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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성수의 詩와 아포리즘 제105회] 덕진 연못 속에 뜬 달 6

덕진 연못 속에 뜬 달 6

 

살아서 죄 많은 사람들은 덕진 연못에 가면

가슴이 두근거린다

명경 같은 하늘 아래

홍련이 죄를 묻는 것 같아

연지교를 건너갈 때 발바닥이 간지럽다

 

연지교에 기대어 홍련을 바라보면

아무리 생각해 봐도

지은 죄 용서받을 수 없어

연향으로 마음을 씻고 또 씻는다

 

어느덧 연지교 아래 달하나 뜨면

연못은 혼자서 서럽다

진흙 묻은 이 몸을 달 속에 눕히고 두 손을 모으면

연못 속에서는 잉어 한 마리가

달의 한 귀퉁이를

천연덕스럽게 베어 먹는다

연못에서 치솟는 분수를 바라보는 인간들은

저희끼리 죄를 만들고

킥킥거리면

덕진 연못은 밤새도록 귀를 막는다

 

살아서 죄송한 사람은 홍련으로 관을 만들어

덕진 연못에 묻어주고

죽어서 덕진 연못이 되고 싶은 사람은

홍련 잎잎으로 싸서 연못 가운데 띄워 주리라

 

덕진 연못 속에 뜬 달이

진흙탕 속에서 허우적대는 한 사람의 등을 토닥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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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덕진연못 : 전주시 덕진구 덕진동 소재

극락을 상징하는 연꽃은 진흙에서도 예쁘게 핀다. 흔히 속세에서 열심히 불공을 닦아 극락에서 다시 태어난다는 것을 상징한다. 극락세계에서는 모든 신자가 연꽃 위에 신으로 태어난다고 믿었으며 불상이나 스님이 앉는 자리의 장식을 연꽃으로 하게 되었다고 전해진다. 중국에서는 불교가 전래되기 이전부터 속세에 물들지 않는 군자를 상징했다. 연못이나 습지 밑부분의 진흙으로 덮여 있는 오래된 연못에서 잘 자란다. 우리나라에는 주로 중부이남 지역에서 재배되고 꽃은 7~8월에 꽃줄기 끝에 꽃 한 송이가 피며 색깔은 연한 홍색 또는 흰색이다. 종자의 수명은 대단히 길어 오래된 종자가 발아한 예도 있다. 1951년 일본의 한 식물학자가 도쿄대 운동장 지하에서 2천 년 전 씨앗을 발굴해 이듬해 싹을 틔우는 데 성공했고, 2002년에는 미국의 과학자들이 중국에서 5백 년 묵은 씨앗에서 싹을 틔우는 데 성공했다. 우리나라에서는 경남 함안군 성산산성에서 발견된 7백 년 전 고려시대의 연 씨가 찬란하게 꽃을 피운 적이 있다. 뿌리에 상처를 입어야만 증식할 수 있는 연꽃의 생리처럼 인간도 상처와 고통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성숙할 수 있다는 교훈을 얻을 수 있다.

한국영농신문  agrienews@daum.ne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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