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런 시가 있다. “나무야 나무야 누워서 자라”. 나무 입장에선 어떤 게 더 편안할지 모르지만, 나무의 서있는 모습은 사람을 닮았다. 그래서일까? <평화>라는 시는 사람과 나무가 서로 역지사지(易地思之)하는 게 평화의 지름길이라고 한 줄로 말한다.

“나무가 서있는 사람으로 보일 때 / 사람이 걸어 다니는 나무로 보일 때”.

그래서 그랬을까? 한국임업진흥원이 지난 8월 23일 ‘제1회 나무의사 자격시험’ 최종합격자를 발표했다는 소식을 접하고 이런 생각이 들었다. “나무가 사람을 고치는 의사노릇을 한다는 건가?” 물론 그건 아니었다. 사람이 나무를 고치는 의사가 되는 시험이 생겼다는 것이다.

나무의사 자격취득자는 나무병원에서 산림과 생활권 녹지의 수목에 대한 전문적인 관리를 하게 된단다. 나무병원? 위키백과에는 ‘전국나무병원협회’라는 게 소개되어 있다. 수목보호진단, 치료에 관한 기술정보 교환 및 수목치료 신기술의 개발보급으로 수목치료 기술발전에 기여할 목적으로 2004년 4월 12일 설립 허가된 대한민국 산림청 소관의 사단법인이란다. 나무병원에서 근무하는 나무의사. 낯설지만 왠지 포근하다.

어쨌거나 올해 처음 실시한 나무의사 자격시험은 산림청이 주최하고 한국임업진흥원이 시행했다. 구길본 임업진흥원장은 “미래핵심 녹색일자리인 나무의사가 수준 높은 전문가로 자리매김할 수 있도록 하겠다”고 밝혔다. 좋다. 의사 중엔 나무의사도 있다는 걸 기억해두면 좋겠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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