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국한우협회(회장 김홍길)가 사료를 생산하겠다고 나서 농업계 특히 축산농가에 변화가 일 것으로 보인다. 주문자상표부착생산(OEM) 방식으로 사료를 생산해 보급하겠다는 한우협회의 행보가 기존 사료업계와의 경쟁을 불사하겠다는 의지로 읽히기 때문이다.

관련업계 자료에 따르면 국내사료시장은 크게 농협사료와 하림그룹이 양분하고 있다. 2014년까지는 농협사료가 시장점유율 1위를 지켰지만 2015년에는 농협사료의 시장점유율이 16%대로 하락했다. 그 결과 하림그룹 계열사가 사료시장의 시장점유율 1위를 차지하고 있다.

전국한우협회는 이번 OEM사료출시의 의미를 “그동안 농가가 사료회사에 예속되어 있던 관행을 탈피하고자 함”이라고 밝히고 있다. 아울러 “시중보다 10~30% 저렴한 고품질의 사료를 농가 스스로 가격을 결정하고 공급할 수 있는 발판을 마련했다”라는 점도 강조하고 있다.

김홍길 전국한우협회장은 “수입 소고기와의 경쟁이 심화되고 소비자의 한우 가격에 대한 저항성이 커지고 있는 상황에서 농가의 생산비 절감이 절실해졌다”라며 이번 OEM 사료 출시의 배경을 설명했다. 아울러 김 회장은 “지금까지 한우농가는 사료업체의 독단적 가격 상승 결정에도 어쩔 수 없이 따라야 하는 면이 있었다”며, “OEM사료 출시는 원가 공개를 통한 기존 사료업계의 견제 기능을 할 것이며 그런 점에서 판매량에 상관없이 출시 자체가 큰 의미를 갖는다”고 덧붙였다.

김 회장의 말대로라면 이번 한우협회의 사료출시는 기존 사료업체에 대한 선전포고에 다름 아닌 것으로 해석할 수 있겠다. 어쨌거나 주사위는 던져졌다. 전국한우협회는 고품질사료인 ‘대한한우’와 경제성사료인 ‘건강한우’ 2개 군으로 육성우·번식우·비육전기·비육후기 등 8개 품목으로 사료를 출시해 공급할 예정이다.

전국한우협회의 사료출시에 대해 축산 농민들은 기대가 큰 눈치다. ‘기대반 우려반’일 것이라는 세간의 평을 뒤로 한 채 ‘값싸고 좋은 사료를 쓸 수 있다면 무엇이 문제랴?’는 반응들이다. 더구나 한우협회에서 추진하는 사업이니만큼 신뢰가 간다고도 한다.

전국한우협회는 일반사료와 농협사료에 대한 견제와 더불어 한우사료의 품질과 가격의 표준 역할을 해나갈 것이라고 포부를 밝혔다. 이번 한우협회의 OEM 사료출시가 축산농가들에게 단비가 될지 아니면 흔한 말로 ‘찻잔 속의 태풍’이 될지에 농업계의 관심이 모아지고 있다. 

이광조 기자 / 편집국장  lgj@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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