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소비량이 줄어들고 있다는 소식은 더 이상 낯설지 않다. 뉴스가 아닐 수도 있다. 1인 가구 증가로 가정간편식 시장도 커지고 외식시장도 커지고 있지만 유독 쌀시장만은 예외여서 1인당 쌀 소비량은 계속 감소추세다. 사정이 이렇다보니 쌀 재고를 보관.유지하는 창고 물류 비용으로만 매년 5천억원 가량이 쓰여지는 웃지 못할 일도 벌어지는 게 사실이다.

실질적인 쌀소비대책을 마련해야한다는 목소리도 늘 나오고는 있지만 그리 큰 성과가 나오질 않는다. 쌀과자 산업을 확대시키자는 목소리도 있고, 대북지원을 늘려야 한다는 말도 나온다. 하지만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이런 분위기 속에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최근 발간한 ‘소비 변화에 대응한 식량정책 개선방안’ 보고서는 의미하는 바가 크다고 하겠다. 이 보고서에 따르면 향후 10년간 1인당 쌀 소비량은 연평균 1.9%씩 감소할 것이란다.

같은 보고서 내용을 인용하면, 국내 가구부문 1인당 연간 쌀 소비량은 1980년부터 본격적으로 감소했고 이 기조가 현재까지 유지되고 있다. 보고서에는 우리나라 사람들의 쌀 소비량이 줄어든 가장 큰 원인으로 아침을 먹지 않는 문화 확산인 것으로 지적하고 있다.

그 근거로 최근 5년 동안 점심과 저녁 쌀 소비량 감소율은 3%대였지만 아침 소비량 감소율은 6.4%인 것을 들고 있다. 상식적으로 생각해도 타당한 근거일 수 있다. 특히 10대에서 40대 연령층의 아침 결식이 두드러지고 있다. 이들의 쌀 소비량 감소가 아침과 점심, 저녁을 비교할 때 2배 이상이었기 때문이다.

그렇다면 이제부터라도 아침밥 먹기 운동을 벌여야만 할까? 아침밥을 먹어서라도 쌀소비를 늘릴 수 있다면 그렇게 하는 것도 방법이 될 수는 있을 것이다. 하지만 그게 억지로 먹으라고 해서 먹을 수 있는 아침밥도 아닌 것이어서 난감한 일일 수 있다. 아침밥 먹기 문화를 만들어나가면서 또 다른 실질적인 대책도 강구해야만 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산업적으로 쌀이 많이 소비되도록 가공용 쌀에 대한 품종 개발과 가루용 쌀 등 신규 가공용 수요 창출 노력도 필요하다는 게 농촌경제연구원 보고서의 내용이다. 하지만 여기서 놓치면 안 될 중요한 사실이 하나 있다. 그건 바로 쌀가공식품의 품질과 맛 그리고 전략적인 홍보다. 쌀가공식품을 맛보고 나서 그 맛에 반했다는 사람을 얼마나 되는지 관계기관과 기업인들에게 물어보고 싶은 것이다.

무작정 농촌을 살리기 위해 쌀소비를 늘려야한다는 당위를 강조하기에 앞서 쌀가공식품의 맛과 품질을 높이고 다양화하는 노력이 선행되는 게 우선이 아닐까 싶은 것이다. 아울러 다국적 커피 프랜차이즈 스타벅스가 연초에 수백만 잔을 단기간에 팔아치운 햅쌀라떼와 같은 홍보전략도 눈여겨 봐야할 것이다. 문화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명심해야 할 말이다. 아침밥 먹는 일도 마찬가지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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