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 추석 전에 청탁금지법, 일명 김영란법 가액기준이 완화 적용될 수 있을 것인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25일 <아시아투데이>는 ‘[단독] 김영란법 가액 조정 ‘5·10·10+5’ 부상’ 제하의 기사에서 “현재 농식품부와 해수부는 가액 조정의 범위를 놓고 내부 협의 중”이라고 보도했다.

해당 기사에 따르면, 현행 식사 3만원, 선물 5만원, 경조사비 10만원인 ‘3·5·10’에서 ‘5·10·10’으로 가액기준을 상향하는 방안이 추진되고 있다. 특히 경조사비는 기존 10만원 기준을 유지하되 화훼 5만원을 별도로 하는 조정안을 놓고 협의 중이다. 즉 ‘5·10·10(+5)’ 가액기준안이다.

이날 오후 농식품부는 이에 대해 해명자료를 내고 “농식품부에서는 청탁금지법 가액기준과 관련 5·10·10+5(식사비, 선물비, 경조사비) 조정안을 언급한 바 없다”고 공식 발표하며 한발 물러서는 입장을 보였다.

하지만 해당 기사는 ‘고위관계자’의 말을 인용하고 있는 등 어느 정도 신빙성이 있다는 게 업계 등의 중론이다.

김영록 농식품부 장관과 김영춘 해수부 장관은 청탁금지법 가액 조정 의지를 수차례 공식적으로 밝힌 바 있다. 특히 김영록 장관이 최근 “경조사비에 화환 비용을 포함하지 않고 별도로 인정해주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고 밝힌 내용과도 해당 기사 내용은 일치하고 있다. 김 장관은 경조사비 가액기준 상향에 대해 국민 정서와 맞지 않는다는 이유를 들어 기존 유지 입장을 나타내면서 이 같은 해법을 제시한 바 있다.

농식품부가 해명자료에서 “경조사비의 경우 부조금 가액기준(10만원)을 낮추자는 의견들도 듣고 있다”고 언급한 부분에 대해서는 일종의 안전장치로 업계 등은 풀이하고 있다.

“농식품부에서는 농축산업계 피해가 최소화될 수 있도록 제도 개선방안에 대해 관계부처와 협의를 추진하고 있다”고 농식품부는 스스로 해명자료 마지막에 협의 추진 사실을 명시했다.

농업계에서는 시행령상의 식사와 선물 가액기준을 상향하는 방안보다는 농축산물의 법적용 제외안을 요구하고 있는 상황이다. 하지만 올해 안으로는 현실적으로 법 개정이 요원함에 따라 농식품부 등은 시행령으로 할 수 있는 가액기준 조정부터 시행토록 강구한 상황이라는 것이 업계 등의 상황파악이다.

청탁금지법의 가액기준 완화가 추석 전 적용되도록 업계 등의 기대를 모으는 상황에 반해 국민권익위원회는 법 시행에 따른 경제·사회적 영향분석 결과를 보고 오는 12월에나 개정 여부를 정하자는 입장이다.

지난 16일 경제관계장관회의에서는 소상공인·자영업자 영업 애로를 해소하기 위해 청탁금지법을 보완키로 결과가 도출됐다.

이에 국민권익위는 현행 ‘3·5·10’ 가액기준을 비롯해 전반적으로 제기되고 있는 법과 시행령 개정 요구들을 검토하고, 12월 청탁금지법 관련 연구용역 결과를 토대로 법·시행령 개정의 필요성을 검토할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청탁금지법 개선이 지연될수록 농가의 고충은 심화된다. 한국농촌경제연구원에 따르면, 청탁금지법 시행 후 2016년 국산 농축산물 선물 판매액은 전년에 비해 26% 감소했으며, 과일과 수산물도 전년 대비 각각 31%, 20%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러한 상황에서 입법부에서도 개정법안을 잇따라 발의하고 있다.

국회 농림축산식품해양수산위원회는 지난 24일부터 다음 달 2일까지 ‘농수산물 유통 및 가격안정에 관한 법률 일부개정법률안’을 입법예고하고 의견을 받는다.

이 법안은 농수산물이 원활한 직무수행, 사교·의례, 부조의 목적으로 음식물·선물 등으로 제공되는 경우에는 청탁금지법 규정에도 불구하고 농림축산식품부장관과 해양수산부장관이 그 가액의 범위를 완화해 따로 정할 수 있도록 했다.

또한 지난달 30일 발의된 청탁금지법 개정안은 음식물과 선물의 가액을 각 10만원으로 제안했다.

이처럼 청탁금지법의 현실적 맹점을 보완하기 위한 다수 법안이 지난해부터 발의됐지만 심사 과정에서 국회 정무위원회를 통과한 법안은 아직 없다.

국회 농해수위 관계자는 “청탁금지법 관련 보완 법안들이 정무위를 통과하지 못한 이유는 국민권익위원회의 강력한 반대 때문”이라고 했다.

김진환 기자  kjh@youngnong.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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