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양파 가격이 40% 이상 폭락하는 일이 벌어졌다. 양파 생산으로 유명한 전남 무안 농민들은 올해 또 시름에 젖어 있다. 서울 가락시장에서 판매되는 무안양파 가격은 1kg당 507원 선인데, 한 달 전에 비해 무려 4백원이나 값이 내려갔다.

시장격리와 산지폐기라는 조치를 해마다 반복하는 상황에 농민들은 속이 타들어간다. 전남에서만 올해 총 30억원을 들여 양파를 폐기처분했다. 전라남도는 시장 격리 참여농민들에게 3.3㎡당 5천 9백원 정도를 보전한다지만 농민 자부담이 20%나 폐기처분 단가에 적용돼서 농민들은 한숨만 쉬고 있는 실정.

사정이 이렇다보니 농민들과 관련단체들이 채소 가격 안정 대책마련을 촉구하며 여의도 국회 앞에 모여들었다. 지난 14일 서울 여의도에서는 고랭지채소강원도연합회, 전남겨울대파생산자협회, 쪽파생산자연합회, 전국알타리무생산자연합회 등의 생산자단체들이 ‘채소 값 폭락 대책 촉구 농업인 총궐기대회’를 열고 정부의 농산물 정책을 성토했다.

생산원가에도 못 미치는 농산물 가격의 대책마련도 강하게 촉구하고 나섰다. 양파를 비롯해 배추, 무, 대파 등의 가격이 약세인 상황에서도 농림축산식품부는 현 상황에 대해 손을 놓고 있다고 비판했다. 농민들은 “우리들은 국민들에게 안전한 먹거리를 공급하기 위해 농사를 지은 죄 밖에 없다. 농산물 값이 오르면 정부가 왜 가격인하 정책만 펴는지 이해할 수 없다” 라며 “가격 폭락에 산지폐기가 일상이 되어버린 대한민국 농업정책은 반드시 고쳐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정부 통계를 보면 지난 4~5년 간 산지폐기 비용으로만 약 500억 원이 넘게 사용된 게 현실이다. 산지폐기의 악순환 고리를 끊는 일이 시급하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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