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나 브라질의 정글에서 무자비하게 나무를 베어내는 바람에 그곳에 살던 희귀동물들이 살 곳을 잃고 있다는 소식은 몇 십년 전부터 들어왔다. 그게 인도네시아나 브라질의 일만은 아니란 걸 지구촌 사람들은 다 안다. 그런데 그렇게 베어낸 나무들은 모두 그 나라에서 합법적인 절차를 거친 나무들일까? 모든 나무가 그렇지 않다는 게 최근의 인식인 것 같다. 법이 변하고 절차가 변하는 걸 보면 그걸 실감할 수 있다.

사실 그동안 목재·목재제품을 수입하려면 관세만 납부하면 통관이 되었다. 하지만 이제는 산림청장에게 신고하고, 검사기관에서 관계 서류를 확인받아야만 한다. 또한 수입업자는 원산국에서 발급한 벌채허가서나 국제적으로 통용되는 인증서 등 합법벌채 증명 서류를 구비해야 한다.

산림청은 지난 달, 불법벌채된 목재 또는 목재제품 수입을 제한하는 '불법목재 교역제한제도' 도입을 발표했다. 이 제도를 오는 10월 1일부터 본격 시행한다는 것. 불법 목재 교역 제한 제도는 「목재의 지속가능한 이용에 관한 법률·시행령·시행규칙」 개정에 따라 2018년 10월 1일부터 원목, 제재목, 방부 목재, 난연 목재, 집성재, 합판, 목재 펠릿 등 7개 품목을 대상으로 1년간 시범 운영 중인 제도. 불법 벌채를 차단해 지구 온난화를 막고 합법 목재 교역을 증진하기 위함이다.

전 세계적으로 32개국이 이 제도를 운영중이다. 제도 도입 국가는 미국(2008), 유럽 연합(28개국)(2013), 호주(2014), 인도네시아(2016), 일본(2017) 등이다. 이와 같은 제도가 도입된 이유를 살펴보자. 실제로 영국 왕립국제문제연구소인 채텀 하우스의 최근 보고서에 따르면, 전 세계적으로 연간 1억㎥ 이상의 목재가 불법적으로 벌채되고 있다고 한다. 이렇게 벌채되는 목재의 가치는 연간 1천억 달러. 전 세계 목재 교역의 30%를 차지한다는 게 보고서의 내용이다. 심각한 수치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제도가 잘만 운용된다면, 우리나라에 목재를 수출하는 국가의 불법 벌채를 방지할 수 있어서 지구 산림보전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또한 합법적으로 벌채된 국산 목재의 활용이 높아질 것이다. 따라서 국내 목재산업이 고루 발전할 것이다. 박종호 산림청 차장은 ＂제도의 성공적인 정착을 위해서는 무엇보다도 국내 목재산업계와의 소통이 중요하다. “라고 덧붙였다.

아마도 목재수입업계를 포함한 이해당사자들의 반발을 염두에 둔 발언인 모양이다. 아무쪼록 윈-윈 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아 지구촌 전체와 국내 목재업계의 활력을 모두 지켜낼 수 있기를 바란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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