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국제농업기술전에 선보인 깜찍하고도 기특한 화분이야기. 국내 굴지의 종자회사인 아시아종묘가 혈당강하 기능성풋고추 ‘미인풋고추’ 등을 화분에 심어 전시해놓은 것이 사람들의 호응을 크게 이끌어냈다. 사람들은 ‘화분에서 키우는 당뇨병 약’이라든지 또는 ‘화분에서 직접 키워 먹는 항당뇨제’라는 등의 말을 주고받으며 즐거워했다. 화분 하나가 사람들의 마음에 안도감과 기쁨을 선사했다는 점이 신기하고 기특할 따름이다.

풋고추를 먹는 것만으로 혈당강하 효과가 검증된 이 풋고추는 기능성 작물의 방향성을 잘 보여주고 있다 하겠다. 기업만 이런 신통한 연구.개발을 하는 것은 물론 아니다. 농촌진흥청 산하에는 국립특작과학원이라는 곳이 있다. 여기 홈페이지에는 “우리 국립특작과학원은 '씨앗 그 자체가 하나의 우주다'라는 초대원장 우장춘 박사의 정신을 이어받아 안전하고 건강한 원예특작 농산물 개발과 부가가치 향상으로 미래 농업을 만들어 가겠습니다.”라고 적혀있다.

우장춘 박사가 누군가? 씨 없는 수박으로 잘 알려진 바로 그분 아닌가? 그의 넷째 사위가 바로 일본 교세라, JAL(일본항공)의 이나모리 가즈오 회장인 점으로도 유명한 우장춘 박사. 그의 정신을 기린다는 곳이 바로 국립특작과학원이다.

그래서 그곳에서 최근 신통방통한 마늘품종을 개발해 보급하고 있다. 국내 마늘은 한지형(의성, 단양 등)과 난지형(남해안, 제주 등)으로 구분되며, 난지형 마늘이 국내 생산의 약 80%가 넘는다. 이때 주로 심는 '남도'나 '대서' 같은 품종은 각각 중국, 스페인으로부터 도입된 품종이다. 농촌진흥청은 이를 대체하기 위해 난지, 한지 구분 없이 어디서나 재배 가능한 '홍산' 마늘을 개발해 보급했고 홍성에서 무럭무럭 자라고 있다. 농촌진흥청 국립원예특작과학원은 홍산품종이 국내 마늘 산업에서 외국 품종을 대체하는 효과가 클 것이라고 예상하고 있다.

앞서 언급한 당뇨병에 효능이 있는 풋고추나 외국품종을 대체할 신품종 개발 등은 우리 농업의 앞날을 밝히는 등불이랄 수 있겠다. 이런 일이 더 많아져서 우리 농촌이 더욱 밝아지길 기대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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