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는 최근 농어업비서관에 박영범 지역농업네트워크 협동조합연합회 회장을 임명했다. 우선 축하한다는 말을 전한다. 그런 중임을 감당할만한 인물이란 평가 때문이다. 박 신임 비서관은 농업 관련 학과를 졸업하고 줄곧 농업 관련 시민단체에서 일해 온 인물이다. 전문성은 두 말할 나위 없을뿐더러 무엇보다도 농촌현장을 잘 아는 경력을 지녔다. 농업컨설팅 분야의 개척자라는 평가도 뒤따른다.

그런데 궁금한 점이 있다. 전임 농어업비서관은 왜 경질되었는가 하는 점이다. 전임 비서관이 임명되었다는 소식을 듣고 기대감에 부풀었던 게 바로 엊그제 일인 것 같아서 하는 말이다. 따져보니 1년도 안 돼 전임 비서관은 떠났다. 그렇다면 신임 농어업비서관은 또 얼마나 근무하다가 청와대를 떠날 것인지 궁금해지는 건 당연한 일일 것이다.

이개호 장관이 임명되기 전, 약 5개월의 농림축산식품부장관 공석 사태가 벌어진 적이 있었다. 전임 장관이 도지사로 출마하면서 생긴 공백을 무려 5개월 동안 방치해 온 게 현 정부의 농업을 대하는 방식인지라, 능력 있는 농어업비서관이 임명됐다고 해서 마냥 좋아할 수만은 없는 일인 것이다.

앞 뒤 상황을 따져보면 안 그런가? 농민운동가 출신의 전임 농어업비서관이 해놓은 일은 과연 무엇일까도 곰곰 생각해볼 대목이다. 그는 농업 전반의 현안에 대해 어떤 일을 하고 떠난 것일까? 전임이 떠나든 신임이 그 자리를 채우든 여전히 ‘농업 패싱’이란 말은 농업계를 조롱하고 희화화하는 테마가 되어 대한민국 사회를 부유하고 있다.

문재인 대통령- 박진도 농특위원장 - 이개호 농림축산식품부 장관- 신임 박영범 청와대 농어업비서관이 지혜와 힘을 모아 최선을 다해도 농업계 현안들이 해결될 수 있을지 회의적인 게 농업계의 현실이다. 수많은 난관이 앞을 가로막고 있기 때문이다. 하물며 장관과 비서관이 1년 단위로 교체되는 마당에 현 정부가 과연 산적한 농정현안들을 원만하게 처리할 수 있을 것인가? 많은 사람들이 탄식하고 있다.

아무쪼록 신임 농어업비서관이 대통령과 농특위와 농식품부를 잇는 가교 역할을 성공적으로 수행하길 기대해본다. 농어업과 농어촌의 현실을 누구보다 잘 아는 인물에게 거는 기대가 크다는 점을 가슴 깊이 새겨야 할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