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침저녁으로 날씨가 급격히 차가워지고 있다. 날이 차가워지면 잠시 소강상태였던 틱증상이 다시 재발되는 경우가 많다. 부모는 한숨 돌렸다 싶었는데 다시 틱을 하는 아이를 보면 안쓰럽고 미안한 마음도 있지만 화가 나기도 한다. 도대체 언제까지 저 이상한 버릇을 계속할지 걱정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그래서 이 시기에 틱이 재발하면 부모 또한 우울증을 호소하게 된다.

발달장애는 계절의 영향을 받지 않고 일년내내 자기만의 자기자극 행동을 한다. 상동행동을 한다. 틱이나 상동행동은 근육의 문제 같지만 실상은 뇌의 문제이다. 그래서 발달장애와 틱장애는 뇌발달장애의 범주에 든다. 치료법도 대동소이하다.

필자는 자폐증(발달장애1급)아들의 치료교육을 연구하는 과정에서 틱장애가 발달장애와 치료원리가 동일하다는 사실을 발견했다. 그 이유는 두 장애가 소뇌의 발달이 늦다는 것과 두려움이 많다는 것이 동일하다는 사실을 알게 되었기 때문이다. 그리고 틱이든 발달장애든 근본치료를 하려면 행동을 교정하거나 근육을 이완해주는 방법보다는 뇌에 각인된 두려움을 해소해주는 것이 좋다는 결론을 얻게 되었다.

그래서 한의사인 아내의 도움을 받아서 지압과 특수마사지법을 연구하게 되었다. 미국에서 자폐증을 갖고서 가장 성공적인 재활을 한 템플 그랜딘 박사도 자기가 너무 두려울 때에는 누군가 자기를 꽉 껴안아주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다. 그래서 템플 그랜딘 박사는 자기 압착 기구를 만들기도 했다.

그리고 2차대전을 겪으면서 프랑스와 영국의 유아들 중에 자폐증 출현율이 높았다. 엄마의 뱃속에 있을 때부터 폭음이 주는 두려움에 시달렸기 때문이다. 그래서 프랑스와 영국에서는 발달장애를 치료하는 특수마사지법이 많이 연구되었다. 유럽에서는 어머니의 손으로 하는 마사지치료가 연구되었고 미국에서는 솔치료와 같은 기구를 이용하는 감각통합치료가 연구되었다.

틱장애, 발달장애는 전문가의 지도와 치료가 반드시 동반되어야 하지만 동시에 부모의 노력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그래서 가정에서 부모가 자녀를 직접 마사지를 해 주는 것이 큰 도움이 될 수 있다. 필자의 아들은 성인이 되기까지 본인이 두려워지면 자기를 좀 만져달라고 한다. 마사지를 해 주면 두려움이 사라진다고 한다. 그 두려움이 많던 아들이 대학을 컴퓨터전공을 졸업하고 벤쳐사업을 시작했다.

포항에서 대구로 틱장애를 치료받으러오는 이군(초2)은 원래는 주2회씩 치료를 받았는데 너무 힘들어서 주1회로 줄이고 그대신 부모가 밤마다 지압과 마사지를 해 주고 있다. 이군의 어머니는 처음에는 아이를 만지는 것이 무슨 치료효과가 있을까 반신반의했지만 아이가 너무 좋아하고 마사지를 받으면 깊은 잠이 드는 것을 보게 되었다고 한다.

잠을 잘 자고 나면 다음날에는 틱증상이 확연하게 줄어든다고 한다. 무엇보다 어머니자신이 내가 아들에게 무언가를 해 줄 수 있다는 사실만으로 무력감과 우울증에서 빠져나오게 된다고 한다.

틱장애, 발달장애는 대표적인 소아정신과 질환이다. 치료가 오래 걸리는 것으로 보고되고 있다. 전문가의 치료를 병행해서 가정에서 부모도 함께 치료를 해 줄 수 있다면 도움이 될 것 이다.

석인수 푸른나무아동심리연구소 박사

사진 = 석인수 박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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