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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큼 다가온 인조고기의 현실화, 농업계의 대책은?'비욘드 미트'와 '저스트 에그'는 대체재인가, 보완재인가?

비디오 킬드 더 라디오 스타(Video killed the Radiostar)라는 외국 노래가 있다. TV와 영화가 득세하면서 라디오의 인기가 이전만 못해진 1970년대에 탄생한 노래다. 이런 노래는 더 있다. 최근 전 세계를 강타한 프레디 머큐리, 즉 퀸(Queen)의 옛 노래 라디오 가가(Radio Gaga)도 그런 분위기의 노래다. 

뿐만 아니다. 인터넷.모바일 미디어가 보편화되자 신문.방송.잡지 등 기존의 미디어(올드 미디어)도 생존을 걱정하며 두려움에 떨었다. 아니 지금도 여전히 떨고 있다.

흔히 인조고기라고 부르는 사람이 만든 고기의 기세가 위풍당당하다. 등장과 동시에 스포트라이트를 받고 있는 것이다. 곧 우리나라에서도 햄버거 매장에서 인조고기 패티를 넣은 햄버거가 팔리게 된다는 소식이다. 그런데 이게 끝이 아니다. 계란도 사람이 만들어서 우리 식탁에 오를 전망이다. 인조계란도 대중화되기 일보직전인 상황이 왔다. 인조고기가 비욘드 미트 라는 브랜드로 이름을 알렸다면, 인조계란은 저스트 에그라는 브랜드로 전 세계 미디어의 단골 뉴스거리로 등장하고 있다. 

흥미진진하다. 하지만 축산농가와 양계농가들까지 이런 시대적 대전환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바라볼 수만은 없는 일이다. 생존이 걸린 문제이기 때문이다. 지금은 초창기여서 가격이 좀 비싸지만, 머지않은 장래에 인조고기와 인조계란이 가격도 저렴해지는 상황이 도래하면 그 때는 어떻게 할 것인가? 축산과 양계라는 생업을 포기해야만 하는 것일까? 아니면 인조고기 생산.유통으로 생업을 전환해야만 할까? 이도 저도 아니면 인조 채소, 인조 과일, 인조 쌀과 밀이라도 개발해야만 하는 걸까? 

오리무중이다. 하지만 어떻게 미래가 펼쳐질 지는 아무도 모른다. 저명한 세계적인 미래학자들도 모르기는 마찬가지다. 상황을 쉽게 예단하기엔 현실 속 변수가 무궁무진하기 때문이다. 값이 비싼 참치회도 인조참치회 개발 앞에서는 예외가 아니라는 소식도 있다. 미국의 오션허거푸드라는 회사는 토마토로 참치회를, 핀레스푸드는 세포 배양 형식으로 참치회를 개발중이다. 

그렇다면 이런 대변환(?)은 어떻게 시작된 걸까? 서두에 언급한 ‘비디오가 라디오스타를 죽였다’는 노래처럼 이런 현상은 ‘채소가 육류를 몰아내고 있다’고 해도 되는 것일까? 채식열풍과 공장식 축산에 대한 거부감 때문이라고 단정해도 되는 것일까? 인조고기(대체육) 개발과 유통이 현실화된 시점에서 현재의 상황을 바탕으로 가까운 미래를 예측해보는 일이 필요해보인다. 특히나 축산농가와 양계농가를 아우르는 농업계 전반의 생존과도 직결된 문제여서 현실인식과 대응책 마련은 빠르면 빠를수록 좋을 것이다.

비욘드 미트가 내놓은 비욘드 버거. 비욘드 미트는 식물을 원료로 만든 패티로 햄버거를 만들어 유명세를 탔다. 지난 5월에는 뉴욕 증시에 상장됐다. [사진=비욘드 미트 홈페이지]

 

◇ 인조 고기에 이어 인조계란까지 등장. 인조과일,인조참치회의 시대도 올까?

인조고기(대체육)의 개발 및 대중화 양상은 무척이나 광범위하고 속도가 빠르다. 지난해 연말 미국 로스앤젤리스(LA)에선 극장, 스포츠경기장, 공항 등 모든 공공장소 식당에 비건 메뉴(vegan =엄격한 채식주의자)'를 적어도 1개 이상 의무적으로 제공하는 조례안이 발의됐다. 법안을 낸 폴 코레츠 LA 시의원은 공장식 축산이 유발하는 환경오염을 문제로 꼽았다. 그는 이 같은 사실을 아는 젊은층이 육식을 꺼려하고 채식을 원하고 있다고 강조한 바 있다.

이런 분위기 속에 미국 프로미식축구 슈퍼볼 광고에 비건 햄버거인 '비욘드버거'의 광고가 등장했다. 1초 광고에 약 2억원이 넘는다는 슈퍼볼 광고에 식물성 패티를 넣은 햄버거 광고가 방송된 것이다. 잘 알다시피 ‘비욘드 미트’는 식물성 단백질을 이용해 고기 대체품을 제조하는 식품업체로 지난 5월 뉴욕 증시에 화려하게 등장했다. 

비욘드미트는 지난 5월 기업공개(IPO)를 통해 공모가 25달러였던 주식이 지난 6월 중순 7배 가까운 170달러에 거래를 마쳤다. 빌 게이츠, 돈 톰프슨 전 맥도날드 CEO(최고경영자), 레오나르도 디카프리오 등의 유명인사들도 비욘드 미트에 투자한 것으로 알려져있다.

식품 및 육가공업체들도 이 시장에 너도나도 뛰어들고 있다. 미국 최대 육가공업체인 타이슨푸드도 마찬가지다. 올 여름부터 식물성고기(인조고기) 제품을 판매하고, 닭고기 맛을 낸 너겟도 출시할 예정이다. 이 회사의 고기 재료는 완두콩 추출 단백질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피자헛은 피자에 올려지는 치즈도 식물성 치즈로 만들기 시작했다. 세계적인 아이스크림 회사인 하겐다즈도 채식주의자를 위한 식물성 아이스크림을 판다.

일단 인조고기 열풍은 햄버거를 중심으로 전세계로 확산되고 있다. 케이에프시(KFC)도 식물기반 햄버거를 시범 출시했고, 세계 굴지의 식품기업 네슬레도 가을부터 미국에서 식물고기 햄버거를 시판할 예정이다. 미국 패스트푸드 체인 칼스주니어는 올초부터 미국 전역 1천 개 매장에서 인조고기 패티를 넣은 '비욘드버거'를 팔고 있다. 쫄깃한 식감과 풍부한 육즙과 향이 진짜 고기 패티와 흡사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미국과 유럽 뿐만이 아니다. 일본에서도 우리나라에서도 인조고기(대체육)열풍은 들불처럼 번져가고 있다.

 

◇ 햄버거, 피자에 이어 아이스크림과 치즈에 까지 이어진 대체육 열풍

이런 분위기는 지구촌 인류가 풀어야할 환경 및 윤리적 난제들을 풀어나갈 실마리가 되고 있는 것은 분명해 보인다. 그래서인지 전반적인 여론도 우호적이다. 세계적인 여론조사기관 ‘입소스’가 지난해 전세계 사람들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 "대체육류를 먹을 의향이 있다"는 사람은 42%(한국 35%, 미국 38%)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블룸버그통신은 1980년대 초에서 2000년대 초반에 출생한 이른바 밀레니얼세대가 이런 트렌드를 주도하고 있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체육 열풍의 원인을 분석한 세계 주요 연구기관과 언론들의 내용을 간략하게 인용해보면 다음과 같다. 

첫째는 지구 환경 문제. 축산업은 지구 전체 온실가스의 대략 15%를 차지하며 그 절반이 사육하는 소에게서 나온다. 하지만 대체육은 온실가스 배출량을 90% 가까이 감소시킬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도 늘 문제가 되는 가축 분뇨 처리 역시 대체육은 고민할 필요가 없다. 지구환경을 지켜내는데 대체육이 앞장서고 있다는 슬로건이 빈말이 아닌 것이다.

둘째는 동물 윤리 문제. 우리나라에서도 얼마 전 문제가 된 경주마들의 도살 직전 학대 영상이나 구제역 돼지들의 대량 살처분 뉴스 등은 늘 생명윤리를 부각시킨다. 대체육산업은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살아 있는 가축을 도살하고 공장식 축산을 할 이유가 없다. 동물 학대나 생명 윤리 논란에 휘말릴 까닭이 없는 것이다.

그 밖에 또 중요한 이유는 인류의 식량 부족 문제. 실제로 유엔은 2030년에 세계 인구가 85억 명에 이를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2050년엔 100억 명에 근접할 것으로 본다. 그래서 식량이 부족하게 된다는 것. 

특히 고기를 생산하기 위해 전 세계 곡물생산량의 3분의 1이 소비되는 현실에서 곡물과 고기가 둘 다 부족해지는 쌍끌이 부족현상이 발생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이를 타개할 가장 현실적이고 과학적인 방법은 대체육 산업을 키우는 것이라는 목소리가 점점 커지고 있는 것이다.

저스트의 액상형 계란인 ‘저스트 에그’는 녹두를 주재료로 만들어져 색깔, 맛, 냄새가 실제 계란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사진=저스트 에그 홈페이지]

◇ 대체육 열풍의 원인은 다양하면서도 타당하다... 우리의 상황은?

우리나라도 채식이 확산되고 있는 추세다. 건강을 위해 채식 위주로 식단을 짠다는 사람도 많아졌고, 채식 뷔페 전문점도 그 숫자가 눈에 띄게 늘었다. 한국채식연합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약 100만명에서 150만 명이 채식 인구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채식 전문 식당(레스토랑)은 10년 전에 150개 정도였지만 2018년엔 350개로 늘어났다. 대학과 호텔 음식점들 역시 채식 메뉴 공간을 별도로 마련하는 곳이 증가하고 있다.

채식의 연장선에 있다고 할 수 있는 대체육 시장에 식품대기업들도 뛰어들고 있다. 롯데푸드, 동원F&B, CJ푸드빌 등이 대체육 개발에 나섰다. 이 중 동원F&B는 미국의 '비욘드미트' 제품을 국내에 독점 공급중이다. 온라인 쇼핑몰 11번가에서는 ‘채식 콩고기’의 매출이 매년 늘어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뿐만 아니라 라면, 화장품, 패션 분야에서도 채식 애호가와 비건들을 위한 메뉴와 상품을 점점 확장시켜 나가고 있다.

더 있다. 식물성 계란을 만드는 미국기업 저스트가 국내기업 가농바이오와 제휴해 우리나라에 진출한다는 소식이다. 말 그대로 인조계란이 우리나라 식탁에 오르게 되는 것이다. 저스트의 액상형 계란인 ‘저스트 에그’는 녹두를 주재료로 만들어져 색깔, 맛, 냄새가 실제 계란과 거의 차이가 없는 것으로 알려졌다. 단백질도 충분하다고 한다. 저스트는 2018년 유럽의 계란 회사인 유로보와 파트너십을 맺고 유럽시장에 진출한 데 이어, 올해는 한국의 가농바이오와 손을 잡았다.

저스트에그는 미국, 유럽, 홍콩, 싱가포르에 약 630만 개가 판매된 것으로 알려졌는데, 최근엔 중국에서도 선을 보였다. 저스트 에그의 인조계란(인공계란)은 식물성 재료인 녹두로 만들기 때문에 조류인플루엔자(AI),살모넬라균 등의 위험요인이 없어 안전한 것으로 알려졌다. 콜레스테롤 걱정도 없고 공장식 사육도 걱정할 필요가 없다는 게 관계자의 설명이다. 실제로 저스트 에그는 미국 시사주간지 타임(TIME)지가 선정한 지속가능한 스마트 제품이기도 하다.

 

◇ 한국도 롯데, CJ, 동원 등 식품대기업이 인조고기 시장 진출

지금까지 언급한 인조고기는 거의 다 식물성 원료를 재가공해서 만든 대체육류에 대한 것이었다. 하지만 인조고기는 더 있다. 바로 배양고기, 배양육이다. 배양육은 말 그대로 동물의 세포를 배양해서 해당동물의 고기를 생산해내는 것을 말한다. 그렇다보니 생각해볼 점이 존재한다. 우리 인간이 줄기세포로 할 수 있는 수많은 일들을 놓고 잠시 브레이크를 걸고 치열하게 고민을 하는 것과 같은 이치다.

전문기관의 분석에 따르면 2040년까지 전통 육류 소비는 약 30% 정도 감소할 것이며, 그 자리를 인조고기와 배양육이 차지할 것이라고 한다. 전 세계 대체육 시장도 큰 규모로 성장할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최근 비거노믹스라는 신조어도 생겼다. 채식을 뜻하는 비건(Vegan)에 경제(Economics)를 붙인 말인데 채식주의자들 혹은 그들을 지지하는 사람들이 소비하고 구매하는 제품의 시장이 커졌다는 의미다. 아울러 전세계적으로 채식 열풍이 불고 있다는 반증이다. 대세가 될지, 일시적인 유행으로 그칠지 두고 볼 일이다. 그러나 전지구적 인구 증가와 식량 자원의 한계 상황이 곧 도래할 것임을 감안한다면 축산업계가 예의주시해야할 지점임은 분명하다. 

서두에 언급했듯이 TV나 비디오가 라디오를 없애지는 못했더라도 분명한 것은 흐름 자체를 뒤바꾼 것만은 사실이다. 즉 대세는 전환될 수 있다는 뜻이다. 당분간 대체육(식물성 인조고기, 배양육)은 보완재로 기능할 것이 분명하지만, 세월이 흘러 언젠가는 고기의 대체재가 될 수도 있다. 거대한 변화의 물결 앞에 우리 축산 농가와 양계농가들도 대비를 해야만 할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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