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업분야는 환자로 치면 거의 중환자 수준이랄 수 있다. 이를 부인하기는 힘들다. 그래서 정책의 우선순위라는 게 최우선으로 적용되어야할 분야가 바로 농업계라고 할 수 있겠다. 그런데도 정부는 농민들의 화를 돋우며 폭발 직전까지 간 쌀목표가격은 뒷전이고, 농민들이 제값 받고 팔 수 없게 되어있는 농산물 유통시스템 재정비도 미뤄놓고, 다른 장밋빛 청사진만 들이밀면서 자화자찬이다. 사실 아닌가?

최근 농림축산식품부가 귀농·귀촌 정책방향과 관련해 내년부터 귀농·귀촌 청년 및 창업 지원을 확대한다고 밝혔다. 반가운 일이다. 날로 줄어드는 농촌인구를 감안하면 서둘러야할 일이기도 하다. 귀농․귀촌 인구는 2017년 50만 명을 넘어서는 등 지속적으로 증가세라는 게 농림부의 설명이다. 귀농인들이 초기에 겪는 주거문제 등의 애로 해소를 위한 지원도 강화된다.

내년에 귀농인의 집을 추가로 70곳을 조성하고, 이용기간과 관리기간도 연장하기로 했다. 시․도 귀농․귀촌 정책협의회를 새로 구성해 지자체와 지역의 귀농․귀촌인, 전문가, 지역 농업인, 여성의 참여를 확대한단다. 농식품부 관계자는 “2019년도 귀농․귀촌 지원제도 개선으로 귀농자금의 부정수급을 막고, 귀농․귀촌인이 농촌 지역사회에 안정적으로 정착해 농촌인구 증가와 농업․농촌 발전에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좋다. 반드시 그렇게 되어야만 한다. 귀농귀촌을 지원해 장기적으로 농촌을 살리는 그림은 마땅히 그려져야 한다. 하지만 귀농귀촌 인구 50만명 돌파라는 통계를 들여다보면, 귀촌인구가 거의 대부분이라는 점도 알 수 있다. 이에 대한 대책은 마련하지 않고 무조건 ‘귀농’이란 슬로건 아래 뭉뚱그려서 대책을 내는 건 정직하지 않은 일이다.

농식품부와 관련 기관들은 귀농과 귀촌을 분리해서 통계를 솔직하게 내놓는 일부터 실행해야 한다. 50만 명 귀농귀촌인구 중에 실제로 농사에 전념하는 인구가 얼마나 되는지부터 제대로 파악해야 한다는 뜻이다. 그저 통계상의 실적만으로 정책을 마사지하는 일은 없어야만 된다는 뜻이기도 하다. 유야무야 아랫돌 빼서 윗돌 괴고 얼렁뚱땅 통계로 국민들의 눈을 가리지 않아야 한다. 그래야만 농촌은 중환자실을 나와 건강을 회복할 수 있을 것이다. 

이광조 기자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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