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좋은 사람들의 평화도시 연천.’ 경기도 연천은 이렇게 스스로를 내세운다. 좋은 사람들, 평화도시란 말에서 언뜻 일말의 대척 개념이 떠오르기도 한다. 과거엔 고통 받았고 평화롭지 않던 시절이 있었다는 속내를 읽어낼 수 있는 것이다. 맞다. 연천은 휴전선 인접 지역이다. 동족끼리 죽고 죽이는 전쟁을 했던 과거의 기억을 매일 접하며 살아가야 하는 곳이기도 하다. 그래서 연천은 늘 평화롭게 오순도순 살아가는 행복을 꿈꾸고 있는 것이다.

연천에는 통일과 평화를 상징하고 염원하는 시설이나 장소가 여럿이다. 대표적인 게 바로 임진강변에 위치한 한반도통일미래센터. 2박3일 통일체험 프로그램으로 분단과 통일에 대해 생각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진다. 통일미래체험관, 생활관, 캠핑장, 체육관, 가족빌리지, 야외활동장소 등 다양한 시설을 갖추고 있다. 통일미래체험관에서는 통일미래체험카드(RFID)로 나만의 아바타를 만들어 가상의 세계 안에서 생생한 체험을 할 수도 있다. 열쇠전망대 , 태풍전망대 , 필리핀 참전비, 1.21 침투로, 통일이음길도 남북통일을 염원하는 옛시절의 흔적들이다.

연천에는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의 능도 자리잡고 있다. 고려 태조 왕건에게 평화롭게 신라를 넘기고 이곳 연천 땅에 묻혔다. 연천은 또한 고구려 멸망 100여년 전, 고구려의 남쪽 경계선이었다. 그래서 고구려 성곽 흔적과 방어진지가 아직도 남아있다. 더 멀리 세월을 거슬러 오르다보면 동아시아 최초로 돌도끼를 만들어낸 곳도 여기 연천이다. 발견된 구석기유적들로 선사유적공원이 조성돼있다. 매년 5월5일 어린이날 전후로 구석기축제도 열린다.

◇ 좋은 사람들의 평화도시 연천은 국내 율무 생산 1위

경기도 연천은 우리나라 율무 재배 면적의 약 60~70%를 차지하는 곳이다. 율무는 연천이 자랑하는 대표 특산물이다. 율무는 본디 베트남을 비롯한 동남아지역이 원산지인 아열대 작물인데 대한민국 최북단 연천에서 신기하게도 잘 자란다. 배가 고프던 옛날엔 구황작물이었지만 현재는 약재, 화장품 원료, 차(茶)의 재료로 팔려나간다.

율무는 비장을 강하게 만들어주고 피부에도 좋다고 알려져 있다. 이뇨작용이 있어 노폐물 배출도 해준다. 요즘처럼 미세먼지가 많은 때엔 차로 마시면 효과가 있다고 한다. 혈액을 맑게 해주는 신통한 효능도 잘 알려져 있다. 옛날 중국 당나라 때 양귀비도 자신의 미모를 유지하려고 율무기름을 짜서 사용했다고 전해진다.

그래서 연천군농업기술센터는 예나 지금이나 율무를 통한 여러 가지 프로젝트를 진행중이다. 로컬 푸드 농가형 곁두리사업 농가카페 연강 술술 효연재가 지난해 문을 열었는데 , 이 역시 연천군 농업기술센터가 지원해서 가능했던 일이라고. 연강 술술 효연재에서는 율무 리조토, 율무 샐러드, 율무 라테 등을 개발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인기가 꽤 좋다고 한다.

연천군농업기술센터는 또 율무와 연천콩으로 율무가루전병, 율무면 등 9종류의 향토음식 만들기 교육도 하고 있다. 연천군농업기술센터는 다양한 식생활에 율무를 활용할 수 있도록 율무국수, 율무강정, 율무식혜, 율무빈대떡, 율무막걸리 등 율무로 수많은 가공식품을 만들어내고 있기도 하다. 또한 율무껍질이 단단한 데 착안해서 목걸이, 귀고리, 휴대전화 고리 등을 만드는 노력도 하고 있다.

연천에는 신라 마지막 왕 경순왕의 능도 자리잡고 있다. 고려 태조 왕건에게 평화롭게 신라를 넘기고 이곳 연천 땅에 묻혔다. [사진=연천군청]

◇ 농특산물 통합브랜드 '남토북수'와 농특산물 큰 장터

경기도 최북단 청정지역인 연천 농특산물을 대표하는 통합브랜드는 바로 '남토북수'. 북쪽의 깨끗한 물과 더불어 남쪽의 기름진 토지를 하나로 엮어낸 알토란같은 농산물을 뜻한다.

이러한 청정 농특산물의 신뢰도에 힘입어 연천군은 특화된 식품산업 중점 단지 조성에 앞장서고 있다. 식품테마 클러스터 육성을 위한 산학연 연계도 추진중이다. 스마트팜(딸기) 프로젝트로 농가소득 증대를 꾀하고 있다. 이 모두 연천군 농업기술센터의 땀방울 덕분이다.

연천군농업기술센터는 또 조사료 생산기반 확충, 가축행복농장 지원 등 축산경쟁력 강화에도 힘을 기울이고 있다. 아울러 축사악취 저감시설 지원, 축사 이미지 개선지원 등 축산생산성.경쟁력 강화를 위해 축산농가를 적극 지원하고 있다.

가을에는 '연천군 농 특산물 큰장터'가 열리는데 친환경 생태지역으로 인정받은 DMZ인접지역인 연천의 우수한 농산물을 한 곳에서 만나볼 수 있다. 연천 농산물의 우수성을 다시 한번 확인할 수 있는 ‘남토북수 홍보관’도 마련되어 있다. 연천군에서 생산되는 모든 농특산물과 가공식품을 엄격한 품질검증 절차를 거친 다음에 연천군수가 인증하고 있다. 그만큼 믿고 먹어도 되는 게 연천군의 농산물인 셈이다. 구석기축제가 열리는 곳 인만큼 농특산물 큰장터에서 ‘주먹도끼빵’이라는 특별한 빵도 맛볼 수 있다.

◇ 연천군농업기술센터, 자연순환농업 추진 위한 선도 역할 나서

지난 2월 말 ,연천군농업기술센터는 연천군 새마을 회관에서 자연순환농업 추진을 위한 공동협약을 체결했다. 39개 농장회원으로 이루어진 연천한돈영농조합이 가축분뇨를 이용한 액비 공급을, 임진여울영농조합은 이 액비로 농산물 생산에 나선다. 연천군농업기술센터는 양질의 액비와 농산물 생산이 가능하도록 기술적인 지원을 하게 된다.

연천군농업기술센터는 또 4월초부터 6월까지 매주 수요일 10회 과정으로 귀농·귀촌교육을 진행한다. 최근 5년 내 연천군으로 이주해 온 귀농·귀촌인과 예정자가 대상이다. 교육내용은 농업아카데미 과정 중 하나인데 귀농인과 귀농 희망자를 대상으로 귀농 지원사업 안내, 농업 관련 기관소개, 성공 귀농을 위한 경영전략, 영농기초이론, 현장체험 등으로 구성돼있다.

평화통일의 선두에 선 연천군. 이름답게 오는 5월~6월 사이에 '남북유소년축구 대회'를 유치하기로 했다. 평화통일의 선두에 선 고장답게 평양이나 원산에서 개최되는 남북유소년축구대회를 공식 지원하기로 한 것이다. ‘남토북수’의 꿈은 점점 스케일이 확장되고 있다.

송영국 기자  syk@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