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가 으르렁 대고 뭔가를 무는 건 그들만의 본능일 것이다. 뒷다리를 들고 소변으로 영역표시를 하는 모양새에서 그 옛날의 야성이 뿜어져 나온다. 그러다보니 견주(반려견의 주인)와 산책하다가 사람을 공격하는 사고도 상상외로 잦다. 누구라도 한두 번쯤은 길을 걷다 개 짖는 소리나 개의 공격 시도에 놀란 경험이 있을 것이다.

때마침 전남 나주·화순 손금주 의원(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이 지난 16일 관련자료를 발표했다. 그가 농림축산식품부로부터 제출받아 분석한 자료를 보면, 최근 5년간(2014~2018년) 총 1만 614 명이 개에 물려 사고를 당했다는 것. 더구나 개에 물리는 사고가 매년 꾸준히 증가하고 있단다. 2018년에만 2368 명이 개에 물려 부상·사망했다. 이는 2014년 1889명과 비교했을 때 약 25% 정도 늘어난 것이다. 현행법상 견주가 반려견을 데리고 밖으로 나갈 때는 목줄과 입마개를 착용시키는 게 의무화 되어있다. 이를 어길 경우엔 과태료도 내야 하지만 실제 처벌은 없다. 다시 말해 법의 실효성이 없다는 것이다.

최근 서울대병원 응급의학과는 2011년부터 최근 6년간 개에 물려 응급실을 찾은 환자 가운데 약 5%, 즉 20명 중 1명이 중상이었다고 연구결과를 발표했다. 이에 대해 손금주 의원은 “사고 발생 시 반려견 소유자에 대한 처벌 기준이 없는 게 문제” 라며, "현행법에는 개에 대한 처벌과 견주 의무에 대한 기준이 없다.“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개에 물린 피해자에 대한 충분한 피해 보상과 소유주에 민사상 책임을 물어야 한다고도 했다. 법 개정을 해야한다고 강조하고 있는 것이다. 꼭 필요한 문제제기라고 할 수 있겠다. 관련기관은 하루라도 빨리 대책을 마련하라.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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