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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중-일 농업용 로봇 삼국지날로 커지는 농업용 로봇 산업, 대한민국은 어디까지 왔나?

4차산업이란 말이 대세로 떠 오른 지 오래다. 대개 4차산업의 핵심기술로 인공지능(AI), 블록체인, 사물인터넷(IoT)을 꼽곤 하는데, 도대체 이걸 어떻게 구현해서 실생활에 응용하는가에 대해서는 아는 사람만 알고 대부분은 모른다. 그렇다면 이렇게 생각해보자. 우리 속담에 ‘구슬이 서 말이라도 꿰어야 보배’라는 게 있다. 4차산업으로 나열한 위와 같은 기술들은 사실 ‘로봇’이라는 실행체를 통해 인간과 접촉한다. 로봇이 4차산업의 핵심기술로 꼽히는 인공지능, 블록체인, 사물인터넷을 인간에게 손에 잡히고 눈에 보이게끔 해주는 존재(?)다. 농업에서도 마찬가지다. 스마트농업이니 애그리-테크니 뭐니 해도, 결국 로봇이 필요하다.

농업은 노동 집약적인 산업이다. 그래서 우리 머릿속의 농부는 아침 일찍 일어나 씨 뿌리고 밭 매고 논과 축사와 산과 들을 오가는 부지런하고 바쁜 사람들이다. 사실 지금도 그렇다. 아니, 지금 우리나라 농촌은 농번기에 일손이 딸려 외국인노동자 수십만 명을 단기채용해 부족함을 메우는 실정이다. 농촌에 다양한 로봇이 필요한 이유다.

농업용 로봇은 종류도 다양해서 일일이 열거하기도 벅찬데, 새로 나온 로봇과 사람들 입에 자주 오르내린 농업용로봇을 꼽아본다. 호주 로봇 스타트업 '어거리스(Agerris)'가 개발한 농업용 로봇 '스왝봇(SwagBot)'이 출시 직전이다. 이 로봇은 작물 감시, 잡초 제거, 수확량 산출을 도와준다. 조만간 가축을 자율적으로 관리하는 능력도 선보인다고. 농업용 로봇업체인 아그로봇(Agrobot)은 딸기 수확 대형 로봇이다. 잘 익은 딸기를 선별해 수확할 수 있다. 일본에서는 기업과 대학연구팀이 화훼 농가를 보조하는 자율 주행 로봇을 개발중인데, 일꾼들이 잘라놓은 꽃을 수거해 저장소로 운반하도록 설계됐다.

유럽에서는 그린 아스파라거스 농가를 위한 로봇 개발이 진행중. 수확용 기계인데 잘 익은 아스파라거스를 골라서 수확한다. 사과 따는 로봇이 세계 처음으로 상용화됐단다. 바퀴가 달린 이 로봇은 사과가 잘 익었는지 확인한 뒤에 진공청소기처럼 로봇 안에 있는 상자로 빨아들인다. 영국에서는 작물의 생장. 예상수확량 데이터를 수집하는 로봇 '마무트'가 선보였다. 수확량을 예측할 수 있다는 게 얼마나 중요한 일인지는 농민이나 농업관계자들은 잘 알고 있을 것이다. 또한 영국은 농업용 로봇 ‘해리(Harry)’를 개발했는데, 거미 모양의 로봇이다. 땅을 파고 씨앗을 심는 로봇으로, 씨앗을 어디에 심었는지 기록하고 데이터를 보관, 분석해 알려준다.

지금 우리나라 농촌은 농번기에 일손이 딸려 외국인노동자 수십만 명을 단기채용해 부족함을 메우는 실정이다. 농촌에 다양한 로봇이 필요한 이유다. 사진은 agrobot사의 딸기 수확기 [사진=agrobot사 홈페이지]

◇ 농업용 로봇은 파종, 수확, 가축 관리, 산출량 예측 등 못하는 게 없다

유럽은 그렇다 치고 동북아시아 3국의 농업용 로봇 산업은 어디쯤 와 있을까? 앞서 소개한 미국과 유럽과 대등한 수준인 것일까 아니면 그들을 따라잡기 바쁜 걸까? 벼를 키워 쌀밥을 주식으로 하는 한국.중국.일본의 공통점은 농업용 로봇 분야에서도 비슷한 결과를 보여주고 있을까? 로봇 개발에서 크게 앞서있다는 일본은 혹시 농업용 로봇 분야의 세계 최고 아닐까? 13~15억 인구를 자랑하는 중국은 로봇이라는 게 아예 필요 없는 건 아닐까? 반대로 고령화농촌으로 농촌소멸이란 말까지 나오는 대한민국은 로봇이 절대적으로 필요한 나라 아닐까? 그렇다면 우리 농촌엔 어떤 농업용 로봇이 보급되어 있을까? 이 기회에 그 궁금증을 풀어보자.

 

▲ 한국 : 지난 5월 중순 SK텔레콤은 농업기계회사 대동공업과 함께 ‘실시간 이동 측위(RTK)’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이앙기’를 개발해 상용화했다고 발표했다. 자율주행 이앙기는 모판의 모를 사람 없이도 논에 심을 수 있는 일종의 농업용 로봇이다. 동양물산 역시 지난 2015년 자율주행 트랙터를 개발해 공개한 바 있다.

농촌진흥청은 지난해 ‘초정밀 접목 로봇’을 선보였는데, 이 로봇은 서로 다른 종류의 모종을 잘라 접붙이는 로봇이다. 한국항공대 산학협력단은 드론으로 병충해 분포지역을 정확하게 파악해 농민에게 전달하는 ‘농업드론’을 개발했다. 지난해 농업기술실용화재단은 버섯 생육상태를 판단하고 정보를 제공하는 로봇을 개발했다. 이밖에도 한호기술의 물류이송 로봇, 메타로보틱스의 농업용 드론, 로보닉스의 시설화훼용 운송로봇, 하다의 시설화훼용 방제로봇 등이 농업용 로봇으로 꼽힌다.

▲ 일본 : 일본은 농업용 로봇 기술에서 가장 앞서가고 있는 나라로 꼽힌다. 우리나라의 농림축산식품부에 해당하는 농림수산성이 앞장서서 무인 자율 주행 농업용 로봇의 개발을 추진하고 있다. 농업용 드론, 리모콘식 자동예초기, 자동운전 가능한 콤바인 등 첨단농기계가 농업현장에서 사용되고 있다. 농기계회사 구보다는 지난 2017년 무인트랙터를 시판했다. 농기계업체인 얀마와 이세키 역시 무인트랙터를 판매하고 있다. 무인트랙터는 대당 한화 9천만원에서 1억 4천만원 선.

농업용 로봇 분야 이외의 다른 로봇 분야에서는 소프트뱅크의 행보가 주목할 만 하다. 보행 로봇 분야 세계 최고 기술력을 지닌 미국의 보스턴 다이나믹스를 소프트뱅크가 인수했다. 또한 일본 모터사이클 전문 업체 야마하(Yamaha)가 인수한 '로보틱스 플러스(Robotics Plus)'는 사과포장 로봇 아포로를 출시했다. 농업과 원예 산업의 노동력 부족을 보충하기 위한 로봇. 아포로는 1분에 120개의 사과를 처리한다. 이밖에도 일본은 자율 농업용 자동차, 로봇 키위 수확기, 로봇 수분 조절기, 작물 추정기를 개발해 상용화를 앞두고 있다.

▲ 중국 : 중국은 로봇기업을 지원하기 위해 '중국 제조 2025' 정책을 편다. 우리가 익히 아는 인터넷 포털.모바일 메신저 업체 텐센트도 ‘로보틱스X’라는 연구소를 세워 로봇과 인공지능 분야에 뛰어들었다. 중국의 농업용 로봇은 간소화와 생산성 증대를 목표로 한다. 중국 장쑤성을 시범지역으로 7년 동안 추진중인 로봇개발.활용 계획은 무인 트랙터, 제초제 기구, 벼 이앙기를 중심으로 하고 있다. 하지만 드넓은 중국의 농토를 감안할 때 이같은 로봇은 시작에 불과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중국 칭다오 투얼타이커로봇유한회사(青岛托尔泰克机器人有限公司)와 베이징 빅데이터연구원은 농업용 로봇 '아포뉴'를 선보였다. 일종의 무인자율주행차량인데, 아포뉴를 활용하면 농민들이 사무실에 앉아서 농장을 쉽게 관리할 수 있게 될 것이라는 게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아포뉴는 농장에서 채집, 잡초 제거, 농약 분사 등의 작업을 해낸다. 중국 당국은 농업용 로봇이 노동력 고령화와 생산성 감소 문제를 해결해 줄 것이라는 기대를 하고 있다.

중국의 2억 5천만명 농민과 농업용 로봇의 조화가 어떤 식으로 진행될 지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농업용 로봇의 등장으로 농민들이 일자리를 빼앗긴다는 시각도 있고, 오히려 농업관련 일자리가 늘어난다는 전망도 공존하고 있는 게 중국이다.

지난 5월 중순 SK텔레콤은 농업기계회사 대동공업과 함께 ‘실시간 이동 측위(RTK)’ 기술을 활용한 ‘자율주행 이앙기’를 개발해 상용화했다고 발표했다. [사진=대동공업]

◇ 한국-일본-중국의 농업용 로봇은 아직 시작 단계

앞서 언급했듯이 일본과 중국은 농림수산성과 정부가 앞장서고 소프트뱅크 등의 대기업과 농기계기업들이 이를 실행하고 구현하는 식으로 로봇산업 시장을 확장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지난해 말 LG전자가 CEO 직속 ‘로봇사업센터’를 신설한 바 있다. LG그룹이 로봇 사업에 본격적으로 진출한다는 의미로 해석하는 전문가들이 많다.

국제로봇연맹(IFR) 자료에 따르면 세계 로봇 시장 규모는 2016년 기준으로 약 204억 달러(약 22조 9천억원)다. 2020년에는 2배 이상 성장한 436억 달러가 될 것이라고. 우리나라는 중국(28.0%), 북미(17.7%), 일본(10.9%), 독일(9.5%)에 이어 세계 제조업용 로봇 시장의 약 8%를 점유하고 있다. 5위권 안에 들어 있다. 국내 로봇 시장만 놓고 보더라도 2016년 생산액 기준 약 4조 5천억 원의 시장이 형성돼 있다.

그렇다면 농업용 로봇시장은 어떨까? 영국 조사 및 컨설팅 업체인 ‘ID테크엑스‘의 농업예측보고서에 따르면 농업용 로봇 시장 규모는 2016년 30억 달러(3조 5천억원)에서 오는 2027년 120억 달러(15조 원)에 이를 것으로 예측됐다. 전체 로봇시장에서 농업용로봇이 차지하는 비중이 약15~20% 수준을 유지하면서 점점 커지고 있는 추세다.

우리 정부도 2023년까지 로봇 전문기업 100개를 키우기로 했다. 또한 2백억원 규모 로봇펀드 조성, 로봇 규제개선센터 설치도 계획하고 있다. 관계부처들이 힘을 모아 신성장 산업 연계 로봇 기술개발도 추진한다. 농림축산식품부는 파종·수확 작업 등이 가능한 농업용 로봇 개발을 맡았다.

농촌진흥청도 농약살포드론, 딸기 수확기, 무인트랙터, 포도정리 로봇의 실용화에 이어 유리온실의 시설 자동화와 로봇화를 진행하고 있다. 농촌진흥청이 선보인 ‘초정밀 접목 로봇’이 현재까지의 대표적 성과물이다. 서로 다른 종류의 모종을 잘라 접붙일 때 기존에는 수작업으로 했는데 로봇을 이용하면 더 빠르고 정확하게 할 수 있다. 농촌진흥청은 2030년쯤에는 로봇이 씨를 뿌리고 농약을 치고 열매를 수확하는 전 과정이 농업현장에서 가능해질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 ‘농업패싱’은 여전한 가운데 ‘농업용 로봇’ 개발만 진행중?

‘농업이 인류의 미래’라는 전망과 예측은 국내외에서 이미 충분히 쏟아져 나왔다. ‘농업만이 살길’이라고 목소리를 높이는 미래학자와 세계적인 큰 손들도 많다. 세계 각국과 이웃나라 일본과 중국은 농업용로봇 개발에 힘쓰며 이 같은 전망을 뒷받침하고 있다. 우리나라도 그들 못지않게 농업용로봇 개발.상용화를 위해 애쓰고 있는 건 사실이다.

그렇지만 사회 전반에 뿌리깊게 확산돼있는 ‘농업패싱(농업외면.농업홀대)’ 현상은 농업발전의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할 수 있겠다. 최근 출범한 농특위의 박진도 위원장도 공식석상에서 “농업패싱을 극복해야 한다. 농업을 전 국민적 관심사로 만드는 게 우선이다”라는 말을 반복중이다.

하지만 우리 사회의 그러한 인식과 달리 전 세계농업은 첨단 기술과 로봇산업 수용이라는 면에서 매우 앞서가고 있다. 자율주행자동차가 등장함과 거의 동시에 자율주행 트랙터가 상용화된 것을 보면 농업계야말로 4차산업 구현의 최전방이라고 해도 좋을 것이다. 그래서 영국의 세계적인 컨설팅 회사인 ‘ID테크엑스는 이렇게 전망한다. 5년 뒤의 일인지라 곰곰 새겨봐야 할 일이다.

“2024년이면 GPS 기능을 갖춘 농업용 장비가 1백만 대가 넘을 것이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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