원과 강석호 자유한국당(경북 영양·영덕·봉화·울진) 의원이 잇따라 북한 야생멧돼지로부터 감염됐을 가능성을 따져 물었다. 김현수 장관은 야생멧돼지가 철책을 넘어 왔을 가능성은 높지 않다고 본다라고 답변했고, 의원들은 애초에 북한 유입 가능성을 크게 고려하지 않은 농림축산식품부의 안일한 인식을 질타하고 꼬집었다. 대응미흡과 늑장대응이란 말도 쏟아져나왔다.

단일대응체제를 갖추자는 의견도 제시됐다. 이만희 자유한국당(경북 영천·청도) 의원은 “ASF와 관련해서 농림부, 환경부, 국방부를 나눠 생각할 게 아니라,단일체제를 갖추고 대응해야 옳다. 특히 겨울에 바이러스 생존이 길어지는 걸 대비해야 한다”라는 지적도 나왔다. 김현수 농림축산식품부 장관은 “멧돼지 개체수 확산을 막는 게 급선무이며, 오염 가능성이 있는 돼지의 경우 빠른 시일 내에 수매나 살처분하는 것이 불가피하다. 소독과 방역에 집중하겠다”라는 원론적인 답변만 늘어놨다.

예방적 살처분에 따른 농가 보상 문제를 현실화해야 된다는 의견도 제시됐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비례)은 “예방적 살처분에 따른 보상에서 농가의 손해가 없도록 해줘야 한다”고 지적했다. 김현수 장관은 “살처분의 경우 당일 시가를 적용한다. 지금 돼지고기 가격이 낮은 상황을 검토하겠다”고 말했다.

공익형직불제도 집중 거론됐다. 민주평화당 박주현 의원은 “개도국 지위 박탈과 공익형직불제 도입을 연결시키는 것은 농민과 국민을 호도하는 것이다. 말만 공익이고 사실은 ‘분열형 직불제’ 아닌가”라고 지적하고 나섰다. 정운천 바른미래당(전북 전주을) 의원은 “문재인 정권이 쌀 공급과잉에서 적정 생산 중심으로 정책을 바꿨어야 했는데 타이밍을 놓쳤다”고 꼬집었다.

WTO 개도국 지위 유지 촉구 발언도 이어졌다. 서삼석 민주당(전남 영암·무안·신안) 의원은 “WTO 개도국 지위를 반드시 고수해야 한다는 것이 여야의 의견이다. 미국 정부가 강력하게 압박을 해도 우리 농업과 농민을 지키기 위해서는 개도국 지위를 반드시 유지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 산림청 국감 “태양광 산림훼손 심각하다. 김재현 산림청장은 물러나라”

태양광 등 대체 에너지 발전소 부지 관련 산림훼손이 도마에 올랐다. 자유한국당 김태흠 의원(충남 보령시 서천군)은 “‘태양광 산지 일시사용허가제’ 시행을 미뤘던 유예기간 6개월 동안 전용 허가된 면적이 1262ha, 제도 시행 이후에도 허가면적이 1037ha” 라고 지적하고, “내용도 전혀 모르고 국감장에 나온 김재현 산림청장은 청장을 그만 두라”고 질타했다.

강원도 동해안 일대 대형 산불 문제도 터져나왔다. 더불어민주당 오영훈 의원(제주 제주시을)은 “5년 동안 산불 1건 당 피해면적은 2014년 0.27ha였다. 그런데 2018년 1.8ha까지 늘어났다. 산불 발생 이후 조림사업에 화재에 취약한 침엽수를 심는 것도 문제”라고 지적했다.

 

◇ aT 국감 “수입 냉동고추 30%점유 및 국산 둔갑 문제”

aT 국정감사장에서 가장 많은 질의가 집중된 분야는 농산물 수출이었는데, 이는 연초부터 거의 모든 농산물가격이 폭락한 탓이 크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서삼석 더불어민주당 의원(전남 영암군무안군신안군)은 “농산물 수출실적을 보면, 신선농산물은 18.4%고 가공식품이 81.5%인데 거꾸로가 되어야 하는 거 아닌가? 매년 지적받고 있으면서 왜 안 변하지 않는가?”라며 신선농산물 수출확대를 대책을 요구하고 나섰다. 손금주 무소속 의원은 2016년을 제외한 중국 쌀 수출실적이 거의 없는 사실을 지적하며 대규모시장인 중국에 대한 시장조사를 다시 할 필요가 있으며 쌀 가공품으로도 수출확대를 고려할 것을 조언하기도 했다.

자유한국당 강석진 의원(경남 산청군함양군거창군합천군)은 “콩 소비량 40만톤 중 국내생산이 10만톤인데, 자급률을 높여가야 한다.”고 주장했고, 서삼석 의원은 “1995년 농산물 개방 이후 관세율이 낮은 냉동고추가 국산으로 유통되는 상황이다. 냉동고추가 시장의 30%를 점하고 있는 상황에서 왜 aT는 대책이 없나?”라고 꼬집었다.

2019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하나마나한 맹탕 국감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힘들 것 같다. 내년에는 국감이 농업-농민을 위한 진정한 대안 수립의 장이 될길 올해도 간절히 기대해 본다.

◇ 마사회 국감 “ 평균연봉 9200만원 마사회가 경영실적은 D등급 ”

마사회 국정감사에서는 마사회의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 D등급 문제와 불법도박 문제가 집중 거론됐다. 아울러 마사회의 기강해이도 질타의 주제가 됐다. 마사회는 지난 6월 기획재정부가 주관한 공공기관 경영실적 평가에서 미흡이하인 D등급을 받은 바 있다. 이는 2017년도 평가에서 받은 C등급보다 한 단계 아래의 결과.

손금주 무소속 의원은 “경영실적 평가 결과는 실적악화 뿐 아니라 마사회의 도덕적 해이가 더 큰 문제”라면서 “최근 5년간 88명의 직원들이 징계를 받았는데 이 중 83%가 근신, 감봉 등 경징계에 그쳤다”고 강조했다.

경대수 자유한국당 의원(충북 증평군진천군음성군)은 “마사회 직원들의 지난해 평균 연봉은 9209만원인 것으로 드러났다. 사기업이라면 이처럼 경영지표가 악화됐을 때 임금에 손을 대는 게 당연하다”며 마사회의 경영실적에 비해 높은 연봉을 비판하고 나섰다.

불법경마 문제도 거론됐다.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해운대구을)은 “불법사설경마시장 규모가 마사회의 경마 매출액보다 2배나 많다.”고 꼬집었다. 실제로 2016년 한국형사정책연구원 자료에 따르면, 불법경마시장 규모는 최대 13조 9천억원인 것으로 추정된다. 이는 2018년 마사회의 경마 매출액인 7조 5천억원의 거의 2배 규모인 셈이다.

 

◇ 농업정책보험금융원 국감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2.5%로 유명무실. 대책은? ”

오영훈 더불어민주당 의원(제주 제주시을)은 “저소득층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 저조하다. 농업인 중 저소득 계층의 농작물재해보험 가입률은 2.5%다. 이는 전국에서 280명이 가입한 수치”라고 꼬집었다. 이에 김윤종 원장은 “풍수해보험과는 가입 대상과 성격, 국고 지원 등에서 차이가 크다. 농작물재해보험 가입율을 끌어올리는 노력을 하고 있지만 한계가 있다”라고 답변했다. 오영훈 의원은 또 “농기계 사고 중 경운기 보험가입률은 고작 0.8%”라고 지적했다.

박주현 민주평화당(비례대표) 의원은 학생 대상 아침간편식 지원 시범사업에 대해 제언했다. 박의원은 “아침 간편식 사업을 학교에만 의존하면 절대로 확대될 수 없다. 지역 학교급식센터를 활용하거나 편의점 주먹밥 같은 간편식을 적극 활용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한국농어촌공사 국감 “농업용수 오염관리 제대로 못하는 한국농어촌공사 ”

박완주 더불어민주당 의원(충남 천안시을)은 충남 지역 농업용수 오염 실태를 꼬집었다. 박 의원은 “농업용수 수질측정 결과 기준치인 4등급을 초과하는 담수호 비율이 전국 평균 10% 내외로 증가 추세에 있다. 농업용수를 관리하는 농어촌공사에서 특단의 대책을 세워야 할 것”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김인식 한국농어촌공사 사장은 “농업용수 수질개선 관련, 관리가 어려운 측면이 있다. 별도 편성된 예산이 없었다. 향후 환경청, 지자체 등과 협의체를 꾸려 시정하겠다”고 원론적인 답변만 되풀이했다.

이만희 자유한국당 의원(경북 영천시청도군)은 한국농어촌공사의 배수개선사업 추진 현황을 따져 물었다. 이에 김인식 사장은 이번에도 “2030년 정부 목표치를 완성하려면 매년 98개 지구를 배수개선사업 대상으로 선정해야 하지만 예산이 부족하다. 예산 확보를 위해 적극 노력하겠다”라며 예산 핑계를 대기도.

 

◇ 농업기술실용화재단 국감 “해외 파생결합상품 투자 14억 손실 책임은 어디에?”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이사장 박철웅)에 대한 국정감사에서는 해외금리연계 파생결합상품 투자로 인한 14억원 규모의 손실이 여야 의원들의 질타를 받았다.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지난해 1월과 4월 영국 CMS 금리연계 W-45호와 독일국채 10년 금리연계 W-3호에 10억원씩을 투자했는데, 지난 10월 초 영국·독일 상품의 수익률은 –41.3%와 –84.9%였다.

윤준호 더불어민주당 의원(부산 해운대 을)은 “지난 9월 30일 기준 영국과 독일 상품 손실금은 각각 4억 5300만원과 8억 4300만원이다. 이해하기 힘든 부분은 재단의 자금 운영에 대한 자체 규정이 없었다는 점”이라고 질타했다. 이에 박철웅 재단 이사장은 “재발되지 않도록 특별히 유념하겠다”라고 답했다. 국민 세금을 몇십억 원 날리고도 태평한 답변만 내놓은 공공기관의 도덕성 해이에 기가 찰 뿐이다.

이래서 국감 무용론이 나오는 게 아닌가 싶다. 2019 농림축산식품부와 관련 산하기관에 대한 국정감사는 하나마나한 맹탕 국감이라는 오명을 피하기 힘들 것 같다. 내년에는 국감이 농업-농민을 위한 진정한 대안 수립의 장이 될길 올해도 간절히 기대해 본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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