평창 동계올림픽을 성공적으로 치러내면 모든 게 만사형통일 것 같았지만, 갈등은 그 이후에 생겨났다. 알파인스키장이 지어진 정선 가리왕산의 올림픽 시설을 존치하느냐 원래대로 주목 군락지로 복원하느냐가 문제였다. 강원도와 지자체는 존치를, 산림청은 복원을 내세우며 팽팽하게 맞서온 게 어느덧 1년을 훌쩍 넘겼다.

그러다가 올해 4월 국무조정실 주관으로 사회적 합의 기구인 ‘가리왕산의 합리적 복원을 위한 협의회’가 만들어졌다. 협의회 위원장은 갈등 관리 전문가(이선우 방송통신대 교수)가 맡았고 중앙부처·지방자치단체·주민대표·환경단체 관계자 등 14명이 포함됐다. 협의회는 10월까지 약 6개월간 격주로 회의를 열고 있다. 가리왕산 복원방안, 정선 지역 올림픽 유산 보전 방안, 지역경제 활성화 방안이 주된 내용. 또한 협의회는 5월초 가리왕산을 방문해 생태 환경 조사도 벌였다. 협의회 구성으로 뭔가 일이 진척이 있는 듯 보인다.

강원도에서는 이참에 주민소득 향상을 들고 나왔다.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의 연간 유지비가 13억 원인데 수입은 17억 원쯤 된다며 존치 논리를 구체화시키고 있다. 연간 3억 5천만 원 정도의 흑자가 나니까 그냥 두자는 논리다. 하지만 반대 입장도 여전히 강경하긴 마찬가지다. 특히나 장마와 태풍을 겪으며 토사가 무너져내린 지난해 여름의 가리왕산 모습은 존치하기엔 너무도 힘든 올림픽 시설의 현주소를 적나라하게 보여주었다.

그렇다면 올해라고 다를까? 장마와 태풍 속에 가리왕산 알파인스키장이 안녕한지를 묻고 싶은 것이다. 존치한다면 시설물이 자연재해 앞에서 무탈하게 존속할 수 있다는 논리와 방법 역시 제시해야할 것이다. 그래야만 복원시켰을 때만이 푸르른 강산이 유지된다는 반대측의 주장과 균형을 이룰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런저런 논란과 갈등 속에서도 , 가리왕산의 존치 또는 복원은 이르면 올해 안에 결판이 날 전망이다. 

김찬래 기자  kcl@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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