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 나상수 농촌지도관. [사진 제공=농촌진흥청]

인체 노화 분야 세계적 권위자인 스티븐 프랫 박사의 저서 ‘난 슈퍼 푸드를 먹는다’를 통해 ‘슈퍼 푸드’라는 용어가 대중의 관심을 받기 시작했다. 

2002년 미국 시사 주간지 ‘타임’에서는 세계 10대 슈퍼 푸드를 선정하였고, 그중 하나로 레드와인이 선정됐다. 그 이후 포도와 포도를 이용한 가공품의 효능을 밝히는 많은 연구 결과를 의학계와 농업계에서 발표되고 있다.

기원전 훨씬 이전인 BC 6천 년경 지금의 터키 북부 지역인 메소포타미아에서 처음 재배가 시작된 포도는 그리스와 로마 시대를 거치면서 본격적으로 전 유럽으로 확대되었다.

이후 실크로드를 통해 아시아에 전파되었다. 포도 재배가 꽃을 피우기 시작한 시기는 로마 시대로 볼 수 있는데, 이 시기에 재배 기술과 양조 기술이 발달했다. 이집트 여왕 클레오파트라가 건강과 미용을 위해 포도와 포도주를 즐겨 먹었다는 기록도 있다.

포도는 여름 과일답게 수분과 당분 함량이 높으며 풍부한 유기산과 비타민, 다양한 무기질을 함유하고 있다. 

포도에 많은 당류는 주로 포도당(glucose)과 과당(fructose)이다. 포도당은 동식물의 신진대사에 직접 사용되는 당의 형태로 많을수록 에너지원으로 이용효율이 높다. 설탕 같은 당분은 위에서 분해가 이루어진 후 장에서 흡수가 되지만, 포도당은 위에서 바로 소화 흡수되어 피로 회복 효과가 탁월하다.

이외에도 주석산, 호박산, 사과산, 구연산 등의 유기산은 소화 작용과 체내 독소를 분해하고 배출하는 작용에 많은 도움을 준다. 특히 떫은맛을 내는 탄닌 성분은 강력한 항산화 물질인 폴리페놀의 일종으로 해독 작용, 살균 작용, 항산화 작용 등의 기능성 작용을 수행한다고 알려져 있다.

현재 전 세계적으로 재배되고 있는 포도의 품종은 크게 유럽종, 미국종, 교잡종으로 구분되며 약 1만여 품종이 존재한다. 이중 우리나라에서 많이 재배하고 있는 품종은 ‘캠벨얼리’, ‘거봉’, ‘샤인머스켓’, ‘MBA’, ‘델라웨어’ 등이 있다. 이들 품종 중 ‘샤인머스켓’은 껍질째 먹을 수 있고 씨 없는 포도 생산이 가능한 장점으로 소비자의 수요가 늘면서 국내에 재배 면적이 증가며 침체된 포도 산업의 활력소가 되고 있다.

농촌진흥청에서도 이러한 소비자의 트렌드를 반영하여 섭취가 용이한 품종과 포도의 가공 특성을 이용할 수 있는 품종을 개발하여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껍질째 먹을 수 있는 아삭한 포도 ‘홍주씨들리스’, 열대 과일향이 풍부한 화이트와인 전용 포도 ‘청수’, 뜨거운 여름에도 색깔이 곱게 들며 재배가 쉬운 ‘흑보석’, 어린이가 좋아하는 씨 없는 작은 포도 ‘청향’ 등이 대표적이다.

품종 개발뿐만 아니라 노동력 절감과 고품질 포도 생산을 위한 기술을 현장에 보급하고 있다. 과거 웨이크만식의 키 낮은 포도원을 업그레이드한 개량 일자형의 키 큰 포도원 조성 기술을 보급하여 농촌 현장의 악성 노동력을 경감하였고, 최근에는 노지 간이 비가림 시설의 너비를 기존의 두 배로 확대한 광폭형 비가림 시설 기술과 집수정형 배수 장치 등을 개발하였다. 

또한 샤인머스켓의 고품질 규격(500~700g) 생산 기술과 수확 적기 판단 기술을 현장에 보급하여 오랫동안 사랑받는 과일로 자리매김하도록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금은 시설 재배 기술의 발달로 봄부터 늦가을까지 국내에서 생산된 포도를 만날 수 있다. 일반적으로 포도는 송이 중 위쪽에 달린 알맹이가 가장 달고 아래쪽으로 내려갈수록 신맛이 강한 경향을 보인다. 

시장이나 마트에서 포도를 선택할 때 당도가 높은 포도를 선호하면 아래쪽 알맹이를 시식 후 선택하면 되고, 먹을 때도 아래쪽 알맹이부터 떼어먹으면 끝까지 맛있게 포도를 먹을 수 있다. 포도 껍질에 뭍은 하얀 분말은 천연 당분이므로 흐르는 물에 살짝 씻어 먹는 것이 좋다.

[농촌진흥청 기술보급과 농촌지도관 나상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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