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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농업의 미래성장 동력 발굴로 국가의 혁신주도 성장에 기여하겠습니다“[인터뷰] 김경규 농촌진흥청장

- "민관협력으로 지역특화농업 활성화와 우리 농업의 경쟁력 강화해야"
- "디지털농업은 농업 선진국과 기술격차 줄이고 경쟁력 확보할 가장 과학적인 대안"

 

[편집자주] 보릿고개라는 것이 있었다. 가을에 쌀을 추수하고 이듬해 여름 보리를 수확하기 전 먹을 곡식이 떨어져 배고픈 고통으로 참기 힘든 계절을 이렇게 불렀다. 아무리 성실히 일해도 주린 배를 채울 수 없었다. 이 때 통일벼가 나타난다. 같은 노력을 들이면 수확량이 두 배가 됐다. 이 때부터 대한민국은 기아로부터 벗어날 수 있었다. 이 통일벼를 개발한 게 농촌진흥청이다. 아직 기아 문제를 해결하지 못한 나라들에게 우리의 농업 기술을 전파해주는 고마운 일도 이곳에서 한다. 이제 ICT 기술로 농업을 최첨단 고부가가치 산업으로 탈바꿈시키려고 한다.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을 만나 과거와 현재, 그리고 미래 비전을 들어봤다.

 

- 농촌진흥청이 지난 세월동안에 우리 농업.농촌에 기여한 바가 크다. 가장 큰 성과를 꼽는다면 어떤 것들이 있나?

가장 먼저 통일벼 개발과 이앙기술 보급으로 생산량 증가와 노동시간 단축으로 안정적 쌀 생산을 가능케 했다는 점을 들고 싶다. 이 두 가지가 주곡인 쌀의 자급을 달성하는데 큰 기여를 했다. 둘째로, 비닐하우스 농법을 개발해 연중 신선 농산물 공급하게 된 점을 들 수 있다. 이로써 채소 연중 생산이 가능해짐에 따라 사계절 신선 농산물을 식탁에 올리게 되면서 국민의 삶이 질이 획기적으로 개선됐다고 본다.

셋째, 종자주권 확립을 위해 신품종과 고부가 식의약 소재를 개발해 농업의 부가가치를 높이기 위해 노력해 왔다. 예컨대 농업유전자원 38만 9천 점을 확보해 이를 이용한 기후변화, 로열티에 대응하는 신품종을 개발하기도 했다. 넷째, 농업 ODA의 핵심으로 성장한 해외농업기술개발센터를 통해 개발도상국에 농업 발전을 위한 기술 지원을 해준 것도 성과로 꼽을 수 있다. 이를 통해 해외농업자원을 확보하고 해외에 진출하는 농산업체을 지원하는 부수적 효과도 거두고 있다.

마지막으로 전국 토양정보가 한눈에 보이는 ‘흙토람’ 구축한 일도 잘한 일로 생각한다. 1964년 이후 50여 년간의 토양정보를 전산화하고 세계 최초로 필지별 토양관리 정보를 제공할 수 있게 됐다.

 

- 청장으로 취임 후 어떤 사업을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는가? 농촌진흥청이 가야할 방향을 중심으로 현안 과제를 제시해 달라.

현재 우리나라 농업과 농촌은 고령화, 수입개방, 기후변화 등으로 어려움을 겪고 있다. 세계 최고 수준의 연구개발·보급 기관을 목표로 농업현안 선제적 대응, 다양한 현장기술수요 발굴해 국민과 농업인이 체감하는 성과를 낼 수 있도록 주요 핵심과제 선정 추진했다.

먼저 세계 최고수준의 우리나라 IT와 빅데이터 기반의 농업기술이 융복합된 ‘농업의 디지털 혁신을 추진할 것이다. 둘째, 식품산업의 혁신, 기후변화와 환경오염 대응, 병해충 제어를 위한 ’미생물의 기능성 발굴과 활용분야‘를 확대할 것이다. 마지막으로 지속가능한 농업을 위한 ’환경보전과 농산물 안전성‘ 확보에 노력할 것이다.

 

- 지난 6월 19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에서 열린 ‘미래를 여는 농업’ 학술대회에서 “민관협력으로 지역특화농업 활성화와 우리 농업의 경쟁력 강화를 이뤄가겠다”고 역설한 바 있다. 이 두 가지에 대해 부연 설명 부탁한다.

지난해 정부는 지방분권과 균형발전이라는 핵심국정과제 실현을 위해 지역의 자율성 확대와 경쟁력 제고를 위한 지역밀착형 과학기술의 중요성을 강조한 ‘지역주도 R&D 강화방안’을 발표한 바가 있다. 따라서, 농업분야도 지역수요에 기반한 다양한 사업을 기획, 추진함으로써 자체 성장 동력을 발굴하고 농산업 부가가치를 높여야 한다는 필요성이 대두됐다.

이를 위해 지역농업 발전 강화전략을 수립하여 지역특화작목을 육성하고자 「지역특화작목연구개발 및 육성에 관한 법률」을 제정했다. 이 법의 시행으로 지방분권과 농가소득증대를 통한 균형발전에 기여하는 지역특화작목을 개발하고 육성해 지역 특화농업 강화를 넘어 국가 균형발전과 정부혁신에 기여하게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농촌진흥청도 지역별 특화작목산업의 자립적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통한 농업ㆍ농촌의 경제적ㆍ사회적 발전을 위해 농촌진흥청은 다양한 지원방안과 관련 역량을 강화할 계획이다.

해외사례로 일본 쿠마모토현의 ‘푸드밸리’ 육성사업을 주목해 볼 필요가 있다. 구마모토현은 남부의 농업 중심지역을 ‘푸드밸리’ 지역으로 설정하여 지역특화 농산물의 생산, 가공, 유통, 판매·브랜드화, 연구개발 전 과정에 대해 안정적 지원을 통해 지역농산업의 고부가가치 산업화를 촉진하고 지역경제를 활성화하고자 했다. 이를 위해 기존의 균등분배 중심의 보조금 지원정책에서 맞춤형으로 개별 경영체 등에 집중 지원하는 bottom-up 방식으로 전환했다. 시스템 구축은 산학연 네트워킹을 중점 지원해 지역특화농업의 자립적 성장과 경쟁력 강화를 유도했다.

이처럼 국가·지역 R&D 협업으로 지역농업의 경쟁력 강화와 부가가치 향상을 통해 불안정한 국내외 시장변화에 안정적으로 대응할 수 있는 지역특화작목 중심의 농산업 기반을 마련하는 것이 무엇보다 중요하다고 생각한다.

 

- 식량자급률이 위험한 수준이라는 지적이 있다. 외래 품종을 대체할 우수한 국산 품종을 확대하는 것도 농촌진흥청의 할 일로 알고 있다. 이에 대한 현황과 전망을 듣고 싶다.

미래는 종자전쟁시대로서 ‘한 알의 종자가 세계를 바꾼다’는 말처럼 종자는 인류의 먹거리를 책임질 중요한 열쇠다. 지난 10년간 세계종자시장은 약 1.5배 성장했지만, 국내시장은 정체하고 있다. 종자산업은 의약, 바이오에너지, 재료산업 등 첨단기술이 융·복합된 농업의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핵심 분야다.

농촌진흥청은 종자산업이 농업의 미래 성장산업이 되고 농업 경쟁력을 높이도록 하기 위해 신품종 육성에 최선을 다하고 있다. 종자산업을 수출전략산업으로 육성하기 위해 김제에 민간육종연구단지 조성해 첨단 연구 인프라를 구축하고 서비스를 지원하고 있다. 품종 개발의 자원이 되는 종자·종묘 유전자원 확보는 세계5위로 기반 기술과 자원은 선진국 수준이다. 김제 민간육종연구단지와 협력해 종자산업이 미래 성장산업이 될 수 있도록 다각적인 지원과 노력이 필요하다고 본다.

김경규 농촌진흥청장은 농촌진흥청의 연구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농가소득 향상 뿐 아니라 나아가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가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 농촌진흥청은 농업용 로봇 즉 ‘농사봇’ 개발.보급에도 큰 역할을 하고 있는 것으로 안다. 최근 개발.보급된 자랑할 만한 사례를 소개한다면?

농촌의 급격한 고령화, 고역 농작업 때문에 젊은 세대들이 농업을 기피하는 현상에 대해 농업 로봇은 효과적인 대안이 될 수 있다. 3세대 스마트팜 모델에 적용할 수 있도록 로봇의 운용환경과 농작업 체계에 대한 연구가 진행 중이다. 현재 접목로봇을 비롯해 딸기 수확로봇, 농업용 챗봇인 팜보이스, 자율주행 트랙터, 과수원 방제로봇 등이 개발됐다.

접목로봇은 영상인식 기술을 이용하여 접목하는 기술로 접목성공률이 95% 이상, 50% 정도의 노력절감 효과가 있다. 미국, 중국, 터키 등에 58대를 수출하기도 했다. 딸기수확로봇은 딸기의 숙기와 크기를 영상으로 인식하여 판단하고, 로봇 핸드로 꼭지를 절단하여 수확하는 로봇으로 수확시간을 현재 개당 8초에서 3초로 줄이는 연구를 추진 중에 있다. 자율주행 방제로봇과 트랙터는 변속이나 조향을 자동으로 제어하고 지형 특성을 이미지 분석을 통해 농작업이나 방제작업을 실시한다. 팜보이스 로봇은 온실에서 목소리로 명령을 내리면 스마트온실의 환기창을 열어주거나 환기팬을 작동하고 커튼의 작동 등을 제어할 수 있는 대화형 로봇이다.

 

- 6차산업이 화두가 된 지 오래다. 특히 지역특산품의 6차 산업화는 농촌의 사활이 걸린 문제라고들 한다. 농촌진흥청이 진행하는 6차산업화 사업을 사례 중심으로 설명해 달라.

지역특산품의 부가가치를 높이고 농가소득 향상을 위하여 작목별 가공, 체험, 유통 등의 농촌융복합산업화 사업을 추진 중이다. 경북 울진군농업기술센터는 해방풍을 국가중요농업유산 및 ‘한국 맛의 방주’에 등재하고 지역농업특성화사업으로 지정해 농촌융복합산업화에 성공했다. 생산, 가공, 유통을 통해 창업 4개소, 지역주민 고용 50명을 고용하는 성과를 거두었다. 고창이엠푸드는 친환경 EM농법으로 땅콩 새싹을 이용한 농촌융복합산업화를 추진해 땅콩새싹, 숙취해소음료 ‘지킬수’ 등의 제품을 만들어 판매하고 있다. 앞으로도 농업의 핵심정책인 농업.농촌의 농촌융복합산업화가 성공적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우리 청의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 최근 치유형 농촌관광프로그램으로 전북 고창 운곡습지에서 설명회를 연 것으로 안다. 농촌체험관광 활성화 사례로 꼽을 수 있겠는데, 농촌진흥청이 그 동안 벌여온 농촌체험활성화 사업에 대해 성과 위주로 설명 부탁한다.

농가소득 증대와 농촌 활력화를 지원하기 위하여 2002년부터 농촌체험·관광사업을 추진 중이다. 농촌전통테마마을사업은 ‘농촌체험 휴양마을 제도’로 통합되어 농촌체험·관광 활성화에 기여하고 있다. 농촌교육농장사업은 농가소득 증대는 물론 현장학습 교사로서 농업인에게 자긍심을 높여주고 있다. 2013년부터 농촌교육농장 품질인증제를 시행중이다. 아울러 코레일, 7개 지자체와의 협력으로 농촌체험프로그램과 철도를 연계한 기차여행 상품 ‘농뚜레일‘도 운영중이다. 앞으로 사회적 변화와 소비자의 요구를 반영한 다양한 체험·관광사업 추진으로 농촌 활력화에 노력할 것이다.

 

- 해외농업기술개발(KOPIA) 사업을 2009년 베트남을 시작으로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20 개국에서 추진중이다. 현황과 향후 전망에 대해 알고 싶다.

2009년부터 개도국에 KOPIA센터를 설치해 농업기술전문가를 파견하여 국가별 맞춤형 농업기술을 개발하여 보급하고 있는데 올해로 사업 추진 10주년이 된다. KOPIA센터는 아시아, 아프리카, 중남미 등 20개국에 설치되었는데, 농업생산성 향상과 농가소득 증대로 수혜국에서 농업 한류가 발생하고 있다.

앞으로 국가의 대외정책과 조화를 이루는 KOPIA 사업을 추진하고, ODA 부처 간 협업을 통해 사업 성과를 높일 계획이다. 신남방·신북방 정책과 연계한 KOPIA 사업을 추진하고 외교부(KOICA)ㆍ농식품부ㆍ산업부 등과 협업으로 성과를 높이고자 한다. 또한 ‘KOPIA 사업 중장기 발전 계획’ 수립을 통해 지난 10년간 성과와 수원국의 농업기술 개발전략 등을 분석하여 향후 비전과 목표, 추진방향, 중점추진 영역, 투자계획 등을 재정립할 계획도 가지고 있다.

 

- 농촌 고령화는 어제 오늘 일이 아니다. 대안으로 스마트팜 등 디지털농업이 제시되고 있다. 그런데 이 방향이 맞는 것인지 회의적인 시각도 존재한다. 이에 대한 김경규 청장의 생각은 어떠한가? 스마트팜의 농촌확산과 이에 따른 비전, 전망, 부작용 등에 대한 종합적인 가치관을 듣고 싶다.

디지털농업은 농촌 고령화에 대한 단편적 해결책이 아니며 농업의 과학적 진화이며, 농업 패러다임의 전환으로 이해해야 한다고 본다. 인공지능, 빅데이터와 같은 4차 산업혁명 기술은 농업을 포함한 모든 산업의 생존과 경쟁력의 기반을 근본적으로 바꿀 것이다. 개인 지식과 경험에 의존하던 기술은 센서와 데이터에 의해 보편적 지식으로 공유되고 활용할 수 있게 된다는 의미다. 집약농업에 치중된 우리나라의 경우 디지털농업은 농업 선진국과 기술격차를 줄이고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는 가장 과학적인 대안이라고 생각한다.

현재 스마트팜은 성능이 불안정하고, 사용상의 불편으로 인해 제조사와 농민의 갈등이 발생할 가능성이 많다. 이러한 문제는 스마트팜 ICT 기기 규격 표준화 등을 통해 해결해 나가고 있다. 데이터 기반의 자동제어는 고령 농업인의 노동 부하를 경감시키는데 크게 도움이 될 것이다. 농장 원격 모니터링, 위험 예·경보 서비스, 음성을 이용한 팜보이스 기술 등을 개발해 실증 중이다. 스마트팜 기술이 안정적으로 정착되기 위해서는 시간이 더 필요하지만 농업의 디지털화를 통한 성공적인 농업 혁신은 우리나라 경제의 핵심 성장 동력으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이다.

 

- 농특위가 출범했다. 박진도 위원장은 “농업을 전국민적 관심사와 의제로 끌어올리는 게 농특위가 해야 할 가장 중요한 일”이라고 역설했다. 농촌과 농민이 전국민적 관심사가 되지 않는다는 자괴감이 묻어나오는 고백이 아닐 수 없다. 끝으로 농촌진흥청장으로 앞으로의 각오와 다짐에 대해 한 말씀 부탁드린다.

농촌진흥청의 연구가 현장의 문제를 해결하고 농업인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되어 농가소득 향상 뿐 아니라 나아가 국민 삶의 질을 높이는데 기여가 되도록 하겠다. 이를 위해 식량수급 안정, 안전한 먹거리 생산, 농업인력 양성에 노력하고 우리나라의 앞선 ICT기술과 융복합하여 농업의 디지털 혁신과 미생물 등 미래성장 동력원을 적극 발굴하여 국가의 혁신주도 성장에 기여할 계획이다. 이를 통해 농업을 농업인만이 아닌 전 국민의 관심사로 만든다면 국민들이 보내주는 지지와 성원으로 농업 경쟁력 강화하는데 많은 성과가 있으리라고 생각한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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