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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익형 농업 직불제에 3조 원 이상 투입 예상김현권 의원, "직불제 개편은 농업예산 구조조정과 선진 농정의 신호탄 될 것"

최근 직불제 개편을 위한 물밑 협상이 발빠르게 진행되고 있는 와중에 직불제 개편 이후 재정 지출 규모를 최소한 3조 원 이상으로 늘려야 한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얻고 있다.

기본 직불금 적용 대상을 0.5ha미만 농가들로 줄여도 당초 농림축산식품부가 예상했던 농가당 연간 기본 직불금 120만 원 이상 지급은 2조5,000억 규모의 재정을 투입해서는 달성하기 어렵다는 분석 결과가 나왔기 때문이다.

올 1월 17일 한국농촌경제연구원이 분석한 '직불제 개편 전후의 직불금 수령액 변화 추정 자료'에 따르면 농식품부가 기대한 바와 같이 0.5ha 미만 50만 농가들에게 월 10만 원씩 기본 직불금을 지급하려면 재정 총액이 3조 원에 이르러야 한다.

지난해 11월 농식품부는 0.5ha 미만 영세농을 기준으로 월 10만 원씩의 기본 직불금을 지급할 경우 약 6,000억 원 수준의 추가 재원이 필요할 것으로 추정하고, 직불금 재정 규모는 2조5,000억 원 이상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내놓은 바 있다. 반면 국책 연구 기관인 농경연은 이와 차이 나는 분석 결과를 내놓은 셈이다.

농경연 예측 자료를 바탕으로 직불제 개편을 위한 적정 재정 지출 규모를 산출한 바에 의하면 1ha 이상 규모 농가들의 수령액을 재정 지출 규모 3조 원 기준으로 고정시킨 상태에서, 1ha미만 75만 농가 전부를 상대로 한 기본 직불금을 200만 원으로 높일 경우 필요한 재정 지출 규모는 3조4,400억 원으로 예측됐다. 이에 따라 직불제 개편과 더불어 공익형 직불제 실시를 위해선 최소한 3조 원 이상의 예산 투입이 불가피하다는 주장이 설득력을 더하고 있다.

0.5ha 규모 미만 농가들에게 연간 100만 원의 기본 직불금을 지급할 수 있는 2조5,000억 원 규모의 재정 지출로는 쌀 재배 농가들의 소득 안정 장치인 목표 가격과 변동 직불제 폐지를 이끌어내기 어려울 거란 관측도 만만치 않다.

실제로 민주평화당 박주현 바른미래당 의원은 1월 16일 농업 소득의 보전에 관한 법률 일부 개정안을 발의하고, 농지 면적 1ha를 기준으로 1ha까지는 200만 원을, 1ha 이상일 때는 100만 원을 지급해야 한다는 입장을 밝혔다.

학계나 여야 국회 의원들이 직불제 개편 때면 거론하던 소농(小農)의 기준 면적은 일관되게 1ha였음에도, 기본 직불금 지급 영농 규모를 0.5ha로 정하는 것은 적절치 못하다는 지적이 나오고 있다. 기본 직불금액을 높이고, 대상 범위를 늘려야 한다는 얘기다.

그도 그럴 것이 농식품부는 1ha 미만 56만 쌀 재배 소농은 고정·변동 직불금을 더해서 75만 원을 받았는데, 대농(大農)은 재작년에 9,000만 원, 작년엔 5,000만 원을 넘게 지원받았다면서, 1ha를 기준으로 소농을 위한 하후상박(下厚上薄)식 직불제 개편의 필요성을 강조한 바 있다.

현재 논의되고 있는 공익형 농업 직불제에는 3조 원이상의 재원이 소요될 것으로 보인다. 김현권 의원은 '직불제 개편은 농업예산의 구조조정과 선진 농정의 신호탄이 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사진=김현권 의원 페이스북]

직불제를 개편하더라도 논 직불 단가의 50% 수준에 머물러 있는 밭 직불 단가를 갑작스레 올리기 어렵다는 주장이 나오고 있다.

그러나 논밭 직불제는 같은 단가로 통합돼야 한다는 반론도 만만치 않다. 직불제 개편 논의 과정에서 밭 직불 단가가 논보다 낮게 형성된다면, 밭이 많은 지역 농가의 직불제 개편에 대한 기대가 실망으로 바뀌고, 지역 갈등마저 초래할 수 있다는 것이다.

더불어민주당 김현권 의원은 “기존 직불제로는 밭과 산이 많은 강원, 경북, 제주 농민들은 큰 손해를 보고 있는 실정이다. 이를 테면 강원도는 재배 면적의 65%가 밭인데, 2017년을 기준으로 전국의 벼 농가와 밭 농가의 직불금 수령액을 비교해 보면 벼 농가는 평균 175만 원, 밭 농가는 평균 25만 원으로 큰 차이가 나타난다.”면서, “논 직불금 수준으로 밭 직불금이 오른다면 똑같이 175만 원씩이라고 가정하면 강원도 농가에 580억 원이 더 지급됐어야 했다는 계산이 나온다. 경북이나 제주 농민 또한 이와 비슷한 불이익을 감수하고 있는 실정”이라고 말했다.

지난해 8월 농경연이 발간한 <농업 직불제 개편 세부 추진 방안 연구 용역 보고서>에 따르면 2016년을 기준으로 노동 투입 시간은 논보다 밭이 8.3배나 많은데다, 연간 농업 소득도 밭작물이 벼보다 3.7배나 높다. 이는 전체 농가 중 47%에 한정된 논에 편중된 현행 직불제 개편을 더 이상 늦출 수 없는 이유이다.

김 의원은 “기존 고정 직불제에도 농약과 비료 사용기준을 준수해야 한다는 공익형 교차 준수 잣대가 마련돼 있기는 하지만, 본격적인 공익형 직불제가 시행되는 2021년에 앞서 친환경 농업이나 경관, 생태, 동물 복지 등 공익을 위한 부가형 직불제 예산 마련을 별도로 추진해야 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또한 “직불제 개편이 추진되면 농산물 가격 안정 장치 마련, 농업인 연령과 영농 규모 재설정, 농지 제도 개선을 통한 직불금 지급 투명화, 은퇴 농민 복지 대책 마련과 같은 해묵은 농정 개혁 과제들에 대한 논의가 본격화할 것으로 보인다.”며 “직불제 개편은 농업 예산 구조 조정과 선진 농정을 위한 신호탄이자 기초를 다지는 계기를 만들 것”이라고 밝혔다.

한편, 한국쌀전업농중앙연합회·한국농업경영인중앙연합회 등은 연간 3조 원~3조2,000억 원 이상의 예산 배정이 필요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전국농민회총연맹은 직불제 예산 3조 원에다, 쌀과 채소 등의 가격 안정을 위한 예산 1조5,000억 원 가량을 별도로 투입해야 한다는 입장을 보이고 있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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