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화도는 섬인가? 예전에는 그랬겠지만 지금은 육지와 다리로 이어져 섬 아닌 섬, 육지 아닌 육지가 되었다. 먼 옛날 고려가 몽골에 짓밟혔을 때 무신 최씨정권은 이곳 강화에서 몇 십년을 버티며 정권을 유지했다. 제주도나 울릉도가 아닌 바로 강화도. 드넓은 땅 그중에서도 평야가 존재하는 섬이기에 가능했을 일이다. 그래서인지 예로부터 강화도 농부들에겐 이런 말이 전해져 온다. "강화 1년 농사면, 3년 흉년도 걱정 없다." 이게 대체 무슨 말인가? 곰곰 음미해보면 강화도 농사의 풍성함 때문임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요즘 말로 가성비 최고의 농업지대가 바로 강화도라는 뜻일 것이다.

강화도는 지난해 가을 방송된 드라마 '미스터 션샤인'의 촬영지로도 관심을 끌었다. 그 중 초지진은 해상으로부터 침입하는 외적을 방어하는 요새인데, 이곳이 바로 미국군과 전투를 벌인 신미양요의 발생현장. 또한 일본 군함 운요호(운양호)와 치열한 격전을 벌인 격전지이기도 하다. 프랑스 군대와 전투를 벌인 병인양요도 빼놓을 순 없다. 달리 말해 강화도 초지진은 외국군대와 세력이 조선, 즉 한반도에 들어오는 관문 또는 대문 같은 곳이었던 것이다. 그보다 앞선 임진왜란 병자호란 때에도 강화도는 왕실의 피난처 역할을 수행했고, 그러다보니 호국안민을 기원하며 대장경이 제작된 곳이기도 하다. 조선왕조실록 보관을 위한 정족산 사고(史庫), 외규장각, 행궁도 강화도에 설치되어 있었다. 강화는 언제나 왕조의 임시수도였던 것. 단군왕검과 연관된 마니산 참성단도 강화에 있다.

강화도는 높은 산이 없고 섬전체가 평야지로 구성되어 있다. 일조량도 많고 식물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따져보면 세계일류 농산물 중에서도 명품들은 대개 해변 지형에 북위(또는 남위) 38도 부근에서 생산된다. 프랑스의 와인, 일본 최고 인기쌀인 니가타쌀(고시히카리), 칠레산 수입농산물 등이 대표적이다. 강화군은 바로 이런 나라들과 기후와 위치 조건에 서 거의 같다고 볼 수 있겠다. 사정이 이런데 강화가 농업과 농산물의 천국이 되지 못할 이유는 없을 것이다. 봄이면 강화에서는 고려산 진달래축제가 열리는데, 올해는 4월 13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강화도는 높은 산이 없고 섬전체가 평야지로 구성되어 있다. 일조량도 많고 식물이 자라기에 최적의 조건을 갖추고 있다. [사진=강화군청]

◇“강화 농사 1년이면 3년 흉년도 걱정없다”... 풍요의 고장 강화도

강화의 특산품은 이것저것 셀 수 없이 많다. 그 중에서 꼽으라면 단연 왕골 공예품이 으뜸인데, 강화에서만 생산되는 순백색의 왕골로 만든 화문석, 꽃삼합, 화방석 등은 우리나라 뿐 아니라 동북아시아 전체에서 명품으로 통했다. 강화 화문석은 고려시대부터 시작된 전통공예품으로 고려왕실이 몽골에 진상품으로 보내기도 했던 것으로 알려져있다. 화문석을 원나라에 보냈더니 그걸 가지고 간 사람 수 십명에게 벼슬을 내려 고려로 보냈다는 역사 기록도 있는 걸 보면, 강화 화문석의 품질과 명성은 상상 이상이었던 것 같다. 남북정상회담 및 남북경협 등이 자주 뉴스에 등장하는 요즘에는 북한 개성의 특산품인 화문석도 집중조명되고 있기도 하다.

강화도 하면 강화인삼을 빼놓을 수 없다. 우리가 흔히 말하는 ‘고려인삼’의 원산지가 바로 강화도로 알려져 있다. 강화인삼은 고려 고종(1232년)때부터 재배되었으며, 강화군은 6년근 인삼재배의 최적지로도 이름을 널리 알리고 있다. 해마다 가을이면 강화 고려인삼 축제가 열려 성황을 이룬다. 새우젓도 명품으로 꼽히는데, 강화는 전국 추젓(가을에 잡은 새우로 만든 새우젓)의 70%를 생산하고 있다. 매년 10월 강화도 새우젓 축제가 열릴 정도로 새우젓의 본고장이기도 하다.

강화가 해양성 기후라는 점은 앞서 언급했는데, 이는 강화도 쌀이 유명한 이유가 되기고 한다. 토양에 마그네슘 함량이 많아서 밥맛도 탁월하다는 게 전문가들의 이구동성이다. 강화사자발약쑥도 유명한데, 약쑥재배에 좋은 화강암 토질이라서 쑥의 약효가 뛰어나다고. 약쑥을 5월 단오 무렵에 베어서 바닷바람 부는 그늘에서 3년 이상 말리는 강화사자발약쑥은 박하향이 난다고. 다른 지역 약쑥이 따라할 수 없는 품질로 입소문이 자자하다고.

◇ 화문석, 고려인삼, 새우젓, 쌀, 사자발 약쑥 등 특산품 넘치는 강화

이처럼 풍요로운 강화에 서 농업과 농특산물을 업그레이드하며 농민과 함께 호흡하는 강화군 농업기술센터는 스케일과 방향성도 남다르다. 강화군 농업기술센터는 직접 생산한 유용미생물을 지역농업인들에게 무상으로공급 하고 있다. 잘 알려진 것처럼, 친환경 유용미생물은 농약 사용을 최소화할 수 있다는 장점을 지니고 있다. 아울러 병해충 억제에 효과가 있다. 가축의 면역력도 키워주고, 양질의 퇴비와 액비 생산에도 기여한다.

강화군농업기술센터는 과학영농 인큐베이터로 자리매김하기 위해 잔류농약분석, 쌀품종판별 등을 수행하는 정밀분석시설 등을 갖추고 농가 소득증대를 목표로 지역농업인을 위해 무료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강화군농업기술센터의 농산물안전성분석실은 다른 지자체보다 우수한 시설과 전문 인력으로 유명하다. 농산물안전성 검사를 원하는 농가에게 무료로 분석결과서를 제공하고 있다. 최근에는 GAP 등 친환경농산물 생산에 대해 관심이 증가하면서 토양검정도 중요한 일이 되었다. 강화군농업기술센터는 매년 3천건~4천건의 토양분석 서비스를 제공중이다.

강화군 농업기술센터는 지역의 대표 농산물인 강화고려인삼의 옛 명성을 회복을 위해 동분서주하고 있다. 이를 위해 ‘2019년 강화고려인삼 생산기반시설 조성 지원사업’을 적극 추진중이다. 올해에만 총 14억 원을 사업비로 쓸 예정이다. 강화고려인삼의 앞날이 밝아보이는 이유다.

봄이면 강화에서는 고려산 진달래축제가 열린다. 올해는 4월 13일부터 21일까지 열린다. [사진=강화군청]

◇ 과학영농 인큐베이터, 농특산물 업그레이드, 고려인삼 마케팅 등 다양한 역할

강화에는 강화도농업기술센터와 함께 하는 체험시설과 체험농장이 많다. 그중 대표적인 곳은 학부모와 청소년들의 문의가 많고 방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질 않는 곳이다.

먼저 '강화사자발쑥 전시 체험장'이 있는데, 전통으로 전해오는 약쑥 채취방법으로 음지에서 3년간 숙성시킨 강화약쑥을 체험하고 구입할 수 있는 곳이다. 약쑥을 이용한 족욕, 좌훈, 뜸(전신, 복부), 발뜸 등을 체험할 수 있다.

'볼음도 저어새 생태마을'도 유명한데, 볼음도는 강화도 서북단의 청정해역에 위치한 섬으로 세계적인 갯벌 중 하나로 꼽힌다. 저어새 집단 서식으로 천연기념물로 지정되었다. 갯벌에서는 농어, 돌게, 동죽, 망둥어, 백합, 밴댕이, 병어, 소라, 숭어 등을 경험할 수 있다.

'국화리 팜랜드'는 고려산과 혈구산 자락에 위치한 아름다운 마을로, 건강과 힐링을 체험할 수 있다. 2017년 인천광광공사에서 관광체험마을로 선정한 곳이기도 하다.

'외포리 짚풀공예체험장'에서는 조상들이 했던 것처럼 볏짚을 이용해 가마니, 망탱이, 짚신, 멍석 등을 만들어볼 수 있다. 사라져가는 우리의 전통문화를 직접 경험할 수 있는 소중한 체험장소라고 입소문이 났다.

'꽃마니에뜨락'은 2,000여평의 시골정원이다. 잔디밭도 있고 물도 흐르고 꽃창포와 연꽃이 어우러져 있는 작은연못도 있다. 시골을 동경하는 마음과 문화·취미활동을 함께하고픈 마음을 이곳 꽃마니에뜨락에서 펼쳐낼 수 있다. 소중한 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하고 있다.

'도래미마을'은 강화군 선원면에 있는데, 대몽항쟁 당시 팔만대장경의 판각을 맡았던 장소로도 유명하다. 군사요충지로서 중요한 역할을 한 용진진, 화도돈대, 용당돈대, 그리고 장어요리로 유명한 더리미장어마을 등 문화, 역사, 자연이 한데 어우러진 아름다운 농촌마을이다.

'화문석체험장'도 빼놓을 수 없는데 ,전통 화문석의 제조를 학습하는 곳이다. 단순 학습으로 끝나지 않고 직접 실생활에서 활용할 수 있는 프로그램이 마련되어 있어 알차고 소중한 체험의 장이라고 소문이 났다. 

송영국 기자  syk@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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