상단여백
HOME 뉴스 기획
대통령들의 명절 선물이 매년 농특산물인 이유는?김영삼 거제도 멸치, 김대중 신안 김, 노무현은 '지역안배형' 명절 선물 선호

#강원도 평창 감자술, 충남 서산 편강, 경기도 포천 강정, 경남 의령 조청유과, 전남 담양 약과. 

대한민국 각지의 농산물(특산물)이 줄줄이 소환된 이 목록은 과연 뭘까? 맞다. 추측한 대로 문재인 대통령이 명절을 맞아 각계각층에 보낸 선물이다. 정확히는 2018년 설날선물 내용물이다. 2018년 추석에도 문대통령은 제주도의 오메기술을 대표 품목으로 울릉도 부지갱이, 완도 멸치, 남해도 섬고사리, 강화도 홍새우 등 섬에서 생산된 농·수·임산물 5종을 선물로 선택했다. 마찬가지로 2017년 추석에도 청와대의 선택은 ‘농산물 5종 세트’였다. 경기 이천 햅쌀, 강원 평창 잣, 경북 예천 참깨, 충북 영동 피호두, 전남 진도 흑미.

 

◇ 역대 대통령들의 명절선물은 100% 지역 농특산물. 명절에만 그랬을까?

그렇다면 문재인 대통령만 특별한 걸까? 역대대통령들의 명절선물 목록을 들여다보면 그렇지는 않다는 걸 알 수 있다. 노무현 전 대통령은 대통령 가운데 최초로 '지역 안배형' 명절 선물을 선택했다. 2003년 추석을 앞두고 당시 청와대는 지리산 복분자주와 경남 한과를 패키지로 선물을 마련했다. 노 전 대통령은 2004년 소곡주, 2005년 문배주, 2007년 이강주 등 전국 각지의 민속주를 추석 선물로 애용했다.

이명박 전 대통령 또한 지역 특산 농특산물을 명절선물로 택했다. 취임 첫해인 2008년엔 강원 인제 황태, 충남 논산 대추, 전북 부안 김, 경남 통영 멸치를 선물로 각계각층에 보냈다. 이 전 대통령은 임기 마지막 해인 2012년에는 경기 여주 쌀, 충남 부여 표고버섯, 경북 예천 참기름, 강원 횡성 들기름, 전남 진도 흑미를 선택했다. 박근혜 전 대통령도 마찬가지. 2015년 설날엔 떡국 떡, 산청곶감, 영동 호두 등 세 종류의 농산물 세트를 선물꾸러미에 담았다. 2016년 설날에도 보은 대추, 장흥 표고버섯, 통영 멸치로 구성된 농수산물 세트를 선택했다.

박정희, 전두환 전 대통령은 봉황무늬가 새겨진 나무 상자에 인삼을 넣어 선물로 보냈다고 알려져 있다. 이른바 봉황인삼이다. 두 전직 대통령의 선택도 농특산물의 범위를 벗어나지 않는다. 김영삼 전 대통령은 추석선물로 고향인 거제도산 멸치를 고집했으며, 김대중 전 대통령 역시 고향인 신안군의 특산품인 김을 명절선물로 애용했던 것으로 유명하다.

 

◇ 받고 싶은 선물 1위는 한우, 주고 싶은 선물 1위는 과일. 무슨 뜻일까?

# 그렇다면 명절 선물을 고르는 데 대통령들과 일반인들은 어떤 차이가 있을까? 이와 관련해서는 지난해 2018년 추석에 농정원(농림수산식품교육문화정보원)의 명절선물 트렌드 변화 빅데이터 분석자료가 단연 눈에 띈다. 무척 흥미진진한 내용이다. 최근 3년간 설날과 추석을 전후해서 트위터 6만5천 건, 인스타그램 59만8천 건, 블로그 12만6천 건, 뉴스에서 선물과 명절 관련 언급기사, 농협 하나로마트 등의 판매데이터를 분석한 자료로 해석해낸 내용이다. 하나 둘 순서를 매겨가며 명절선물 데이터를 분석해본다. 대통령과 일반인이 어떻게 다른지 주목해보자.

첫 번째, 우리 국민 40.8%는 명절에 가장 받고 싶은 선물로 한우를 꼽았다. 또한 가장 주고 싶은 선물은 41.9%가 과일이었다. 받고 싶은 품목 순위는 한우 40.8%, 홍삼 9.5%, 한라봉 6.5%, 사과.복숭아.배( 5.7%, 5.5% 4.5%) 순으로 나타났다. 반면에 주고 싶은 선물로는 사과가 41.9%, 배가 39%, 한우가 31.7% 홍삼이 24.7% 순으로 나타났다. ‘과일 주고 한우 받는다’는 생각 역시 농산물 사랑임에는 틀림없어 보인다.

두 번째, 연령대가 높을수록 축산과 과일류 구매 비중이 높았다. 통계를 보면 2-30대와 4-50대는 통조림 또는 캔제품 구매가 40.3%와 36.6%로 가장 높았다. 60대 이상에서는 축산물 구매비중이 41.4%로 월등히 높았다. 실버시대를 맞이해 60대 이상 연령층의 축산물 선물 주고받기가 어느 정도인지 분석할 필요가 있어 보인다. 세번째, 구매시기는 2018년 추석의 경우는 명절 1주에서 2주일 전이 35%로 가장 많았다. 빅데이터에 나타난 3년 간의 추세는 명절 1주일 전이 조금 더 많았다.

넷째, 선물을 살 때 가장 고려하는 점은 가격이 우선이었다. 그 다음이 할인혜택이 많은 사전 예약이 고려순위였다. 그 다음으로 디자인, 추천, 정성 등의 순으로 나타났다. 다섯 번째, 농식품을 선물로 고를 때 고려하는 점은 결과가 좀 다르게 나타났다. 고려 1순위는 품질로 44%로 가장 높았고, 다음이 가격 30%, 맛 16% 순으로 드러났다. 일반인들이 명절선물로 농식품을 고를 때는 가격과 품질을 고려한 가성비를 최우선으로 생각한다는 뜻이다.

여섯 번째, 구매 장소로는 온라인 쇼핑몰이 51%로 1위, 백화점이 26%로 2위, 3위는 대형마트 11%, 그 다음이 전문시장 6% 순 이었다. 일곱 번째 , 특이한 점은 망고와 파인애플 메론 등 아열대 과일이 포함된 혼합과일세트 매출이 크게 늘어났다는 것이다. 수제가공 식품과 베이커리 선물도 인기가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최근 1인가구 증가로 혼자 간편하게 먹을 수 있는 스테이크 관련 상품이 증가한 점도 특이한 점이라고 할 수 있다.

역대 대통령들은 명절 선물로 국산 농산물을 선택했다. 사진은 청와대의 2018년 추석 선물 [사진=청와대]

 

◇ 지자체, 농식품부, 농협, 식품기업 등등이 총출동한 설날선물 판매 늘리기

설날을 앞두고 연간 5천억 원대 규모의 명절 가공식품 선물세트 시장이 들썩이고 있다. 지자체들도 자신들이 직영하거나 지원하는 지역쇼핑몰 홍보에 나섰다. 각 식품업체들은 이번 설을 겨냥해 가성비와 실용성을 앞세운 선물세트를 출시하며 본격 경쟁에 돌입했다. 

관련업계에 따르면 설 선물세트 시장 규모는 매년 3~4%씩 성장해서 2018년엔 5,400억 원 정도였던 것으로 나타났다. 전통적으로 강세를 보이는 과일, 수산, 건강식품이 설 선물로 여전한 인기를 끌 것이라는 게 업계의 전망이다. 특히 청탁금지법 영향으로 10만 원 안팎의 선물세트 수요가 높을 것으로 보인다

농림축산식품부는 설 명절을 맞이해 배추, 무, 사과, 배,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계란, 밤, 대추 등 10대 성수품 공급량을 평시보다 1.4배 확대하기로 결정했다. 축산물의 경우 10만원 이하 가격대의 실속형 한우. 한돈 선물세트를 집중 공급하기로 했다. 농협은 전국 농협 매장에서 판매행사를 연다. ‘설명절 농축수산물 대잔치’(2,209곳), ‘설명절 농축산물 직거래 장터’(105곳) 등을 열어 선물세트를 비롯한 성수품을 10~50% 정도씩 할인 판매하기로 했다.

지자체들도 판매 확대를 위해 팔을 걷고 나섰다. ▲완주군은 설날 명절을 맞이해 1월 23일부터 2월 4일까지 고산 미소시장 광장에서 완주감생산자 협동조합이 주관한 직거래 장터를 연다고 밝혔다. 완주감생산자 협동조합은 고산, 비봉, 운주, 화산, 동상, 경천면의 240여 감농가로 구성돼 있다. 직거래장터에서는 곶감, 감말랭이, 대추 등 로컬 농산물 판매장도 열린다. 소포장으로 1만원부터 고급 선물용까지 다양한 상품을 판매한다.

▲군위군은 대표 농특산물 쇼핑몰 '아이군위'가 설을 앞두고 특별 할인 행사를 마련한다. 아이군위는 농.특산물을 산지가로 직거래하는 온라인 쇼핑몰. 105개 업체가 입점해 700여 개의 상품을 취급중인데 누적 매출액 27억원을 기록하며 지역농가의 소득증대에 큰 역할을 해내고 있다. ▲예천군도 지역 농·특산물 판매확대를 위해 농·특산물 쇼핑몰 예천장터 홍보에 나섰다. ‘예천장터’는 올해부터 예천군이 직영하는 쇼핑몰. 예천군은 자매결연도시와 향우회, 대도시 출향인들에게 고향 농산물 구입을 홍보하는 등 지역농산물 판매를 위해 노력중이다.

▲보성군 역시 설을 앞두고 온라인 직거래장터 '보성몰'에서 특별 할인행사를 진행한다. 신규 회원은 최대 20% 할인혜택을 받을 수 있다. '보성몰'에서는 11년 연속 고품질 브랜드 쌀로 선정된 '녹차미인 보성쌀', 참다래, 토마토, 벌교꼬막 등 정성이 듬뿍 담긴 로컬푸드를 구입할 수 있다. ▲당진시는 설 명절을 앞두고 지난 9일부터 12일까지 나흘 간 서울시 삼성동 코엑스에서 ‘설맞이 명절선물전’에 참가했다. 당진시의 해나루 농·특산물을 알리기 위한 발걸음. 국내 유일 명절선물 전문 박람회에서 당진시는 매실한과 선물세트와 약과 등을 전시·판매해 호응을 이끌어냈다는 평가다.

식품기업들의 발걸음도 명절을 앞두고 분주해졌다. 명절선물세트 대전에 돌입했다고 할 수있겠다. CJ제일제당은 '3만~4만원대 복합형' 선물세트를 준비했다. '스팸', '백설 식용유', '비비고 김' 등으로 구성된 세트의 비율을 대폭 늘린다는 계획이다. 동원F&B는 동원참치와 리챔, 양반김 등으로 구성된 동원 설선물세트 200여종을 출시했다. 동원참치선물세트는 출시 첫 해였던 1980년대 중반에 추석에만 30만 세트를 판매한 신기록을 갖고 있다.

오뚜기도 설날 선물세트 92종을 선보였다. 오뚜기 관계자는 이번 설날은 2만~3만원대의 가공식품.생활용품 선물세트에 관심이 몰릴 것 같다고 전망했다. 사조그룹도 '2019 설 선물세트' 120여종을 내놓았다. 참치와 식용유, 캔햄으로 구성된 선물들이다.

 

◇ 명절선물은 시대상 반영. 농산물 명절선물이 농촌을 살린다

다시 대통령의 명절 선물 이야기로 돌아가보자. 명절선물은 잘 알다시피 시대상을 반영하고 있는 식품이나 물건들이 대부분이다. 강조하고 싶거나 드러내어야만 할 것들을 선물이라는 이름으로 보내서 자신의 뜻을 전달하려는 것이기도 하다. 

앞서 나열하고 설명한 것처럼 시대나 사회 분위기가 바뀌면서 대통령의 선물도 조금씩 변해왔다. 하지만 변하지 않았던 단 하나의 공통점이 존재한다. 그건 바로 역대 대통령들의 명절선물이 거의 100% 농특산물이었다는 점이다. 안 그런가? 왜 그랬는지 또한 왜 지금도 그러한지는 미루어 짐작할 수 있을 것이다.

끝으로 퀴즈 하나. 대한민국 초대대통령 이승만 전 대통령의 명절 선물은 무엇이었을까? 농산물이었을까? 돈이었을까? 굴비였을까? 떡이었을까? 구석구석 헤매며 자료를 찾아보니, 정답은 담요였다.

이병로 기자  leebr@youngnong.co.kr

<저작권자 © 한국영농신문, 무단 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병로 기자의 다른기사 보기
icon인기기사
icon최신기사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여백
Back to Top