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숙희 양산산림항공관리소장. [사진 제공=양산산림항공관리소]

새해 첫날부터 산불과의 사투가 시작되었다. 지난 1일 강원도 양양에서 발생한 산불은 축구장 29개 면적의 산림 20ha를 잿더미로 만들고 23시간 만에 진화되었다. 현재까지 전국적으로 크고 작은 산불이 48건에 이르고 산림 피해 면적은 31.48ha에 이른다.

대부분 알고 있듯이 산불이 발생하면 인적 물적 손실이 막대하다. 작년 3월 강원도 고성에서 발생한 산불의 경우 여의도 면적의 1.2배에 달하는 357ha 산림이 불타고, 피해액은 120억 원에 달할 정도로 피해 상황이 심각했다. 또한 산불 진화를 위해 헬기 40대와 인력 4천여 명이 투입되었다.

사소한 부주의에 따른 작은 불씨가 하루 만에 이렇게 대형 산불로 번져 소중한 산림을 한순간에 잿더미로 바꾸어 버렸다.

새해 벽두부터 산불이 잇달아 발생한 우리나라의 경우 영동권에 건조한 날씨가 이어지면서 건조 경보가 발령 되었고, 산림청에서는 산불 경보를 ‘관심’에서 ‘주위’로 한 단계 격상시켜 산불 방지 활동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지구 온난화 등으로 건조한 겨울과 여름철 가뭄이 지속됨에 따라 산불 조심 기간이 무색할 정도로 산불 발생이 연중화되고 있다.

산림청 산불 발생 통계에 따르면 2018년 발생한 산불의 경우 1∼4월 66%, 5∼8월 22%, 11∼12월 9%로 봄·가을철뿐 아니라 여름철에도 발생 비율이 높다. 기후 변화로 인해 산불 발생이 증가하고 과거에는 한철에만 발생하던 산불이 이제는 사시사철 주․야로 일어나는 재해가 되고 있다.

산불은 예방 활동과 사전 대비 태세를 강화하여 발생을 사전에 차단하는 것이 최선이다. 산림청 자료를 보면 최근 들어 발생한 산불의 대부분을 차지하는 입산자 실화와 논·밭두렁 및 쓰레기 소각 등에 의한 산불 비중(58%)이 예년에(68%) 비해 점차 줄어들고 있는 추세다. 이는 무엇보다도 산불 예방 활동을 지방 자치 단체 및 유관 기관과 협력하여 현장 중심의 예방 활동과 대상별 맞춤형 홍보를 꾸준히 실시한 결과로 보여 진다.

산불 위험도를 고려한 입산객 관리 및 계도와 단속 활동을 강화하고, 소각 산불을 최소화하기 위해 농․산촌의 자발적 소각 근절을 위한 ‘소각 산불 없는 녹색 마을 캠페인’과 ‘인화 물질 사전 제거’ 활동을 벌여나가는 한편, 각종 언론 매체를 이용한 산불 조심 홍보 활동을 전개하여 산불에 대한 위험성과 경각심을 고취시키고 있다.

또한 산불 전문 조사반을 운영하여 산불 조사의 과학화를 통해 산불 원인을 규명하고 산불 가해자 검거를 통해 유사 사례 재발 방지와 가해자 처벌 강화를 추진하고 있다. 한 번의 사소한 실수가 범죄자가 될 수도 있고, 전 재산을 날릴 수도 있어 산림 내에서 나 산림 인접지에서 불을 피우는 행위를 절대로 해서는 안 된다.

기상청에서는 금년도 1～2월의 강수량은 평년과 비슷하거나 적겠고, 봄철(3～5월)은 맑고 건조한 날이 많겠으며, 기온은 평년과 비슷할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이런 전망에 비추어 보면 금년도의 산불 상황도 예측 불허의 수준으로 여겨진다.

그렇다면 산불 관리 기관에 근무하는 전 종사자는 무엇보다도 예방·대비에 전력을 다하고 불가피하게 발생된 산불의 경우에는 신속하게 대응하고 복구하는 체계를 내재화 시켜야 할 것이다.

국립산림과학원에서 평가한 2014년 기준 우리나라 산림의 공익적 가치는 126조 원에 달한다. 잘 가꿔진 산림 1ha는 연간16t의 이산화탄소를 흡수해 공기 청정기 역할을 수행하고 하루에 40～50명이 숨 쉴 수 있는 분량의 산소 12t을 생산한다. 이뿐만 아니라 약3t의 물을 저장해 수자원의 증가를 가져와 맑은 물 공급을 가능하게 한다.

이렇듯 인류의 생존에 필요한 중요한 자원을 제공해 주는 산림은 현대인들에게 휴양과 치유 그리고 삶의 여유를 가질 수 있는 공간이며, 우리가 후손에게 물려줄 소중한 재산이다. 산불로부터 우리 산림을 보호하기 위해서는 모두가 한마음으로 산불 예방에 더욱 큰 관심과 노력을 기울여야 하는 이유이다.

[양산산림항공관리소장 김숙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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