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림청이 미세먼지 대책을 발표했다. 날이 풀리면 미세먼지로 대한민국 전체가 고통받고, 날씨가 추워져야 바람 영향으로 미세먼지로부터 해방되는 우스꽝스러운 2019년의 현실을 잘 알고 세운 대책이리라.

산림청은 올해부터 미세먼지 대응을 위한 도시숲 조성사업을 새로 추진한다고 밝혔다. 노후 산업단지와 도시재생 사업지 등 주변에 미세먼지를 저감하는 차단숲과 바람길숲을 새로 만든다는 것이다. 총 사업비 355억원. 그렇게라도 해야 도시민의 삶의 질이 높아질 수 있으리라는 희망일 것이다. 그래서 미세먼지 차단숲 60㏊와 도시외곽의 찬바람을 유도하는 바람길숲 11개소를 조성할 예정이란다. 하지만 미세먼지를 제거하고 차단하는 일이 도시숲, 차단숲, 바람숲길 조성만으로 되는 일은 아닐 것이다. 근본적인 원인을 파악하고 이를 차단하는 게 우선이라는 뜻이다.

최근 뉴스를 보면 한국과 중국의 대표가 한 자리에 모여 중국발 미세먼지 대책을 논의한다고 한다. 반길 일이다. 미세먼지의 원인이 중국임을 알면서도 모른 체 하기가 더 이상은 힘들었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해 10월 환경부의 설문조사에서 우리 국민들은 미세먼지 원인을 중국 때문이라고 52%가 답변했다. 하지만 중국은 이를 인정하지 않는다. 줄곧 책임을 회피하는 입장을 고수하고 있다. 얼마전에도 중국 환경생태부는 서울의 초미세먼지는 주로 서울에서 배출된 것이라는 주장을 펼쳤다.

이런 상황이라면 우리 정부는 어떤 입장을 취해야할까? 산림청을 통해 바람숲길 만들고 도시숲만 조성하면 되는 것일까? 그건 아닐 것이다. 중국을 상대로 도의적인 책임은 물을 수 있어도 법적인 제도적인 책임을 따지는 건 불필요하거나 쓸모없는 일이라는 정부의 태도는 그래서 국민들의 공분을 자아내고 있다. 기껏해야 나온 대책이 “한국부터 미세먼지를 자체적으로 줄이는 노력을 하면서 중국에 요구할 것을 요구해야한다”라는 것이라서 더욱 국민들은 화가 난다. 그야말로 미세먼지 대책에 있어서 대한민국은 총체적인 난국이다.

산림청이 미세먼지를 쓸어내는 환경미화의 최후방에 있다면, 정부 그 중에서도 외교당국과 환경당국은 중국과 협상하고 이를 해결할 최전방에 있다고 할 수 있을 것이다. 최전방과 최후방의 협력으로 시너지가 나지 않는 한, 미세먼지라는 쓰레기는 치워도 치워도 한도 끝도 없는 괴물이 되어 버릴 것이다. 정부 당국의 긴밀한 협력이 필요하다. 산림청 혼자 쓸고 닦아도 헛일이라는 뜻이다. 각성을 촉구한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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