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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직거래'-'로컬푸드' 유통 문제 해결사 되나?생산자와 소비자가 손잡고 생산 증가-가격 폭락으로 이어지는 악순환 끊어낼 방법 찾아야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수만 있다면, 나는 ( ). ” 라는 문장이 있다고 하자. 당신은 과연 당신의 마음속에서 어떤 말을 꺼내서 ( )안에 채워 넣을 것인가? 괄호 안에 채워넣을 말들은 다채롭고 흥미진진하면서도 어쩌면 우리 농촌의 현실을 처절하게 드러내보여줄 지도 모른다. 어떤 대답들이 있을지 상상해보자. ‘대한민국을 사랑하겠다’, ‘ 농촌에서 대대손손 살아가겠다’ ,‘도시를 떠나겠다’, ‘농부가 되겠다’, ‘농업 전문 공무원이 되겠다’, ‘농촌문학가로 살겠다’, ‘내일 당장 귀농귀촌하겠다’ 등등.

좋은 말들, 희망에 부푼 말들이 무척이나 많이 쏟아져 나올 것이란 걸 안다. 하지만 실제론 그렇지 않기에 사람들은 꿈을 꾼다. 농산물을 제값 받고 팔 수 없는 현실에 분노하면서도 뾰족한 수가 없어서 농업소득(순수하게 농사 지어서만 벌어들이는 돈) 연간 1천만원이란 현실 속에서도 농촌에 머물러 살아가는 것이다. 그렇다면 바로잡아야 한다. 옳지 않다면 서둘러서 제대로 된 방향으로 물줄기를 틀어야 한다는 것이다.

사실 우리 농촌은 늘 농산물 가격폭락으로 신음하고 있다. 몇 개만 예를 들어보자면, 우선 복숭아가 가장 최근에 폭락했다. 생산량 증가로 복숭아 가격이 지난해보다 절반 이상 폭락하면서 복숭아 주산지인 충북 지역 농가들의 시름이 깊어지고 있다. 지난 해 2만원 정도 하던 복숭아 4.5㎏ 상자당 평균 경매가격은 7월말 장마 이후 7천원 대 밑으로 떨어졌다. 양파와 마늘도 있다. 산지폐기 및 시장격리 등 조치 외에도 농림축산식품부 추가경정예산(추경)으로 60억원이 최근 확정됐다. 당초 농식품부 추경안에는 없던 항목이다. 마늘·양파 수매자금 30억원과 아로니아 가격안정자금 30억원이 더해진 것이다. 이밖에 대파도 빼놓을 수 없다.

정부는 최근 과천 경마공원 직거래장터의 운영방식을 접목한 ‘제2, 제3의 바로마켓’ 개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사진은 과천 경마공원에서 열리는 '바로마켓' [사진=농림축산식품부]

 

◇ 복숭아, 양파, 마늘, 대파 등 시장가격 폭락의 대책은?

사정이 이렇다보니 농산물 가격안정을 위한 정부의 대책이 있기는 있는 것인가를 궁금해하는 사람들이 많다. 그런데 있긴 있다. 우리나라엔 농산물의 수급조절을 통한 가격 대책을 마련하는 조직이 존재한다. 정부는 ‘농산물수급조절위원회’라는 것을 설치해 운영중이며,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는 여기의 사무국(수급관리처)를 맡고 있다. 여기서 바로 예측 가능한 대응체계를 구축하는 게 목표다. 예측가능함이란 바로 농산물 수급안정에 관한 것이다.

농산물 수급안정은 대략 ▲수매(수입)비축, ▲양곡관리, ▲유통조성, ▲직거래 활성화, ▲산지조직화와 규모화, ▲도매시장 운영개선, ▲수출진흥과 해외시장 개척, ▲수출유망상품 육성, ▲식품산업육성 등의 항목이 탄탄하게 뒷받침될 때 이루어진다. 유통 부문 하나만으론 부족한 게 사실이다. 9개 항목이 서로 긴밀하게 밀고 끄는 관계를 유지할 때 수급안정은 효과를 낼 수 있는 것이다.

‘언 발에 오줌 누기’란 속담이 떠오른다고 해도 크게 반박하긴 힘들지만, 그래도 최근에 농산물 유통개선을 위한 나름의 노력들이 하나 둘 성과를 보여주고 있다. 그건 바로 ‘바로 마켓’과 ‘로컬푸드 사회적 모델’이라는 최근의 성과들이다. 정부는 최근 과천 경마공원 직거래장터의 운영방식을 접목한 ‘제2, 제3의 바로마켓’ 개설을 추진한다고 밝혔다. 농림축산식품부가 우리나라 대표 직거래장터인 ‘바로마켓’을 추가 개설한다는 것이다. ‘바로마켓’은 지난 2009년 농식품부 지원으로 과천 경마공원 입구에 만든 농축수산물 직거래장터인데, 지난해에만 매출액 120억 원, 연간 방문객수는 104만 명을 돌파했다.

입점농가들의 노력과 앞서 언급한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가 지역별·품목별로 입점농가를 관리하는 운영 노하우가 결합한 성공 히트작이라는 안팎의 평가가 나오고 있다. 정부는 이를 널리 확대하기 위해 ‘바로마켓형 대표장터’ 사업자를 모집한다. 해당 농산물을 판매하고자 하는 의지를 갖춘 광역자치단체면 된다. 심사를 통해 2~3개소의 지자체를 선정할 예정이다. 선정된 지자체에는 5년 동안 최대 11억 원 규모의 장터개설 및 운영 예산이 지원된다.

로컬푸드의 약진도 나름 의미가 크다 하겠다. 농산물 직거래 대표모델로 자리매김하고 있는 우수 로컬푸드직매장에 대한 인증과 현판식이 올해 1월에 진행됐다. 지난 2017년 12개의 매장을 시작으로 2018년 ▲김포농협로컬푸드직매장 1호점 ▲순천로컬푸드 순천만국가정원점 ▲완주로컬푸드직매장 둔산점 ▲익산로컬푸드직매장 ▲전북삼락로컬마켓 ▲전주푸드송천점 ▲전주푸드 종합경기장점 ▲포천로컬푸드 파머스마켓 ▲협동조합농부장터 로컬푸드직매장 등 9개소가 인증을 취득했다. 완주, 익산, 전북삼락, 전주 송천, 전주 푸드 등 전북지역에서 5개나 인증을 받은 점이 눈에 띄는 대목이다.

현재 로컬푸드직매장은 농산물 직거래의 대표모델이라고 할 만 하다. 실제 지난 2013년 27개소였던 로컬푸드 직매장 숫자는 2018년 229개소로 늘었다. 매출액 역시 317억 원에서 4347억 원으로 10배를 훌쩍 뛰어넘는 성장세를 보여주고 있다. 농식품부 관계자의 말처럼 로컬푸드 정책이 영세농과 소농의 판로 확보에 도움이 된다면 이는 적극 권장할 만한 일이랄 수 있겠다.

현재 로컬푸드직매장은 농산물 직거래의 대표모델이라고 할 만 하다. 실제 지난 2013년 27개소였던 로컬푸드 직매장 숫자는 2018년 229개소로 늘었다. 사진은 완주로컬푸드직매장 하가점 [사진=완주로컬푸드협동조합]

 

◇ 직거래 기반 바로마켓, 로컬푸드 직매장 확대의 궁극적 목표는 유통개혁

로컬푸드와 관련한 뜻 깊은 행사도 열렸다. 지난 7월 중순 농림축산식품부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이하 aT)는 대전에서 ‘2019 로컬푸드 기반 사회적모델 경진대회’를 개최했는데 총 130개 사례 중에 18개 우수사례가 뽑혔다.

‘사회적모델 우수활동사례’ 최우수상은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가 받았는데, ‘우리동네 공유냉장고’를 운영하면서 호응을 이끌어내고 있다. 다른 사람과 나누고 싶은 음식을 공유냉장고에 넣어 놓으면, 필요로 하는 사람이 꺼내가는 방식이다. 자원순환과 복지사각지대 해소, 마을별 먹거리 공동체 형성에 기여함이 크다는 평가를 받았다.

‘사회적모델 신규사업모델’ 최우수상은 ‘공심채농업회사법인’이 차지했다. 제주도에 거주하는 결혼이주여성들이 그들의 고향 채소(공심채 등 아열대채소)를 재배. 판매하는 모델이다. 점차 아열대화 돼 가는 제주지역에 새로운 로컬푸드를 소개하고, 결혼이주여성들이 농업인으로 성장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했다는 평가를 받았다. 공심채는 모닝글로리 라고 불리는데 동남아와 중국 등에서 재배해서 먹는 여름채소. 줄기 속이 비어있다고 해서 공심채라고 한다고.

‘시민사회활동’ 분야는 총 3곳이 최우수상을 수상했는데, 이중 ‘(재)완주문화재단’은 로컬푸드와 예술을 결합한 콘텐츠 개발 계획을 제시해 눈길을 끌었다. 제철 식재료가 가득한 농부의 밥상, 로컬푸드의 출발인 텃밭채소를 스토리텔링해 ‘텃밭칠우쟁론기’등의 콘텐츠 개발이 주요 내용이다.

인드라망생활협동조합’은 서울시 양천구 신정동에서 도농교류장터인 ‘양천골목장터’를 통해 양천구와 농촌을 잇는 친환경농산물 유통모델을 제시했다. 광주광역시 ‘남구주민회의’는 ‘농부장터’를 열어 중소농이 생산하는 농산물을 직거래로 공급하는 플랫폼을 제안해 좋은 평가를 이끌어냈다. 선정된 13곳은 사업 수행을 위해 필요한 비용을 최대 3500만원까지 지원 받는다.

 

◇ 수원지속가능발전협의회, 제주 공심채농업회사법인 등 사회적 모델들 돋보여

최근 정부(농림축산식품부)는 생산자와 소비자가 함께하는 ‘얼굴 있는 건강한 먹거리’의 지속가능한 확산을 위해 ‘로컬푸드 확산 3개년(2020~2022) 추진계획’을 마련해 공개했다. 정부가 중소농가 중심의 안정적 로컬푸드 공급체계 구축, 공공급식ㆍ직매장 등 소비자 접점 확대 등을 중점 추진하겠다는 뜻이다.

이번 계획은 로컬푸드에 대한 가치 확산을 통해 대국민 인지도를 70%까지 높인다는 야심찬 것이어서 눈길을 끈다. 또한 로컬푸드 유통 비중을 15%까지 제고하는 것을 목표로 하고 있다. 공공기관ㆍ군급식 로컬푸드 공급비중을 2022년까지 70%로 높이겠다고 목표를 잡았다. 로컬푸드 소비체계 구축에 참여하는 지자체 숫자도 2022년 100개까지 확대한다.

한편 농림축산식품부(장관 이개호)와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 사장 이병호)는 국민들이 생각하는 로컬푸드의 가치를 측정하고 파악한다는 취지로 지난 14일까지 키워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로컬푸드에 대해 주어진 20가지 키워드 중에 자신이 생각하는 로컬푸드 키워드를 3개 선택한 뒤에 빈 칸을 채워 넣는 것이었다. 

당신의 생각은 어떠한가? ‘로컬푸드는 ○○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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