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마사회(회장 김낙순)가 불법 경마 사이트 신고 제도를 개선하기로 방침을 세웠다. 한국마사회는 불법 사설 경마 근절을 위해 신고 포상금 제도를 운영하고 있으며, 현장 단속의 경우 최대 1억 원의 포상금을 지급중이다. 최근 개선하기로 한 신고 제도는 9월 1일부터 적용되는데, 주요 개선 사항은 불법 경마 사이트 신고 건당 포상금 2배 상향(5→10만 원), 1인당 지급 한도 폐지(200만 원 → 무제한), 간편 신고 제도 신설 등이다.

이번 제도 개선에서 가장 눈에 띄는 점은 간편 신고 제도 신설인데, 불법 경마 사이트 URL로만 간단히 신고할 수 있다. 기존에는 불법 경마 사이트의 ID와 비밀번호 등 여러 증빙 자료를 갖춰야하는 불편함이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의 말. 대한민국 국민 누구라도 불법 경마 사이트를 발견하면 한국마사회 불법 경마 신고센터로 전화하거나 한국마사회 홈페이지 내 불법 경마 신고 센터 게시판에 신고하면 된다.

그런데 여기서 곰곰 생각할 점이 있다. 바로 마사회의 화상경마장 확대다. 지난 6월 충남 금산에서는 이에 대한 항의가 잇따르면서 화상경마장 유치가 취소되기도 했다. 충남 금산군이 지역경제 활성화 등을 이유로 마권장외발매소(화상경마장) 유치에 나서면서 주민 반발이 확산됐고, 개신교, 불교, 천주교 등 3대 종단도 화상경마장 유치 철회를 촉구하고 나섰던 사상 초유의 일도 벌어진 바 있다.

충남 및 금산의 종교단체 지도자들은 화상경마장 사업은 충남 보령시·홍성군 및 대전 서구 등 다른 지역에서 주민 반대에 따라 무산된 것인데 이곳 금산에서 화상경마장을 여는 이유가 뭔가를 따져 물었다. 결국 금산군의회는 지난 6월 21일 금산군이 제출한 ‘한국마사회 마권장외발매소 개설동의안’에 대해 군의원 7명 전원의 반대로 부결처리했다.

한국마사회는 좀 더 지혜로워졌으면 한다. 온라인 불법 도박 단속 포상은 늘리면서 화상경마장 신설을 밀어붙이는 것은 일종의 모순(矛盾) 아니냐는 거다. 잘 생각해 보길 바란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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