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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래병해충 유입도 아프리카 돼지열병만큼 위험하다중요성 커지는 '바이오 안보' .... 개념 및 범위 정립 시급, 선제적 예찰과 국제공조도 확대해야

식량안보라는 말이 있다. 너무 유명한 개념이라서 달리 설명하지 않아도 될 것이다. 최근엔 바이오안보(Biosecurity)라는 말도 점점 부각되는 추세인데, 바이오안보란 생물로 인한 위험으로부터 안전을 확보하자는 뜻이 그 속에 녹아있다. 피해가 기하급수적으로 확대되는 특성으로 국제적인 정보공유와 차단조치 등의 공조가 중요하다고 알려져 있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지난 5월 발표한 '농업부문 바이오안보 논의동향과 대응방안' 자료에 따르면, 지난 100년 동안 유입된 외래병해충은 총 89종(병 42, 해충 47)인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이 가운데 34종이 2000년 이후에 국내에 유입된 것으로 드러났다. 원인은 주로 기후변화인 것으로 알려져 있는데, 이로 인해 열대와 아열대 지역의 외래병해충이 우리나라에 유입될 가능성이 높아진 것으로 분석됐다. 특히나 관광명소 제주도가 외래 병해충의 유입과 정착 가능성이 높은 지역인 것으로 나타났다.

바이오안보(Biosecurity)에 대해 좀 더 살펴보자. 바이오안보는 매우 다양한 의미로 사용되는 말이지만, 인간생명과 직결되는 신흥안보 이슈로서도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특히 농업부문에서는 가축방역, 병해충 관리 등과 높은 연관성을 지니고 있다. 또한 바이오 테러와 생물무기 역시 바이오 안보의 영역에 포함된다고 할 수 있다.​ 바이오안보의 범위는 점점 확장되고 있는데, 여기에는 유전자변형생물체(GMO, GeneticallyModifiedOrganism), 실험실의 유해 생물학적 물질 등이 포함된다.

농업부문에서 가축방역과 식물방역은 바이오안보의 가장 중요한 부분이다. UN 식량농업기구(FAO)의 바이오안보 정의는 식품안전, 동식물의 생명과 건강, 이와 관련된 환경상의 위험 분야에서 위험을 분석하고 관리하는 정책과 규제체계를 아우르는 전략적이고 통합적인 접근 방식(도구와 활동 포함)을 말한다. 바이오안보는 식물 병해충, 동물 해충과 질병, 인수공통 감염병의 유입, GMO와 그 제품의 도입과 방출, 외래 침입종 및 유전자형의 유입과 관리를 다루며, 농업의 지속 가능성, 식품안전, 환경 보호, 생물다양성과 직접적인 관련이 있는 전체론적인 개념이다.

바이오안보는 식물 병해충, 동물 해충과 질병, 인수공통 감염병의 유입, GMO와 그 제품의 도입과 방출, 외래 침입종 및 유전자형의 유입과 관리를 다룬다. [사진=픽사베이]

◇ 나날이 부각되는 동식물 바이오 안보의 중요성

농업부문 바이오안보 관련 이슈는 크게 동물방역과 식물방역으로 나눌 수 있는데, 농업부문 바이오안보는 특히 생태계의 건강이 모두 연계되어 있다는 인식에서 출발한다. 가축질병에 대한 관심과 연구는 세계적으로 확대되고 있다. 사람에게 발생하는 신종전염병의 약 60%는 인수(사람과 가축)공통이며, 이 중 75%는 동물에서 유래한 질병이다. 특히, 바이오테러에 사용되는 병원체의 약 80%는 인수공통인 것으로 추정된다.

외래병해충은 국외에서 유입되어 발생하는 병해충으로, 지역 농업의 근간을 파괴하고 지역 생태계를 훼손할 수 있다. 외래병해충의 차단과 근절은 식물방역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다. 외래병해충은 대부분 그 천적을 동반하지 않아(천적과 함께 유입되지 않아) 개체 수 및 분포가 지역 생태계의 수용능력을 넘어 확장되는 경향이다.

식물병의 경우 대부분 해충을 통해 전파되므로, 특히 외래병해충에 대한 예찰과 박멸이 중요하다. 「식물방역법」은 ‘수출입 식물 등과 국내 식물을 검역하고 식물에 해를 끼치는 병해충을 방제하기 위하여 필요한 사항’을 규정하고 있다. 식물검역의 목적은 해외의 유해병해충으로부터 우리나라의 농림업 및 자연환경을 보호하는 것이다.

최근 가속화되고 있는 기후변화는 열대-아열대 지역에 분포하는 외래병해충의 국내 유입 가능성을 확대시키고 있다. 또한 해외여행객 증가 등 외래병해충 유입 위험요인도 늘어나고 있는 추세다. 검역과정에서 검역처분 및 병해충 검출건수가 지속적으로 증가하는 것이 이를 뒷받침하고 있다

아프리카 돼지열병 유입을 막기위해 공항과 항만에서 철저한 조치를 취하고 있듯이, 바이오 안보 분야에서도 외래 동식물과 병해충의 유입에 대한 적극적인 방역조치가 필요하다. 특히 무엽협상에서 WTO 부속협정중 하나인 ‘위생 및 식물위생 조치에 관한 협정(SPS 협정, Agreement on Sanitary and Phyto-sanitary Measures) 관련 규범완화는 검역당국의 권한을 약화시켜 바이오안보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가능성이 존재한다.

그러므로 농업부문의 바이오안보 개념을 사회적 합의를 바탕으로 정립해야만 한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목소리다. 바이오안보의 중요성을 환기하고 관련 정책에 대한 공감대를 확산하기 위해서는 우선 농업부문에서의 바이오안보에 대한 개념 및 그 범위를 정립하는 것이 필요하다. 방역 위해요소에 대한 선제적 대응을 위해 예찰과 국제공조를 확대해야 하며, 방역활동 고도화를 위해 통합적인 방역관리 시스템의 구축이 필요하다.

 

◇ 바이오 안보 개념 정립과 국민적 공감대 확산 필요

바이오안보와 관련해 우리나라 지자체들은 발빠른 외래병해충 방제 작업으로 그 중요성을 각인시키고 있다. 경북 청송군은 외래해충에 대한 조기 대응 차원의 방제작업을 대대적으로 실시했다. 특히 과실의 생육을 가로막는 갈색날개매미충, 꽃매미, 미국선녀벌레 등을 염두에 둔 방제작업이었다. 충청남도 역시 산림, 농경지 피해와 더불어 사람들의 실생활에도 큰 불편을 안겨주는 외래 돌발해충 방제를 위해 농업부서와 협업 체계를 마련해 대응하고 있다.

외래병해충의 유입 가능성이 크다고 알려진 제주도에도 비상이 걸렸다. 제주특별자치도농업기술원은 상시 농작물 병해충 예찰-진단-예측 시스템을 구축했다. 빠르고 정확하게 외래 병해충에 의한 농작물 피해를 막거나 최소화하기 위해 노력중이다. 현재까지 제주도내에서 돌발해충, 외래병해충으로 인한 피해는 발생하지 않았다. 하지만 타 지자체에 비해 발생 및 유입 가능성이 높다는 판단 아래 선제적인 대응을 펼치고 있다. 제주도내에서 매실, 블루베리, 단감 등을 재배하는 총 24개소에 대해 유충과 성충 발생 유무와 발생정도 등의 정밀 예찰도 실시중이다.

충남 예산군농업기술센터가 최근 이상기후에 대비해 농작물 병해충 비상시스템을 가동했다.예산군은 돌발병해충 및 과수 화상병 등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방제방법을 찾고, 명예식물 감시원을 위촉해 지역방제구역을 설정해 방제를 극대화하기로 했다.

식물병의 경우 대부분 해충을 통해 전파되므로 특히 외래병해충에 대한 예찰과 박멸이 중요하다. 사진은 갈색날개매미충에 감염된 작물 [사진=농촌진흥청]

◇ 외래병해충 방제를 위한 개별 지자체들의 고군분투, 하지만 그것만으론 부족

이뿐 아니다. 지자체의 노력 외에도 정부 또한 외래병해충의 국내 유입.확산을 막기 위한 방역 강화조치에 나섰다. 대표적인 외래병해충은 ‘폴아미웜(Fall Armyworm, 열대거세미나방)’이다. 폴아미웜은 지난 2016년 아프리카 나이지리아에서 발견됐는데, 이후 엄청나게 빠른 속도로 전세계로 퍼져나가고 있다. 올해 초에는 중국에서도 발견된 폴아미웜은 80여종의 작물을 닥치는 대로 갉아먹어서 농작물 피해가 막대한데, 특히 옥수수 등 화본과 작물에 심각한 피해를 준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폴아미웜이 편서풍을 타고 국내로 날아오거나 수입 농산물에 묻어올 가능성을 예의 주시하고 있다. 대책도 마련중이다. 우선 피해 가능성이 큰 26개 작물에 대한 방제 농약을 긴급하게 직권등록했다. 국경검역을 강화해서 공항과 항만에 예찰트랩 60개, 공중 포충망 10개, 유아등 10개를 설치했다. 또한 해외 발생동향, 국내 검역 결과 등에 따라 검역 대상 국가와 품목을 확대해나간다는 방침이다.

붉은불개미에 대한 검역도 한층 강화했다. 농식품부는 지난 4월부터 중국에서 수입한 조경용 석재에서 붉은불개미가 잇따라 발견됨으로써 국경검역 강도를 높여나가고 있다. 이전까지는 80% 정도만 표본추출 검사하던 중국산 조경용 석재를 전량 검사하고 있다.

정치권에서도 외래병해충에 대한 경각심을 날로 높아지고 있다. 자유한국당 김성찬 의원(진해)은 지난 4월 식물방역법 개정안 등 3건의 법률안을 대표발의했다고 밝혔다. 식물방역법 개정안은 식물을 재배하는 자 이외에 식물 병해충을 연구하는 경우에도 외래병해충을 발견한 경우 농림축산식품부나 지방자치단체장에게 신고하도록 했다.

농촌진흥청이 지난 2009년부터 최근까지 해외 유입종으로 평가한 44종의 외래병해충 중 13종의 병해충이 식물 병해충 연구자 등이 논문을 발표한 후에 알려지는 일이 발생했기 때문이다. 특히 식물 병해충 연구자가 최초로 외래병해충을 발견하는 사례가 많음에도 연구 과정 중 신고가 이뤄지지 않아 외래병해충의 조기발견 및 역학조사에 차질이 발생하는 것을 막기 위한 것이 식물방역법 개정안의 핵심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12일 북한이 아프리카돼지열병(ASF) 확산을 막기 위한 전국 단위의 방역이 진행 중이라며 아프리카 돼지열병 발병 사실을 노동신문을 통해 처음으로 공개했다. 우리 정부도 대책마련에 구슬땀을 흘리고 있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아프리카돼지열병(ASF) 방역대책 점검을 위한 관계부처 협의체 회의를 열었다. 

그 내용 중에 식약처는 외국인 밀집지역, 축산물 시장 등 외국 식료품 판매업체 총 1045개소의 불법 수입축산물 일제 단속을 실시 중이라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 행정안전부는 지자체 방역부서 외에 비방역부서인 재난부서 등도 방역에 참여할 수 있게 한다는 내용을 밝혔다.

아프리카 돼지열병과 외래병해충은 많은 점에서 닮았다. 특히 그 질병들이 우리나라에 전파되었을 때 어떤 규모로 피해를 줄 지 모르는 공포감 역시 공통점이다. 아프리카 돼지열병이든 외래병해충이든 막는 게 최선이다. 유입 자체를 막기 위한 보다 현명한 대책 마련이 시급하다. 외래병해충 유입을 막는 노력에도 비상벨을 울려야 할 때가 왔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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