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농촌도로에서 새벽에 발생한 교통사고가 많은 이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고 있다. 우리 농촌의 현실을 고스란히 보여주듯이 사고발생 차량에는 노인과 외국인들이 타고 있었다. 숨진 사람이 4명이나 되고 13명이 다친 이 교통사고가 빙산의 일각이라는 걸 농민 아닌 사람들은 과연 알고나 있을까?

우리 눈에 보이지 않는 빙산의 아랫부분에 어마어마한 위험과 고통이 도사리고 있다는 걸 우리가 이제 직시해야 할 때가 되었다는 것이다. 그건 바로 농촌에 사람이 없다는 것. 그래서 노인들만 남아 농사를 짓는다는 것. 그래도 안 되니까 외국인노동자를 수만명에서 수십만명씩 우리나라로 오게 해서 농번기에 단기로 투입한다는 것.

귀농귀촌인구가 50만명이 넘었다는데 사실 그 중 진짜 농사를 지으러 귀농한 인구는 2%정도 밖에 되지 않는다는 것. 바로 이런 게 우리가 볼 수 없는 아니 보면서도 못 본 체 하는 빙산의 아랫부분인 것이다. 사실 농촌지역의 일손부족은 영농철마다 벌어지는 현상이다. 그러다보니 100킬로미터 정도 떨어진 곳으로 일손을 보태러 가는 노인들은 보통이고 멀게는 300㎞ 넘게 떨어진 곳으로 일하러 다니는 노인과 외국인들이 지금도 새벽 농촌도로를 달리고 있다는 것이다.

이걸 누가 해결해야 할까? 농촌과 농민들이 시장질서에 맞게 알아서 자율적으로 해결하라고 해야 옳은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농촌을 사람들이 살기 좋은 곳, 눈에 보이고 손에 잡히는 소득이 보장되는 곳으로 만드는 일은 농촌과 농민들 뿐 아니라 농촌과 농민 아닌 사람들이 더욱 앞장서야만 가능할 것이다. 그 중재자로서의 역할을 정부와 농림축산식품부와 언론들이 해줘야만 하는 일이다. 사고가 나면 안타까워 하는 것은 당연한 일이지만, 매번 이러는 건 정말 곤란하다. 아니 더 이상 보고 싶지도 않고 일어나서도 안 될 일이다.

농촌을 살리자는 말이 농담처럼 들리고 개그처럼 받아들여지는 분위기와 문화를 정반대쪽으로 물꼬 틀 수 없는 걸까? 우리 모두의 책임 같아서 답답하기만 하다. 때마침 대통령 직속 농특위가 출범해 활동을 개시했다. 농특위에 기대를 걸어본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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